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232. 스위트홈은 확실히 전에 있던 곳들보다 좋았다. 의심의 여지없이. 그러나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그녀의 한가운데, 자신이 아닌 자신이 둥지를 튼 그 황량한 마음 한가운데에 이미 설움이 자리를 잡아버렸기에. 자식들이 어디 묻혔는지, 혹시 살아 있다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른다는 설움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 해도 사실 자신에 대해서 보다는 자식들에 대해 더 잘 알았다. 그녀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발견할 수 있는 지도를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P. 폴 디는 켄터기 주의 모든 흑은 중에서 오직 자기들 다섯만이 진짜 사나이라고 생각하며 자랐다. 가너 씨는 자신의 잘못을 지적하거나 심지어 맞서는 것도 용납했으며 그러기를 독려했다. 작업 방법을 고안하고, 필요한 것을 알아보고 허락 없이 시도할 수 있었다. 어머니를 사고, 말이나 아내를 선택하고, 총을 다루고, 심지어 원하면 글을 배울 수도 있었다. 하지만 종이에 적을 수 있는 것 중에는 그들에게 중요한 게 없었기에 아무도 원하지 않았다.
P. 409. 피부가 희기만 하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하기 위해 흑인의 인격을 모두 빼앗을 수 있었다. 일을 시키거나 죽이거나 사지를 절단할 뿐 아니라, 더럽혔다. 완전히 더럽혀서 더는 자신을 좋아할 수 없게 했다. 완전히 더럽혀서 자기가 누군지 잊어버리고 생각해낼 수도 없게 했다. 그녀와 다른 이들은 그 일을 겪고도 살아남았지만, 자식만큼은 절대 그런 일을 겪게 할 수 없었다. 자식들은 그녀의 보배였다. 백인들의 그녀 자신은 더럽혀도 괜찮았다. 하지만 그녀의 보배만큼은, 마법처럼 놀랍고 아름다운 보배만큼은, 그녀의 순결한 분신만큼은 그렇게 되게 할 수 없었다.
P. 426. 악마의 자식은 참으로 영리하구나, 그들은 생각했다. 게다가 아릅답기까지 하구나. 그것은 임신한 여자의 형상을 하고 뜨거운 오후 햇볕 속에서 벌거벗은 채 빙그레 웃고 있었다. 천둥처럼 새카맣고 반들반들 빛나는 그녀는 길고 곧은 다리로 서 있었고, 배는 커다랗고 팽팽했다. 넝쿨 같은 머리카락이 온 머리를 휘감고 있었다. 오, 주여. 그녀의 미소는 아찔할 정도로 눈부셨다.
P. 147. 베이비 석스가 신시내티로 가기로 결심한 까닭은 노예 생활이 그녀의 '다리와 등, 머리, 눈, 손, 신장, 자궁 그리고 혀까지 망가뜨려놓았기 때문에' 먹고살 수 있는 수단이 심장 말고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아서였다. 그녀는 당장 심장이 하는 일에 착수했다. 어떤 명예로운 호칭도 이름 앞에 붙이길 거부하고 이름 뒤에 소박한 포옹만을 허락하며 교회 없는 목사가 되었다.
P. 81. 정말 위험해. 한때 노예였던 여자가 뭔가를 저렇게나 사랑하다니, 무척이나 위험한 짓이었다. 특히 사랑하는 대상이 자식이라면 더욱더. 그가 알기로는 그저 조금만 사랑하는 것이 가장 좋았다. 모든 걸, 그저 조금씩만. 그래야만 사람들이 그 대상의 허리를 부러뜨리거나 포대에 처넣는다 해도, 그다음을 위한 사랑이 조금은 남아 있을 테니까.
P. 120. 그녀의 머리는 앞날에는 아무 관심도 없었다. 과거로 꽉 차 있으면서도 여전히 배고프니 더 달라고 성화를 부려서, 내일을 계획하기는 커녕 상상해볼 여지도 남겨두지 않았다. 야생 양파밭에서으 그날 오후와 똑같이. 그저 한 치 앞이 그녀가 가장 멀리 내다볼 수 있는 미래였던 그때처럼. 다른 사람들은 미쳐버렸는데, 왜 그녀는 그럴 수 없었을까?
P. 337. 오빠들은 나에게 전쟁에 나갈 거라고 말했죠. 내 생각에 오빠들은 살인하는 여자보다 살인하는 남자들과 함께 있는 걸 선택한 것 같아요. 심지어 엄마에게는 자기 자식을 죽여도 되는 것처럼 뵈는 뭔가가 분명 있어요. 나는 항상, 엄마가 언니를 죽여도 괜찮다고 생각하게 한 일이 또다시 일어날까봐 두려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