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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iel Feb 15. 2023

2021년 9월 14일

부고

아이를 재우려고 들어가서 누웠다가 깜빡 잠이 들었다가 깼다. 다시 잘까말까 고민하던 차에 학교 선배의 부고 소식을 접했다. 나랑은 아무런 접점도 없는 인연이니깐 사실 모르는 사람의 죽임일 수도 있다. 남편과는 인연이 있어서 아마 내가 신혼초에 잠깐 얼굴 뵌 기억이 있을 뿐이다. 췌장암으로 진단받고 1년이 안되어 하늘나라로 가셨다.



부고소식을 듣고는 티비앞에 있는 남편에게 얘기를 했다 '오빠, 00선배가 돌아가셨대?' 남편도 어안이 벙벙해서'뭐라고?'  갑작스런 소식에 머릿속이 복잡했다. 나랑 그렇게 가깝지도 않은 이의 부고가 황망했다. 소신을 갖고 살던 분이라 나와의 정치적 성향과는 상관없이 그분이 가진 고유성을 어쩌면 존경했는지도 모르겠다. 힘들고 외로웠을까? 죽고난 자의 페이스북 글을 읽으며 만감이 교차했다. 죽기직전 선배가 남긴 글을 보면서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헛헛함이 밀려왔다.



난 왜 이렇게 아둥바둥 거렸던 걸까? 정리되지 않는 복잡한 머릿속 상태 속에 어떻게 살아야할 지 막막한 마흔넘은 아줌마는 난 지금 무얼하고 있는가라는 원시상태로 돌려놓은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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