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키위주스 Apr 23. 2019

[안티프래질] - 나심 탈레브

1) 좋은 인용구 필사

14) 세상에는 충격으로부터 혜택을 보는 것들이 있다. 이런 것들은 가변성, 무작위성, 무질서, 스트레스에 노출될 때 번창하고 성장하며, 모험과 리스크, 불확실성을 좋아한다. 그러나 이런 현상이 도처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충격을 가하면 부서진다는 의미인 프래질에 정확하게 반대가 되는 단어는 없다. 이런 단어를 '안티프래질'이라고 부르자. ... 안티프래질은 회복력 혹은 강건함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회복력이 있는 물체는 충격에 저항하면서 원상태로 돌아온다. 반면, 안티프래질한 대상은 충격을 가하면 더 좋아진다. ... 안티프래질은 무작위성과 불확실성을 좋아한다. 이는 일정 정도의 오차를 좋아한다는 의미다. 안티프래질은 우리에게 미지의 것을 다루도록 해주고 무엇인가를 이해하지 않고도 잘 실행할 수 있도록 해주는 매우 독특한 성질을 갖고 있다.

16) 무작위적인 사건이나 충격에서 손실보다 이익이 더 크면 안티프래질하고, 그 반대는 프래질한 것이다. ... 안티프래질이 살아남는 모든 자연적 시스템 혹은 복잡계의 특징이라면, 이런 시스템에서 가변성, 무작위성, 스트레스를 제거하면 시스템에 피해를 줄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무작위성과 가변성을 억누르면서 경제, 건강, 정치, 교육 등 거의 모든 것을 프래질하게 만들어왔다. 침대에서 한 달을 보내면 근육이 약해지듯이 스트레스를 제거하면 복잡계는 약화되거나 소멸한다.

21) 우리는 어떤 것도 시스템을 무너뜨리지 않을 만큼 완벽하게 강건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완벽하게 강건한 것을 얻기란 불가능하므로 무작위적인 사건, 예상하지 못한 충격, 스트레스, 가변성으로부터 고통받지 않고 오히려 이들을 활용해 시스템이 스스로 끊임없이 재생하는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24) 프래질리스타는 과학적 지식의 범위를 과대 추정해 소비에트-하버드 환상에 빠져든다. 그런 환상 때문에 그들은 어설픈 합리주의자, 또는 합리화하는 사람, 때로는 저절로 자신에게 다가온다고 믿는다는 의미에서 단순히 합리주의자라고 불린다.

25) 의료계의 프래질리스타는 우리 몸의 자연 치유력을 부정하고 지나치게 개입함으로써 잠재적으로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는 약을 처방한다. 정책 프래질리스타는 경제를 자신이 끊임없이 수리해야 하는 세탁기처럼 생각하고 붕괴시켜버린다.

31) 나는 지금까지 오직 한 가지의 중심이 되는 생각에만 집중하면서 살아왔다. 그리고 매번 그 생각의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 나는 나 자신의 실천적 자아를 일깨우면서 실행가로서의 기질을 다시 발휘하려고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여러 분야에서 무작위성, 불확실성에 관해 지적 철학적 관심을 가진 실행가 겸 '가변성전문가'로서살아온 나의 인생 역정과 합치될 수 있기 때문이다.

34) 사기꾼을 보고 사기꾼이라고 말하지 않는다면, 당신도 사기꾼이다.

35) 사석에서 와인을 반 병 정도 마신 많은 저술가와 학자들이 자신의 글과는 다른 이야기를 한다. 그들의 글은 명백히 가짜다. 그리고 사회 문제의 대부분이 '다른사람들은 그렇게 하더라'라는 주장에서 나온다. 따라서 내가 사석에서 레바논산 백포도주를 세 잔 마시고 윤리적으로 노력을 요하는 위험한 프래질리스타를 비난했다면, 지금 글을 쓰면서도 똑같이 해야 할 의무가 따른다

58) 사람은 자신이 안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이 알고,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안다. 사람의 틀에 박힌 사고 시스템이 자연 그대로의 것을 더럽히더라도, 안티프래질에 대한 명칭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또 머리를 쓸 때마다 이런 개념을 가지고 씨름하더라도, 우리의 행동이 이런 자연 그대로의 것, 즉 안티프래질이라는 개념을 무시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원시인들은 색맹이 아닌데도 두 가지 혹은 세 가지 색깔에 대한 명칭만 가지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테스트를 해보면, 그들은 같은 계열의 색깔끼리 성공적으로 연결시킬 수 있다. 그들은 무지개를 보면서 색깔의 섬세한 차이를 인식할 수 있지만, 이런 차이를 언어로 표현하지는 않는다. 원시인들은 생물학적으로 색맹이 아니지만, 문화적으로는 색맹이다.

