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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순 Oct 25. 2023

한국 방문기2 제주도

전복물회, 새별오름, 사려니숲, 산굼부리, 해물찜, 동문 야시장

맞다 먹으러 왔다! 이번엔 제주도.


미국 해외러가 되면 일단 평소에 먹는 양이 많아진다. 미국인의 양에 길들여진다. 짠 음식에 익숙해진다.

그리고 한식에 대한 열망은 해외에 오래 있을수록 커 진다. 그 갈증을 가득 안고, 비행기를 타고 모국에 도착했다.

그런데 와구와구 잘 먹는 나를 보고 주변인들은 나의 엄청난 식욕에 놀람을 금치 못한다. 하지만 일년어치의 노동은 한국에서 맛있는 음식으로 스트레스 해소한다! 먹는 게 남는 거, 또 나를 키워주고 지지해 주는 사람과 함께 먹으며 좋은 시간 보내면 그게 삶의 기쁨이다.


우선 이 글은 사십대와 칠십대의 여행기라 쉬엄쉬엄하는 여행이다.


첫날: 아시아나로 내려왔는데, 비행기에 참 사람 많더라.

마일리지 오천점이면 편도로 끊을 수 있음. 일만점이면 왕복. 그런데 이 나라는 본인인증의 나라. 공항에서 77,000원에 임시 번호를 받고, 무제한 무선 인터넷을 했지만 그것은 본인인증이 되는 것과 차이가 있어서인지 어려운 점이 있다. 뭐든지 큐알코드를 바로 찍고, 거기로 예약을 하면 식당 좌석 예약이 되고 카톡으로 알림이 온다.

제주 렌터카 예약 역시 마찬가지다. 이 점을 유의해야 함. 대부분이 전산화되어 있더라. 미국 우리동네보다 훨씬 더 ‘스마트화’ 된것 같다. 무엇이 더 스마트한 건진 모르겠지만 나의 ‘위기의식’ 은 높아진다. 이렇게 어리버리해서 나중에 한국에 와서 살수있을까?


새로 알게 된 점:

-김포 공항에도 국제선이 뜸.

-미국 소도시 촌사람이 되어 많이 어리버리해 져서 무조건 비행기 타면 액체류 버려야 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님.

김포에서 국내선 탈 때는 물병을 들고 비행기 탑승 가능. 다만 검색대 지날 때 ‘음료수는 여기에 두고 가세요’가 있어서 나도 그렇게 한 것임.

- 한국의 키오스크 문화: 심장 벌렁이게 함. 15초만에 결재해야 하고 그 압박감이 스릴과 스트레스를 제공함.


첫날 일정:

제주 공항 - 렌터카 - 도두 해녀의 집. 공항근처 맛집임. 브레이크 타임있음. 물회가 최고. 다만 속이 떨릴 수 있음. 전복 실컷 먹음- 새별오름 (억새 구경. 대만족. 올라가는 데 삼십분. 경사가 높음. 몰랐는데 시월이 억새가 한창이라 아주 제 때에 온것이라 함. 시월 한국을 사랑합니다.) - 숙소 코지펜션. (온돌이라 좋음. 이불깨끗함. 복층이라 말하나 나무계단이 살벌하게 높아서 기어 가야 함. 호텔은 서비스가 깔끔하다. 펜션, 이 분의 경우 ‘이 집은 내 집’ 소유 의식이 엄청 강해서 잔소리 많으심. 그냥 담엔 주인 안 만나는 숙소를 정하리라.) - 저녁으로 먹은 갈치 한상. (저녁이라 숙소 근처에서 먹은데인데 그냥 그랬지만 갈치라 좋았음)


도두 해녀의 집. 공항 근처라 좋음. 담엔 전복물회를 먹어야지! 공항에서 찍은 제주 이미지. 십년전에 오고 다시 온 것임. 아주 많이 관광화, 상업화, 표준화 됨.


새별오름. 서쪽엔 새별오름, 동쪽엔 산굼부리. 억새 구경하기 좋은 시월!
맛집은 줄을 오래서야함. 여긴 맛집은 아니었고, 제주는 식당이나 까페들이 늦게 열고 일찍 닫음. 이것도 제주 여행시 알아둬야 함.

둘째날:

숙소 기상 - 조식은 브런치. 식당은 애월 시로. 서양식 브런치도 뭔가 코리아가 더 맛남. 나 왜 미국간거임. 어쩔 수 없지. 현재를 즐기며 맛나게 먹는 수 밖에! 우리가 첫 손님이라 공간을 만끽함. 입구가 이쁨. 강아지도 우릴 반겨줌. - 제주마 방목지. 사려니 숲길 가는 길에 잠깐 들름. 너른 들판에 노는 말들, 파란 가을 하늘이 참 이쁘고 이국적임. - 사려니숲길. 멋모르고 네비에 ‘사려니숲길 주차장’ 을 찍고 3-40분을 걸었지만 우리가 원했던 그 쭉쭉 잘 뻗은 삼나무들이 안나옴. 결국 지나가는 행인에게 물었더니, 여기가 거기가 아니라 하심. 붉은 오름 옆 입구로 가라하심. 남조로 입구! 이 친절하신 행인분 알고보니 찐 로컬. - 남조로, 붉은 오름 옆 사려니 숲길 (데크 길 혹운 보행 매트만 쭉 따라가면 된다. 가뿐히 왕복 30분) - 점심은 해물찜. 각지불. 거리도 가깝고, 맛은 있었는데 양이 어마무시해서 다 먹고 푸드코마 food coma가 옴. - 카페 글렌코 (핑크뮬리도 멋지고, 뭔가 띄엄띄엄 한갓지게 노는 사람들 모습이 보기 좋음. 그러나 역시 ‘짤없는’ 한국인, 여기 입장시 입장료같은 음료 주문을 하지 않으면, 그것을 지켜보는 이에 의해 입장 거부당함.) - 글렌코 바로 맞은편에 사람들이 막 몰리는 것 같아서 다시 보니 스타벅스 리저브임. 간김에 기념품 구매! - 가까운 거리에 산굼부리. 입장료있음. 완만해서 좋음. - 저녁에는 야시장. 낮시장이 걷히고 야시장 구역 하나만 열어놓음. 뭔가 홍콩 다녀온 기분. 번쩍번쩍. 여기서 회사서 숙소에 가져와서 먹음:)


작은 노트:

한국은 여행지의 산길을 대부분 가마니로 쫙 깔아 놓았다. 또한 데크길도 잘 만들어 놓았다. 다만 미국에선 그냥 자연을 그대로 내버려둔다. 무엇이 더 좋고 낫다는 말은 안 하고 싶다. 그냥 여긴 이렇고 저긴 저렇다.

시월 제주의 억새가 이렇게 이쁠 줄이야! 새별오름 가보세요!
동문 시장과 서귀포 올레 시장 두 군데 다 봄. 훔. 통게딱지는 불쇼 구경비 냈다손 쳐야 함. 구경이 좋고 맛은 그냥저냥임. 소라꼬지는 동문보다 올레가 더 부드러움. 야시장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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