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담파르크 Dec 08. 2017

하몽


하몽은 스페인 전통 햄이다. 돼지 뒷다리를 통째로 소금에 절여 만드는데, 시각적으로나 식욕을 무척이나 자극한다. 좀 짜긴 하지만 입 안에 넣으면 지방이 샤르르 녹아 감미롭다.      


    




성진     보케리아 시장에 가서 하몽을 꼭 먹어보라고 했었지? 근데, 맛집들 검색해볼 때마다 메뉴에 하몽이 많더라. 하몽이 바르셀로나, 아니 스페인 전역에서 대중적으로 인기가 많은 것 같아.     


이담     하몽은 모든 스페인 사람이 사랑하는 음식이지. 스페인 돼지로, 스페인 전역에서 만들여져.     


성진     하몽 만들기는 쉬워? 거리 곳곳에 돼지 뒷다리가 걸려 있더라고. 시각적으로 정말 식욕을 자극하더라.     


이담     하몽은 정말 딱 돼지뒷다리랑 소금으로만 만들어. 갓 도축한 돼지뒷다리를 소금에 두 달간 파묻어 놔. 그리고 온도와 습도를 높이고 낮추고를 반복해서 소금 간이 스며들게 해. 마지막으로 걸어서 보관하는 거지. 마지막 단계를 네가 본 것일 거야. 아무튼 하몽 만드는 과정이 섬세함이 필요해. 그래서 하몽 제조 전문가를 ‘마에스트로 하모네로’라고 부르지.     


성진     돼지고기는 그냥 구워먹어도 맛있잖아. 굳이 오랜 시간 고생고생해가며 하몽을 만드는 이유가 뭐야.  

   

이담     음, 하몽의 기원을 살펴보면 그 답을 찾을 수 있어. 1000년 전에 스페인에 돼지가 들어오게 돼. 중동 쪽에서 멧돼지를 집돼지로 기르는 것에 성공했는데, 이게 스페인에 전해져. 돼지는 살이 많아서 좋은 단백질 공급원이었지. 근데, 옛날엔 냉장고가 없잖아. 돼지를 잡고 나면 고기가 너무 많이 남아서 문제가 생겨. 

    

성진     아, 우리나라 육포처럼 오래오래 고기를 먹으려고 고안해낸 방법이 하몽이구나?   

  

이담     그렇지. 돼지 중에서도 내장기관이 있는 복부 쪽은 부패하기 쉬우니, 상대적으로 부패도 덜 되고 살이 많은 뒷다리를 절이게 된 거야. 이때부터 천 년간 하몽을 먹다보니, 하나의 음식 문화로 자리 잡게 된 거지. 우리가 소고기를 그냥 구워먹는 것도 좋아하지만, 육포도 즐기는 것처럼 말이야.     




성진     역사가 오래된 만큼, 하몽의 종류도 다양할 것 같은데?     


이담     가장 쉽게 구분하는 게 있어. 바로 하몽의 발굽을 보는 거야. 어떤 건 발굽이 검고, 도 어떤 건 흰색이야.     

성진     흑돼지와 백돼지..?     


이담     그렇지. 흑돼지는 이베리코, 백돼지는 세라노라고 해. 하몽도 하몽 이베리코와 하몽 세라노로 나눠.   

  

성진     이베리코는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유행이잖아.      


이담     이베리코를 더 좋은 돼지로 쳐. 이베리코는 스페인 토종 돼지야. 살과 마블링이 풍부하고 맛이 좋아.      


성진     아, 무조건 하몽 중에서 검은 발굽을 먹으면 되겠구나?     


이담     맞어. 그냥 하몽 이베리코를 먹으면 괜찮은 거 먹는구나라고 생각하면 돼. 좀만 더 알려주면, 하몽 이베리코도 클래스가 나뉘어. 제일 좋은 것만 알려줄게. 하몽 이베리코 데 ‘베요타’야.     


성진     베요타가 붙네? 베요타가 뭐야?     


이담     베요타는 도토리야. 이베이코 중에 도토리를 먹고 살 찌운 애들이 있어. 얘네가 최상품이야. 우리나라 도토리랑 다르게 스페인 도토리는 달달하거든. 이걸 이베리코가 마구 먹고 살을 찌우면, 고기에서 고소한 풍미가 난데. 이 이베리코로 만든 하몽도 향과 맛이 가장 좋다고 해.                         

매거진의 이전글 카사 바뜨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