63) 지나칠 정도로 규칙적인 식사는 우리 몸에 좋지 않다. 그리고 공복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느끼지 못하면 결국 수명을 단축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호르메시스는 인간에게 적당한 음식 섭취량과 굶주림의 관계를 재설정해준다.

64) 스트레스의 근원을 제거하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결과를 만들지는 않으며, 명백하게 해로운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68) 전문 용어인 외상 후 성장에 관해서는 들어본 적이 별로 없다. 그러나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일반인들은 외상 후 성장에 해당되는 현상을 이해하고 있다.

69) 로마의 위대한 정치가 카토와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들이 어떤 형태가 되었든 편안함을 쇠퇴로 가는 지름길로 생각한다. 카토는 의지가 약해질 것을 우려해 너무 쉽게 얻을 수 있는 편안함을 추구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가 두려워하는 연약함은 개인적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었다.

70) 각종 정보와 데이터는 우리가 더 부유해질수록 소득의 범위 내에서 살아가기 힘들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풍요로움은 결핍보다 관리하기가 더 어렵다.

74) 자연이 위험을 관리하는 주요 방식은 바로 여분을 갖는 것이다. 우리는 두 개의 신장을 가지고 있다. 여분은 보험이라기보다 투자에 가깝다. 그리고 우리가 비효율적이라고 부르는 것이 때로는 상당히 효율적이라는 이야기도 전해주라. ... 실제로 우리 몸은 상당히 정교한 방식으로 위험의 가능성을 우리 이성보다 더 정확하게 찾아내고 판단한다.

81) 정보는 안티프래질적 특성을 지닌다. 정보는 알리려고 할 때보다 덮으려 할수록 널리 전파된다. 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방어하려 할수록 오히려 명예를 실추시킨다.

89) 인간의 몸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일정 정도 강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일시적으로 스트레스가 가해지면 골밀도가 더 높아지는데 이를 볼프의 법칙이라고 한다. 자동차와 같은 무생물에게는 이런 현상이 적용되지 않는다. 무생물은 강건할 수는 있지만 본질적으로 안티프래질적 특성을 가질 수 없다.

90) 노화의 상당 부분은 편안함이 주는 효과를 잘못 이해한 데서 비롯된다. 수명이점점 늘어나면서 아픈 사람들도 점점 많아진다. 자연 환경에서 사람들은 노화 현상을 겪지 않고 죽거나 노화가 시작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서 죽는다. 예를 들어, 현대인들의 혈압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악화되지만, 수렵과 채집 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혈압은 죽을 때까지 거의 변하지 않는다. 이런 인위적인 노화는 우리 몸이 갖고 있는 안티프래질적 특성을 억압하는 데서 비롯된다.

92) 상호 작용하는 요소들을 지닌 복잡계의 가장 중요한 점은 스트레스를 통해서 각 요소들 간에 정보를 전달한다는 사실이다. 우리 몸은 환경에 관한 정보를 논리적 장치, 지능, 추리력, 계산 능력이 아니라 호르몬 혹은 아직 발견하지 못한 다른 물질을 매개로 하는 스트레스를 통해 얻는다.

93) 또한 실수와 그에 상응하는 결과는 정보가 된다. 주변에는 보이는 것보다 더 많은 정보 매개체가 있다. 우리는 이런 현상을 '인과관계의불투명성'이라고부를 것이다.

103) 인생을 일종의 프로젝트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금방 싫증이 난다. 인생은 소금이 들어가지 않은 음식처럼 느껴진다. 스릴을 추구하는 나에게는 따분함을 탐지하는 허튼 수작 탐지기라는 것이 있다.

