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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재에서답하다 Jan 16. 2022

Bye, 카카오뱅크!

'장사치'와 '장사꾼'의 차이랄까?

저는 2020년 5월부터 금융주를 사모으고 있습니다. 편향된 의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항상 그러하듯이 특정 종목의 투자를 유도할 의도가 없으며, 자유롭게 생각을 기술할 뿐입니다. 투자의 책임은 오로지 본인에게만 있다는 것을 명심해 주세요!


끔찍히도 금융주 투자를 두려워하는 편입니다. 금융회사를 분석하기는 상당히 까다롭고 어려울 뿐만 아니라, 갑작스런 이슈에 자본의 상당 부분이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날아가 버리는 일도 비일비재합니다. (아, 물론 매우 긴 시간 속에서 살펴볼 때 그렇다는 의미입니다.) 차입을 통해 레버리지를 이용해 사업을 하는 금융회사의 숙명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인데요. 반면에 그만큼 매력적인 수익창출 능력과 주주환원을 보여주는 업종이 금융입니다. 제가 왜 (무섭다던) 금융주에 2020년 5월부터 투자를 시작했고 여전히 사모으고 있는지는 다음에 정리해서 글을 남겨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제가 (이용자 관점에서O, 투자자 관점에서X) 좋아하는 카카오뱅크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카카오뱅크의 등장은 누구나 인정하듯이 혁신이었습니다. 오로지 모바일이란 채널로만 영업을 시작해서 기존의 번거롭고 오래 걸리는 관행들을 완전히 바꿔버렸습니다. 특히 모임통장은 기존의 수면 아래 지속되던 관행을 실제화하여 완전히 편리하고 공개된 상품으로 탄생하였습니다. 신용대출은 어떻습니까? 붐비는 영업점 방문, 번거로운 제출서류의 향연에서 벗어나 모바일 터치 몇 번만에 넉넉한 한도와 낮은 금리로 바로 신용대출이 개설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언제든 손쉽게 상환할 수 있고 중도상환에 따른 수수료도 받지 않았습니다. 정말 다시 생각해도 카카오뱅크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 역시 카카오뱅크 대출로 갈아 타서 지난 주까지 너무나 잘 사용해 왔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제가 (투자하는) 다른 은행들도 손놓고 바라보지만은 않았습니다. (아, 물론 UX(User eXperience) 등등을 따지자면... 휴... 안습이지요.) 꽤나 비스무리하게 바꾸고, 뭐 일단 (단순히) 기능적으로는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니까요. 결국 금융(특히 은행)의 혁신은 UX와 기술, 보다는 금리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높은 예금이자와 더 낮은 대출금리라면 조금 불편한 정도라면 충분히 감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타 행과 대비해서 금리차이가 크면 어찌할 도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좋아하던 카카오뱅크의 최근 행보는 아쉬움이 큽니다. 이미 기사로도 언급된 것처럼, 신용대출의 금리가 기존의 타행 대비 낮은 금리에서 오히려 고금리로 전환하는 듯합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20113049800002?input=1195m


저 역시 지난 주에 연장이 도래했는데, 현기증 나는 금리 상승에 대환을 해서라도 상환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는 금리가 딱 2배 상승했습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 동안 저렴한 금리로 잘 이용했습니다. 그럼에도 새로 산출된 금리는 제가 사용하는 타행 대비해서도 월등히 높은 금리 수준입니다.)


물론 카카오뱅크의 상황이 녹녹치 않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중신용 고객의 비중은 확대해야지 기준금리는 오르지... (고신용 고객은...흠) 어쩌면 고육지책으로 고객의 이탈을 감수하고라도 금리 정책을 단행했을 수 있습니다. 


다만 정부의 대출규제로 지금은 타행에서 대출 받아 갈아타기도 쉽지도 않은 상황입니다. 신용대출 고객은 정말 난감한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쩌면 이런 여신정책의 변화는 고객에게 생각보다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런 변화는 카카오뱅크에게 장기적으로 상당한 악재라고 생각합니다. 

 

안그래도 최근 들어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연일 하락세입니다. 그 하락의 원인에는 정부의 규제!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주식 매도, 금리인상, Valuation 등등이 거론됩니다. 하지만 저는 주요한 원인 중의 하나가 이러한 여신 정책의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한 번 떠난 고객은 왠만해서 쉽게 돌아오지 않습니다. 게다가 내쫓기듯 나가야 했던 고객이라면, 더더욱 그렇지 않겠지요. 불과 얼마전까지 감독기관에서 DSR(Debt-Service-Ratio; 총부채상환비율)을 산출할 때, 신용대출의 만기를 10년으로 계산했었습니다. 올해부터는 5년으로 줄었습니다. 그만큼 신용대출을 개설한다면 1년 만기라 해도 통상은 5년 이상의 장기간을 이용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1년마다 금리 변동이 급격하다면 고객은 어떤 선택을 할까요? 


제가 지금 은행주를 살펴본다면, 이러한 여신정책에서 좀 더 소비자 입장을 고려하는 금융회사부터 살펴볼 것 같습니다. 다만 저는 여전히 카카오뱅크가 잘 되길 기대합니다. 아직 혁신이 필요한 영역이 너무나 많이 남아있고 카카오뱅크가 꼭 혁신해서 금융소비자에게 더 나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해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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