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의 상징, 바르소비.
밤은 참 미묘하다. 비밀스러우며 매력적이다.
어느 도시든, 밤이 되면 그곳의 기질을 조용하면서도 적극적으로 드러낸다는 것을 바르소비 여행에서 알았다.
드문드문 불이 켜진 바르소비의 구시가지 거리, 이미 잠이 든 듯한 이 도심 속을 걷다가
어느 카페 앞에서 멈춰 섰었다. 느낌이 좋았다. 오가는 사람들이 드문, 조용한 길. 유일하게 불이 켜진 작은 상점, 긴 머리를 묶은 중년의 폴란드 아저씨의 빵 가게. 창문 너머로 보이는 풍경 모두가 소박하고 단정했다.
상점 안의 분위기가 궁금했어서 밤 산책을 하던 발 길을 잠시 멈추고 그곳에 들어섰다.
커피 가루를 정돈하던 빵가게 아저씨의 소매 끝에서 쌉싸름하게 젖은 커피 냄새가 퍼져 났다.
마음에 드는 두 조각의 케이크를 사며 지불했던 가격이 너무 착해서, 넘치지 않게 친절했던 아저씨로 인해서
기분이 좋았고 폴란드어로 '감사하다'는 표현을 물어 인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