117) 모든 비행기 사고가 다음 사고의 발생 가능성을 줄이는 반면, 모든 금융위기는 다음 위기의 가능성을 높인다. 이상적인 사회경제 시스템을 구축할 때 전염성이 강한 두 번째 유형의 실패를 없애야 한다. 이제 대자연에 관한 이야기를 다시 한번 해보자. ... 자연스러움은 오직 자연발생적인 실패에서 얻어진다. 무거운 돌을 들어 올리다가 실패하면 작은 상처를 입게 된다. 그러면 다음에 다시 한번 들어 올릴 때에는 이런 고통을 피하려고 한다.

121) 기업가들은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찾으려고 비즈니스 강좌를 듣는다. 그러나 전체 경제는 그들이 살아남지 못하기를 원한다. 더 정확히 말하면, 승산이 있다는 믿음에 눈이 멀고 위험을 무분별하게 수용하기를 원한다. 각각의 산업은 수많은 실패로부터 발전한다. 자연과 자연 비슷한 시스템은 개별 경제 주체의 자기 과신을 원한다. 자신의 실패는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서, 자신의 성공 가능성을 지나치게 높게 평가하고 실패의 위험을 지나치게 낮게 보는 자기 과신 말이다. 다시 말하자면, 자연은 전체적이 아닌 국지적인 자기 과신을 원한다.

145) 인간이 어설프게 개입해 자연적인 무작위성을 제거해버리면 안티프래질한 시스템은 손상된다. 지방자치체의 소음을 제거하는 경우 뿐 아니라, 어린 아이를 멸균 상태의 환경에서 지내도록 하다가 바깥 세상으로 내보내는 경우, 정치 시스템에 위로부터 강제적인 안정을 부여하는 경우, 가격을 통제하는 경우, 기업 규모를 확장하는 경우에도 같은 논리를 적용할 수 있다.

148) 가능하다면 안티프래질한 칠면조가 되어야 한다. 칠면조가 되지 않는 것은 진정한 안정과 인위적인 안정의 차이를 구분하는 데서 시작된다.

155) 어떤 사람은 칠면조처럼 순진하게 세상은 점점 더 안전해지고 있으며, 신성한 국가가 이런 안전을 책임져준다고 믿는다.

159) 변화는 환경 정화에 도움이 된다. 작은 산불은 인화성 물질을 정기적으로 정화시켜서 이런 물질이 쌓이지 않도록 해준다. 따라서 산불을 예방하기 위해 체계적인 노력은 큰 산불을 훨씬 더 나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한다. 마찬가지로, 안정은 경제에도 좋지 않다. 오랫동안 좌절을 겪어보지 않고 성장만을 거듭해온 기업은 결국 취약해진다. 그리고 기업의 약점은 드러나지 않고 조용히 쌓이기만 한다.

159) 위기를 뒤로 미루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시장이 변하지 않는 것은 리스크가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고 숨어서 쌓이도록 해주는 꼴이다.

160) 돈을 잃어본 적이 없는 사람들은 비통한 심정으로 상실감에 빠져들고 이런 최저점이 2년 만에 처음 나타나는 것이라면 '2년 저점'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2년 저점은 1년 저점보다 더 큰 상처를 입힌다. 트레이더들은 이런 상황을 두고 '약한손'을'클린업' 한다고 말한다. 약한손이란 프래질한 사람들이지만 정작 자신은 그런 줄도 모르고,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을 두고 안심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165) 산불이 발생하지 않으면 인화성 물질이 축적된다고 했다. 내가 전쟁과 같은 정치적 불안이 존재하지 않으면 폭발 물질과 폭발의 움직임이 표면 아래에서 계속 쌓이게 된다고 말할 때마다 사람들은 화를 낸다.

169) 무작위성을 인위적으로 억누르면 시스템이 프래질하게 될 뿐만 아니라 숨어 있는 리스크를 확인할 길이 없다. 무작위성은 정보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실제로 리스크가 표면 아래 조용히 쌓이기만 하는 시스템은 너무나 고요하기 때문에 무작위성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 나는 근대라는 말을 인간이 환경을 지배하고 울퉁불퉁한 것을 부드럽게 하여 가변성과 스트레스를 체계적으로 제거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근대는 무작위성이 내재된 생태계로부터 인간을 신체적 사회적, 심지어 인식론적인 측면에서 체계적으로 추출해내는 것을 의미한다.

183) 그리스펀은 경제가 붕괴될 때까지 리스크가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쌓이게 내버려두면서, 호황과 침체의 골을 가지런히 펴주던, 경제계의 걸출한 의원성 질환 유포자다.

