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경기만 쳐다보는 정부, 미래 산업은 누가 책임지나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 세계는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멕시코에 대한 관세 인상이 발표되는 등 미국의 정치적 변화가 곧바로 세계 경제와 정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는 미국이 여전히 전 세계 경제와 사회, 정치의 중심이라는 점을 재확인시킨다.
반면, 한국의 정치는 여전히 국내 문제에만 매몰돼 있다. 여야 간 대립은 끝날 기미가 없고, 정치권은 경제와 산업에 필요한 에너지를 제대로 쏟지 못하고 있다. 주요 언론도 국내 정치 갈등을 확대 재생산하면서 시민들의 시선마저 국내 이슈에 묶어두고 있다.
그 사이 세계는 미래를 향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 유럽은 반도체, 전기차, 인공지능(AI) 등 미래 핵심 산업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이들의 움직임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정치에 발목이 잡혀 트럼프 정권이 만들어낼 변화도 놓쳤고, 여전히 대응은 미흡하다.
한국 정부의 경제 정책은 여전히 단기적인 내수 대응에 머물러 있다.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억제책을 내놓고, 떨어지면 대책을 발표하는 식이다. 그러나 이런 대응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특히 건설 경기 활성화는 더 이상 해법이 아니다. 정부가 수도권 GTX 같은 교통 인프라에 집중하거나 건설 경기를 부양하는 데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지금의 글로벌 경쟁 상황에서 큰 의미를 가지기 어렵다. 이미 세계는 반도체, 전기차, AI와 같은 미래 핵심 산업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우리는 이런 흐름에 뒤처진 채 근본적인 전략 없이 대응에만 급급하다.
미국은 반도체, 인공지능, 가상화폐 등 모든 분야에 걸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중국은 반도체 인재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일본은 대만 TSMC의 4번째 공장을 유치하며 소재 산업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대기업에 모든 것을 맡긴 채 제대로 된 국가적 전략 없이 방치되고 있다.
지금은 단순히 정치 싸움에 시간을 허비할 때가 아니다. 미래 산업을 위해 필요한 것은 돈과 시간을 쏟는 과감한 투자다. 건설 경기와 같은 전통적인 내수 부양책으로는 미래를 대비할 수 없다. 우리가 지금 쓰는 시간과 돈이 10년 뒤, 20년 뒤 한국 경제의 거울이 될 것이다.
정부는 이제라도 국내 정치 갈등에서 벗어나 글로벌 경쟁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반도체, 전기차, 인공지능, 가상화폐 등 핵심 산업에 막대한 자원을 투입하고, 이를 주도할 인재와 기술을 유치해야 한다.
초일류 국가를 지향한다면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 지금 이 순간의 무대응은 10년 뒤 우리가 패배를 자인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변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세계는 이미 미래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한국은 과연 어떤 전략으로 이 전쟁에 뛰어들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