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을 적절하게 분배하면 문제는 과제가 된다
달리는 동안 예상보다 몸이 힘들지 않으면 속도를 더 내야 한다.
반면에 달리는 동안 몸이 훨씬 힘들면 피로도가 증가해 몸이 고통스러워지고 머릿속에서 부정적인 대화가 시작된다. 이때 우리 몸은 달리기 속도를 줄일 가능성이 크다.
가령 마라톤을 하는데 겨우 4마일(약 6.4킬로미터) 지점부터 숨이 가빠지면 좋지 않은 생각이 꼬리를 물고 급기야 당황해서 달리기를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 우리 뇌는 달리는 동안 각 구간에서 우리 몸이 예상보다 더 고통스러운지 아니면 덜 고통스러운지 가늠한다. 고통과 피로는 달리는 속도를 교정하라고 우리 몸이 보내는 신호다. 현재 속도는 유지할 수 없으니 속도를 줄이는 게 좋다는 경고다. 이를 무시하고 달리면 처참한 실패나 피해를 막기 위해 우리 의지와 상관없이 몸이 알아서 달리기를 멈춘다.
성공 비결은 실제 난이도와 예상 난이도를 일치시키는 데 있다. 예상한 난이도가 실제 난이도와 어긋날 때 미숙하게 경주를 운영하게 된다. 무모한 자신감으로 프로젝트를 실행하는 경우에는 실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뒤늦게 현실을 깨달을 뿐이다. 실제로 현실이 예상과 어긋날 때 거의 모든 사람이 의심과 불안에 사로잡혀 프로젝트 자체를 포기하기 쉽다.
반면에 실제 난이도가 예상 난이도와 일치할 때 선수는 제 속도로 경주를 완주할 수 있고 과제를 맡은 이들은 제 실력대로 해당 과제를 완수한다.
《강인함의 힘》에는 암벽 등반가 알렉스 호놀드 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엘 캐피탄(El Capitan) 등반을 한다. 엘 캐피탄은 914미터 높이의 수직 암벽이다. 엘 캐피탄은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소개하는 사진과 영상에 항상 등장한다. 직접 가본 사람은 많지 않아도 안 본 사람은 거의 없는 암벽이다.
알렉스 호놀드는 밧줄이나 안전장비 없이 암벽을 오른다. 바위의 작은 요철을 손으로 잡거나 발로 딛고 산을 오른다. 암벽등반은 기술은 기본으로 갖춰야 하고 암벽에 매달려서 두려움과 불안, 압박감을 이겨내야 하는 운동이다.
사람들은 대가 3층 이상 발코니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기만 해도 두려움을 느낀다.
알렉스 호놀드의 별명은 “No Big Deal"이다. 우리말로는 ”별일 아니야 “다.
안전장비 없이 암벽등반하기, 건물 사이에서 외줄 타기 등에 도전하는 사람은 두려움과 스트레스에 대한 신체 변화가 보통 사람과 다르다.
스트레스에 관한 여러 연구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결과가 있다.
강인한 사람일수록 스트레스 상황을 위협으로 인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강인한 사람은 스트레스 상황을 도전 과제로 인지한다.
물론 스트레스 정도에 따라서 가능한 과제, 어려운 과제, 현재로서 한두 번의 시도로 이루기 어려운 과제로 구분한다.
‘과제’라는 표현은 어렵지만 노력하면 할 수 있는 일이다. 완료하기까지 어려움이 있지만 가능한 일이다.
‘가능하다’라는 의미는 통제할 수 있는 일이다.
통제할 수 없는 일은 무엇일까?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다.
목숨을 걸고 하는 일에서 통제할 수 없는 일이라고 판단되면 그 일을 포기해야 한다.
경제적인 손실, 시간적인 손실, 인력 손실 등도 위협이다. 꼭 목숨을 잃는 것만 위협이 아니다.
과제가 아니라 위협으로 인지하면 그 상황(일)에서 빠르게 벗어나야 한다.
통제 가능한 일, 노력해서 이룰 수 있는 상황, 극복할 수 있는 상황을 도전 과제로 인식하는 사람은 과제로 인식한 상황을 빠르고 정확하게 평가할 능력을 가졌다는 의미다.
배우가 무대에 오르고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고 고공낙하는 군인이 낙하를 앞두고 있을 때 배우, 타자, 군인의 몸은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상태로 바뀐다.
과제(문제)를 앞두고 흔히 두 가지 선택지를 생각한다. 많은 사람이 그 일을 시작하거나 미룬다(미루다가 포기한다).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과제'로 본다.
통제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문제'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