184) 경기 변동을 제어하려는 시도는 모든 프래질을 낳는 근원이 되었다. 여기저기서 발생하는 산불이 숲속의 가연성 물질을 제거해주듯이, 여기저기서 발생하는 약간의 경제적 손실은 취약한 기업을 조기에 제거 시켜준다. 따라서 이런 기업들은 일찍 포기하고 다시 출발할 수 있으므로 이들이 시스템에 미치는 장기적 손실을 최소화된다.

197) 데이터를 자주 볼수록, 당신은 유의미한 신호보다 잡음을 더 많이 보게 된다. 따라서 신호대비 잡음의 비율이 더 커진다.

198) 똑같은 데이터를 하루 단위로 살펴보면 95%는 잡음이고 나머지 5%가 신호다. 그리고 뉴스와 시장 가격의 변화에 몰입하는 사람들처럼 시간별 데이터를 살펴보면, 잡음 대 시간의 비율은 99.5% 대 0.5%가 된다. 신호보다는 잡음이 200배나 더 많다. 이것은 뉴스를 듣는 사람이 훨씬 더 속기 쉬운 사람이라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199) 나는 자연 환경에서는 스트레스가 정보라는 사실을 여러 번 이야기했다. 따라서 지나치게 많은 정보는 지나치게 많은 스트레스가 되어 안티프래질의 기준점을 넘어 버린다. 의학에서는 음식물을 소화할 때 호르몬이 갑자기 많이 분비되는 현상을 억제하는 단식의 치유력을 확인했다. 호르몬은 우리 몸의 다른 부분에 정보를 전달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지나치게 많으면 몸을 혼란스럽게 한다.

199) 지나치게 많은 뉴스와 마찬가지로 지나치게 많은 정보는 해롭다. 매일 보거나 듣는 뉴스와 매일 먹는 설탕은 같은 방식으로 몸과 마음을 혼란스럽게 한다.

200) 결론을 말하자면, 정보의 공급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제한하는 것이 개입을 완화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다. 하지만 요즘 같은 인터넷 시대에 이런 방법을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데이터를 많이 확보할수록 상황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고, 의원성 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사람들은 여전히 과학은 더 많은 데이터를 의미한다는 환상에 사로잡혀 있다.

216) 기회주의자들은 카오스 이론, 복잡계 이론, 파국 이론, 프랙탈 이론 등을 가미한 더욱 복잡한 모델을 가지고 블랙 스완을 예측하는 일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답은 간단하다. 단순한 것이 더 낫다. 이제 담론의 방향을 안티프래질로 옮겨야 한다.

238) 나는 매일 아침 최악의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고 가정하면서 마음을 가다듬었다. 실제로 이 방법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정신적으로 흔들리지 않게 해주어서 다른 치료법보다 훨씬 더 도움이 되었고, 게다가 하강국면에서도 침체되지 않도록 해서 최악의 경우가 명백해 보이더라도 위험을 수용하는 자세를 갖게 해주었다.

241) 세네카는 운명을 지배했다. 좋은 것은 유지하고 나쁜 것은 떨쳐버렸다. 즉 실천적인 측면에서 자기 자신을 위해 운명이 주는 피해를 제거하고, 좋은 것은 계속 유지했다.

248) 바벨은 떨어져 있는 양극단의 조합을 추구하고 중간을 기피하려는 생각을 말한다. 바벨은 두 개의 극단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중간에는 아무것도 없다. 한쪽 끝에서는 리스크를 극단적으로 혐오하고 다른 쪽 끝에서는 극단적으로 수용한다.

248) 90%를 현금 혹은 뉴메르레르로 보유하고 10%는 가장 위험한 주식에 투자한다면 엄청난 상승국면을 기대할 수 있는 반면, 10% 이상을 손해보지는 않는다. 모든 재산을 중간 정도의 리스크를 갖는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은 계산을 잘못했을 경우 전 재산을 날릴 수도 있다.

254) 나는 일을 할 때에는 아주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맑은 정신을 완전히 회복할 때까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방식을 선호한다. 실제로 이런 방식이 덜 고통스럽다. 일본 사람들처럼 잠을 줄여가면서까지 오랫동안 사무실에 앉아 지루하고 비효율적으로 일하지 않는다. 메인 요리와 디저트는 별개로 생각해야 한다.

