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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엉부엉 Jun 07. 2021

5월

2021년 5월의 기록

5월의 기록


또 한번의 연애를 끝냈다.

긴가민가했던 마음을 지지부진하게 끌고가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다가, 돌연히 그냥 이야기해버렸다. 논리적으로 설명하지는 못하겠지만, 아닌 것을 알고 있는데 남아있는 약간의 마음과 미련때문에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것은 어른답지 못하다고 생각했다. 같이 있을 때 나답지 못한 모습을 보이는 시간은, 이건 정말 좋은 연애가 아닌 것 같다고 무수히 말하던 내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 갑작스레 끝낸 연애는 생각보다 깊은 울적함을 남겼다. 한번의 관계가 끝날때마다, 만남이 시작됬던 날부터 오늘날까지의 나를 되돌아 본다. 자아성찰이 깊어지다못해 자기검열까지 가다보니 마음이 너무 괴로웠다. 문득 느껴지는 고독함과 외로움이 앞으로의 내 인생인 것만 같아서 자꾸만 무기력해지고 주저앉게 된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내일부터는 다시 활기를 회복하고 싶기 때문이다. 지나간 일을 붙잡고 늘어지고 싶지 않다. 어차피 될 연이 아니었고 그래서 끈이 느슨했던 것이고, 그게 앞으로 의미 없는 만남으로 이어질 것임을 알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의 감정소모와 시간낭비를 하지 않기 위해 끝낸 것일 뿐이다. 연애 한두번 해보는 것도 아니고, 이제는 알만큼 아니까. 지난 수많은 만남들에 울고 슬퍼했지만 지금은 기억도 안나듯, 이또한 지나가리라.


나의 마지막 20대

어차피 흘러가는 시간이거늘, 마지막 20대에 의미를 굳이 부여하고싶지는 않지만. 요즘 너무 무기력함과 우울구렁텅이에 빠져있어서 이 유한한 시간에 방점을 맞춰보려한다.

생각해보면 지난 5개월동안 주도적으로 한 일이 하나도 없다. 그만큼 무기력했고 에너지도없었고 울적했고, 그래서 연애를 시작했지만 되려 외로움과 우울함만 가중되었다. 혼자 가꿔나가야할 시간을 타인으로부터 채우려 했던 잘못된 생각도 있었음을 인정한다. 아무튼, 그래서 남은 하반기라도 좀 의미있게 보내보려한다. 일적으로 성장하는 것 이외, 개인적으로 이루고싶은 목표 딱 세가지만 세우고 올해 안에 꼭 달성해야겠다.

우선 가장 첫번째는 운전이다. 입버릇처럼 이야기하던 운전배울꺼야를 올해는 꼭 마스터해야겠다. 첫차 구매도. 기동력이 생기면 사는 것도 지금보다 좀 더 재밌어지겠지. 쏘다닐 수 있는 곳이 많아지면 좀 더 활기가 돌지 않을까 누구에게 의존할 필요 없이.

두번째는 건강한 몸이다. 운동은 꾸준히 하고 있지만 식욕이 없어서 그런지 보기좋지 않게 살만 빠지고 있다. 영양제도 좀 더 열심히 챙겨먹고, 일주일에 한번은 꼭 집에서 맛있는 요리를 해먹어야겠다. 수영이 끝나면 PT도 받아야지. 근육 왕창 늘려서 요즘 유행하는 바디프로필도 찍어봐야겠어!!!

세번째는 지속적인 인풋이다. 부동산 정보, 주식 정보, 코인 정보, 정치, 시사 뉴스 등등 한 동안 주변의 정보를 차단하고 살았는데 이 인풋의 끈을 놓지 말아야겠다. 외부 정보를 받아들이지 않고 혼자 사고하니 자꾸 구렁텅이를 파고드는 것 같아. 구독하는 메일들 밀리지 않고 그날그날 소화하는 것이 작은 목표라면 목표다. 한달에 적어도 한권의 책은 꼭 읽고, 재테크에도 늘 촉을 세우고 있어야지.

작년 한 해를 보내며 나는 내가 이제 좀 단단한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생각해보니 작년에는 새롭게 시도한 일도, 성취한 것도 많았으니 그럴만도. 그러나 2021년의 절반을 돌아보면, 나는 아직도 너무 무르고 여리다. 잠깐의 연애에도 루틴이 송두리째 흔들려버리고, 깊어지는 외로움에 빠져나올 줄 모르고 그냥 가라앉아버렸다. 누가 툭 건들거나 한마디 해주면 울것만 같은 기분이 너무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아직도 너무나 유리멘탈이야. 조금 더 단단한 어른이 되고 싶다. 정말이지 성숙한 인간으로 자라나고싶다 아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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