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10월 16일 수요일 날씨 맑음.
요즘 저녁마다 카페에 가서 글을 쓴다.
원래는 낮에 자전거를 좀 타고 가서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쓰는데
최근 한 일주일 정도 개인사정으로 작업 시간이 바뀌었다.
루틴이 갑자기 바뀌어서 그런지 글이 잘 써지지 않는다.
글 쓰는 장소가 바뀌면 글을 쓰는 시간보다 그 공간에
나를 맞추는 시간이 필요하다.
작업에 발동이 걸리는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뜻이다.
오늘은 늘 테이크 아웃으로 사 먹던 카페에 갔다.
아무도 없었다.
음료를 주문하고 카드를 꺼내서 내밀었다.
알바인 여성분께서
"카드 받았습니다. 3천5백 원 결제할게요."라고 하고 카드를 리더기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나를 보면서
"저도 예전에 이 카드 썼어요."
나는 잠시 당황했지만 웃으며
"아 그러셨군요."라고 답했다.
카드를 빼서 주면서 그녀가 한마디 덧붙였다.
"사실 아빠카드였지만요~ 까르르"
순간 나도 크게 웃었다.
한국에서 카페에 직원과 사소한 이야기를 주고받은 것은 처음인 것 같다.
기분 좋게 자리에 앉아서 오늘 작업을 잘 될 것 같았다.
하지만 10월 중순의 모기들은 나를 그냥 두지 않았다.
이 카페는 테이크 아웃만 하는 걸로 정했다.
난 한 시간을 채우지 못하고 모기만 쫓다가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