255) 나는 딱 두 가지 종류의 글만 쓴다. 하나는 누구든지 읽을 수 있는 대중적인 에세이고, 다른 하나는 기술적인 논문이다. 신문사 인터뷰나 신문 칼럼처럼 두 가지의 중간에 있는 글은 쓰지 않는다.

261) 합리적인 산책가는 여행가와 달리 일정을 지속적으로 수정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이런 사람은 네로의 여행에서 보았듯이, 새로운 정보를 바탕으로 새로운 장소에 동화될 수 있다. 때로는 장소가 주는 분위기에 이끌리기도 한다. 이런 사람은 계획의 포로가 아니다. 여행가는 목적론적 오류에 빠져들 수 있다. 반면, 산책가는 새로운 정보를 얻으면서 자신의 프로그램을 끊임없이 수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한 가지 경고하고 싶은 것은 산책이 갖는 편의주의는 인생과 사업에서 대단히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261) 지금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자신이 내일 무엇을 좋아하게 될지 오늘 알고 있다고 가정하는 것은 서로 연관된 오류다. 또 다른 사람들도 자신이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당신이 묻기만 한다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말해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착각이다.

274) 지금은 어느 누구도 다음과 같은 명백한 사실을 감히 말하려고 나서지 않는다. 경제 성장은 아시아의 방식으로 평균을 올리는 데서가 아니라,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현하려는 꼬리 부분의 극소수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숫자를 늘리는 데서 나온다. 바로 이런 사람들이 상상력과 용기라는 보기 드문 자질을 지녔으며, 결국 세상은 이 사람들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299) 새에게 날아가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 정부가 연구비를 지원하고 세금을 거두어들이고, 워싱턴의 관료체제가 비대해질수록 잘못된 환상은 점점 증폭된다. 문제는 이런 지원을 중단할 때 드러난다. 새들이 날아가도록 도와주지 않으면 그들을 죽일 수도 있다는 비난이 들끓는다.

305) 기관에서 추진하는 연구를 보면, 연구자들은 자신의 논리를 확증하는 사실을 선별적으로 보고하면서, 이를 반박하거나 이 논리에 적용되지 않는 사실을 드러내지 않는다. 따라서 과학에 대한 일반 대중들의 인식에는 상당히 개념화되고 뚜렷하고 정화된 하버드 방식의 필요성을 믿게 만드는 바이러스가 내재되어 있다.

315) 행동하는 기술과 말하는 기술을 같이 놓고 보기는 어렵다. 내 경험으로는 훌륭한 의사가 하는 말을 알아듣기 어려울 때가 많았다. 사실 그들은 자신의 생각을 조리 있고 우아하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다.

321)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전쟁을 정확하게 예측했지만 유가 하락으로 큰 손해를 보았다. 그들은 전쟁과 석유를 서로 같은 대상으로 인식했다. 그러나 석유 비축량은 엄청나게 늘어서 재고가 넘쳤다.

335) 행동가는 글을 쓰지 않는다. 행동할 뿐이다. 새들은 날아가고, 새들에게 날아가는 법을 가르쳤던 사람들이 새들의 이야기를 쓴다. 따라서 역사는 시간이 있고 학자로서 보호받는 자리에 있는 패자들이 기록한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372) 1우리가 올바른 형태의 엄격함을 지니려면 틀에 박히거나 감추어진 삶, 알람시계와 미리 정해진 계획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공허한 정장 차림의 CEO들의 삶이 아니라 무작위성, 혼란, 모험, 불확실성, 자기발견, 충격에 가까운 사건으로 가득찬 삶이 필요하다. 후자는 인생을 살만 한 가치가 있도록 해준다.

373) 독학을 추구하는 자들만이 자유롭다. 그리고 그들은 학교 문제뿐만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상품화를 추구하지 않고 투어리스티피케이션을 제거한다.

375) 나는 사람을 채용할 때 그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애매한 시간을 보내는 동안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지 살펴본다. 당신도 지원자들이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능력을 보고 뽑을 수 있다. 그리고 공부를 열심히 하는 사람은 어슬렁거리는 능력이 떨어진다. 그들에게는 분명하게 정의된 일을 주어야 한다.

393) 니체는 주로 이해 증진에 목표를 둔 소크라테스식 진리를 몹시 싫어했다. 소크라테스에 따르면 사람들은 악행인 줄 알면서 고의로 저지르지는 않는다는 말이 되기 때문이다. 니체는 즉 지식이 만병통치약이고 오류는 악이며, 따라서 과학은 낙관주의적 활동이라는 주장을 향해 비난을 퍼부었다.

