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라도 들뜰 수 밖에 없는 곳, 생장
비행기 경유 3번
마드리드에서 1박
버스 환승 2번
집 떠난지 64시간 만에
드디어 까미노 프란세스의 시작점인 “생장”에 도착했다.
사실, 64시간 동안
이 먼 이국땅까디 떠나온 것이 실감나지 않았었는데-
생장에 발을 디디자마자
미친듯이 두근대고
들뜨기 시작했다!
생장 특유의 활기와
순례자를 반기는 시그널,
큼지막한 배낭을 멘 다양한 인종의 순례자들...
내가 이곳 까미노에서
순례자로서 존재하는 느낌을 그제서야 느꼈던 것이다.
우리는 순례자답게,
순례자 사무소에서 순례자 여권인 ‘크레덴시알’을 발급받고, 까미노의 상징인 ‘가리비 껍데기’를 배낭에 달았다
그리고
어떠한 계획도 쫓김도 없이,
그저 발길이 닿는대로 생장 골목골목을 돌아다녔다.
나의 동행인 수빈에게는 첫 까미노,
내게는 첫 까미노 프란세스.
우리는 각자의 의미대로 이곳이 처음이었고,
어리숙한 초짜배기였다.
그렇기에
낯선 이방인으로서
모든 것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고,
구석구석 작은 영감들을 찬찬히 수집했다.
생장은 여유와 평화로움,
그리고 활기가 녹아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생장의 그 모든 것들은,
초짜배기 순례자들의 가슴을
뭉근하게 예열시키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