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은 중요하지만, 일의 목적은 결과에 있다
회사에서 일하다 보면
누군가가 “성장하고 싶다”는 말을 할 때가 있다.
그 말에는 진심이 담겨 있고,
보통은 격려와 지지를 받는다.
나 역시 그런 마음을 무시할 수 없고,
성장 욕구가 없는 조직은 앞으로 나아가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성장 욕구를 듣고 돕는 리더로서 수년 이 지나자,
요즘은 자주 생각하게 된다.
회사는 학교가 아니다.
회사는 교육기관이 아니다.
회사는 성과를 내는 곳이다.
개인의 성장은 그 성과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부차적으로 따라오는 보너스 같은 것이다.
조직은 누군가의 성장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사람은 그 조직 안에서 성장할 기회를 얻을 수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일의 결과가 목적일 때 생기는 부산물이다.
그 순서를 착각하면
성과는 없고, 기대만 쌓인다.
회사에 기대는 사람은 많아지는데,
회사가 기대할 수 있는 사람은 줄어든다.
그리고 무엇보다,
회사의 방향이 바뀔 때
평가 기준도 바뀐다는 걸 이해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문서화와 리스크 관리가 중요했는데
이제는 속도와 실험이 더 우선일 수 있다.
조직이 바뀌면 역할이 달라지고,
그에 따라 평가 기준도 달라지는 게 자연스럽다.
이걸 두고
기준이 자주 바뀐다, 불공정하다 말하는 순간
회사의 관점과 개인의 관점은 어긋나기 시작한다.
평가는 완벽할 수 없다.
회사는 언제나 전략적으로 움직이고,
그 전략에 따라 필요한 사람과 역할도 달라진다.
그래서 나는
회사 안에서 평가를 정체성의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으려 한다.
성장이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다.
다만 그 성장은
내가 어떤 결과를 만들어냈느냐를 바탕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회사에서의 성장은
공부나 코칭으로 주어지는 게 아니라
실제 문제를 다루고, 책임을 지는 과정에서 생긴다.
그게 교육기관과 회사의 가장 큰 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