398) 확실히 비트겐슈타인은 근대의 안티프래질 사상가 중에서 으뜸이었다. 그는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대상에 대해 뛰어난 통찰력을 지녔다. 그리고 모든 사상가 중 생목의 오류를 가장 잘 이해했다. 생각을 문자로 표현할 때 언어가 가진 능력을 의심했으므로, 어쩌면 그가 생목의 오류를 제일 먼저 말한 사람이라고 간주할 수도 있다.

415) 추가로 마시는 포도주 1잔은 이전의 1잔보다 우리 몸에 더 많은 손상을 미친다. 따라서 우리 몸은 음주에 대해 프래질하다. 도자기 컵을 약 30센티 높이에서 떨어뜨리면 2.5센티 높이에서 떨어뜨릴 때보다 12배 이상의 손상이 가해진다.

427) 보건당국의 영양 정책은 간헐적 결핍에서 나오는 약간의 스트레스가 일으키는 호르메시스를 무시하고 있었다. 월요일에 단백질을 전혀 섭취하지 않다가 수요일에 이를 만회하면 우리 몸은 생리적으로 다른 반응을 일으킨다. 이는 결핍이 스트레스 요인이 되어서 후속적인 영양소 섭취 혹은 비슷한 영양소 섭취를 촉진하기 위한 경로를 열어주기 때문이다.

445) 모든 아이들이 해리포터를 읽고 페이스북에 가입하듯이 성인들은 부자가 되면 같은 행동을 하고 같은 제품을 구매한다. 그들은 카베르네 와인을 마시고 베니스와 플로렌스를 여행하고 프랑스 남부에 별장을 구매하려고 한다. 여행지는 사람들로 엄청나게 붐빈다.

470) 제거적 지식은 바벨 전략의 한 가지 형태다. '노'라고 대답하는 것은 상당히 강건하고 당신이 모르는 것은 프래질하고 위험하다. 그러나 당신은 '노'라고 대답하는 것을 위험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설사 그것이 오류로 밝혀지더라도 해가 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

497) 우리는 휴대폰보다 물에 더 많이 의지한다. 그러나 물은 변하지 않고 휴대폰은 변하기 때문에, 휴대폰이 실제보다 더 많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560) 근대의 행복 연구가들은 행복에 관해 강의할 때 비선형성과 볼록성 효과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마치 우리가 행복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추구해야 하는 대상인지 아닌지 알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대신에 그들은 불행에 관해서 이야기해야 한다. 나는 행복에 관해서 강의하는 사람이 불행해 보이는 것처럼, 불행에 관해서 강의하는 사람은 행복해 보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565) 진정한 부는 아무런 걱정 없이 잠을 충분히 자고, 깨끗한 양심과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질투힘을 갖지 않고, 왕성한 식욕, 강인한 근육, 신체적 에너지를 갖고, 수시로 웃고, 혼자 식사하지 않고, 헬스 센터에는 가지 말고, 육체 노동을 적당히 하고, 장 운동이 제대로 되고, 회의실에 들어가지 않고, 주기적으로 경이로움을 느끼는데 있다.

574) 어설픈 합리주의에서 비롯되는 또 다른 피해가 있다. 인간이 수면을 불필요한 것으로 여기고 이를 줄이기 위해 오랫동안 노력했듯이, 많은 사람들이 보행을 불필요한 것으로 여기고 자동차나 자전거처럼 기계적인 교통 수단을 이용하면서 헬스 센터에서 운동을 한다. 그리고 걸을 때는 무슨 창피한 일이라도 있는 듯이 아주 빠른 걸음으로 걷고 때로는 무거운 것을 들고 걷기도 한다.

583) 우리는 경제적이거나 하찮은 물질적 조건으로 정의되는 행복을 거부해야 한다. 나는 영웅주의를 배제하면서 미화시켜 놓은 중산층의 가치에 얼마나 당혹스러운지 모른다. 이런 가치는 세계화, 인터넷 덕분에 영국 항공을 타고 어느 곳이든 쉽게 퍼져서 영웅주의에 대해 무감각해지도록 만든다.

586) 나는 권위에 대해 아주 높은 기준을 정했다. 권위라는 것은 존중받을 만하지 않으면, 그리고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지 않으면 아무런 가치가 없다.

590) 나는 성공과 실패를 떠나 기업가나 리스크를 수용하는 사람을 높이 평가하고 리스크에 노출되었을 때 이를 수용하지 않는 학자, 정치인처럼 말만 앞세우는 사람은 낮게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1권을 마무리 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는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즉 말만 앞에수는 사람에게 공짜 옵션을 주고 있는 것이다.

602) 누구에게든지 의견, 예상, 자문을 얻으려 하지 말라. 단지 그들의 포트폴리오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만 물어보라.

611) 나의 롤 모델은 프랑스의 모험가지아 작가 앙드레 말로였다. 그는 자신이 체험했던 모험이 스며든 글을 썼다. 어렸을 때부터 책을 매우 많이 읽었던 그는 20대에 아시아 지역을 여행했다. 스페인 내전에는 전투기 조종사로 참전했고, 제 2차 세계대전 중에는 프랑스 레지스탕스의 일원이었다.

613) 나는 예측 연구자들에게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자신이 책임지도록 하는 것만이 과학에서 나타나는 심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제부터는 다음과 같은 간단한 경험법칙을 받아들이도록 하라. 자신의 아이디어를 현실 세계에 적용하는 과학 연구자들은 그 아이디어를 자신의 일상 생활에도 적용하는가? 그렇다면 그가 하는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여라.

637) 사람들은 일련의 세뇌 과정을 거치면서 급격하게 직업의 노예가 되어간다. 어떤 주제에 관한 의견은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이 되고, 집단의 입장에서는 신뢰할 수 없는 것이 된다. 이것이 바로 고대 그리스인들이 전문 직업인들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요인이었다.

644) 규제가 복잡할수록 내부자들에 의한 중개 거래가 더 많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이는 경험 법칙에서 나오는 또 하나의 주장이다. 2300쪽에 달하는 규제는 전직 공직자들을 위한 돈다발이 될 것이다. 따라서 규제자들은 규제를 복잡하게 만들고 싶은 인센티브를 갖게 된다. 다시 말하지만 내부자는 단순한 것이 더 낫다는 원칙의 적이다.

644) 시스템이 복잡해지면 규제 조항과 규제 정신의 차이를 인식하기가 어려워진다. 이 점은 기술적인 문제지만, 비선형성을 갖는 복잡한 환경일 때, 변수가 몇 개 되지 않는 선형성을 갖는 환경일 때보다 훨씬 더 쉽게 이익을 챙길 수 있다.

645) 정직하지 못한 의견의 의미를 정의하겠다. 이는 대체로 공공의 이익을 내세우면서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사람의 의견이다. 예를 들어, 미용사는 국민의 위생을 내세우면서 머리를 깎으라고 권한다. 총기 산업 로비스트들은 총기 소지가 미국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모두가 집단의 이익을 위하는 것처럼 보이려고 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개인적인 이익을 위한 주장에 불과하다.

648) 더 많은 데이터는 더 많은 정보를 의미한다. 그러나 더 많은 잘못된 정보를 의미하기도 한다.

649) 소음의 발생. 소음은 연구자가 은행업자가 가진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옵션을 갖고 있기 때문에 더욱 나쁜 문제가 된다. 연구자는 두각을 나타내지만 진실은 가려진다. 연구자의 공짜 옵션은 자신의 믿음을 뒷받침하거나 자신에게 유리한 결과를 보여줄 만한 통계를 찾아내는 능력을 의미한다. 그리고 나머지 것들은 버린다.

650) 컴퓨터를 통한 관찰 연구는 온갖 종류의 결과를 만들어낸다. 그런데 최근에 존 아이언니디스가 컴퓨터 계산을 통해 밝혀냈듯이, 이런 결과는 개 중에서 8개 이상이 허위라고 보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찰 연구의 결과가 일부 과학 저널에 게재되고 있다.

651) 데이터에 속아 넘어가는 현상은 빠른 속도로 늘어난다. '빅데이터'라고불리는 심술궂은 현상은 연구자들이 체리 피킹을 광범위하게 할 수 있도록 했다. 근대는 너무나도 많은 변수들을 제공한다.

660) 생명체는 가변성으로부터 이익을 본다. 당신이 살아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당신이 가변성을 좋아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배가 고프지 않으면 음식은 맛이 없다. 노력이 없는 성과는 의미가 없다. 슬픔이 없는 기쁨도 의미가 없다. 불확실성이 없는 확신도 마찬가지다. 개인적인 리스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도덕적인 삶도 마찬가지로 의미가 없다. 



    

2) 이 책은

저자: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Nassim Nicholas Taleb)


런던 <타임스>에서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사상가’로 묘사된 적이 있는 탈레브는 1960년 레바논에서 태어나 평생을 운, 불확실성, 가능성, 지식에 몰두해왔다. 철학자, 역사가, 수학자이며 현직 월가의 투자전문가이기도 하다. 그는 스스로를 레바논 출신이 아니라 레반트인이라고 소개하는데, 이는 종교적 다원성, 철학적 유연성, 문화적 풍부함을 자랑하던 레반트 지역을 자신의 자양분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탈레브는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 워튼 스쿨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한 뒤 프랑스 파리 제9대학에서 금융공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월가에서 10여 년 간 증권분석가이자 투자전문가로 일했는데, 주 분야는 파생금융상품이었다. 레바논 전쟁을 겪으면서 회의주의 철학에 심취하고 거대이론을 혐오하던 그는 투자은행에서 일하던 1987년 다우지수가 폭락하던 ‘블랙먼데이’를 겪으면서 ‘검은백조’아이디어를 떠올린다. 박식하고 철두철미한 필치에 신랄하고, 통렬하며, 공격적인 독설을 날린 그는 책의 발간 무렵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파국이 앞으로 월가를 덮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블랙 스완』은 발간 직후 많은 혹평을 들었지만(탈레브는 「뉴욕타임스」에 실린 혹평에 대해 일일이 반박하는 글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기재해 또 한번 화제가 되었다), 이 책의 경고대로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미국식 금융자본주의는 사상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탈레브가 경고한 ‘검은백조’가 월가에 홀연히 나타난 것이다. 현재 탈레브는 ‘월스트리트의 새로운 현자’로 불리며 독자적인 투자회사를 운영하는 한편 뉴욕대학교 폴리테크닉연구소의 리스크공학 특훈교수로, 자신의 연구와 실험을 독자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포춘> <네이처> 등 유수의 언론은 물론이고, 대니얼 카너먼, 말콤 글래드웰, 매트 리들리 등 세계적인 석학들까지 탈레브의 놀라운 통찰력과 거침없는 필치에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저서로는 『행운에 속지 마라Fooled by Randomness』, 『블랙 스완과 함께 가라The Bed of Procrustes』 등이 있다.

(알라딘 저자소개 인용)


나심 탈레브는 금융공학에 정통한 투자 전문가인데 이 책은 금융, 경제만을 이야기 하지 않는다. 철학서 혹은 사상서 같은 느낌이다. '안티프래질(Antifraglie)' 개념은 세상을 보는 새로운 창이다. 안티프래질은 ‘깨지기 쉬운’을 뜻하는 프래질(fragile)에 ‘반대’라는 의미의 접두어 안티(anti)를 붙여 저자가 만들어낸 단어이다. 이 책은 불확실성, 무작위성, 가변성, 무질서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며 그것들을 회피할 것이 아니라 성장의 도구로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우리 사회와 경제가 왜 이렇게 리스크와 외부 스트레스에 취약한지, 구체적으로 안티프래질해 질 수 있는 여러가지 전략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설명하고 우리 사회의 불평등이 사실은 '다른 사람에게 fragility를 전가함으로써 스스로는 안티프래질해지는' 잘못된 구조에서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정치, 역사, 금융, 경제 시스템, 의학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저자의 놀라운 식견과 통찰로 안티프래질의 특성과 안티프래질하기 위한 방법을 설명하는 이 책의 주제를 한마디로 압축, 정리해본다면 “바람은 촛불 하나는 꺼뜨리지만 모닥불은 활활 타오르게 한다. 바람을 기다리는 불이 돼라!” 정도일 것이다. 7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이라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시간을 투자해서 몰입하며 읽으려 했으나 일상이 분주하여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저자의 모든 주장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불확실성, 무작위성, 시행착오를 어떻게 수용해야하는지에 대한 탁월한 시각에 적잖은 도전과 지적 자극을 받았다. 저자의 다른 책 <블랙스완>, <행운에 속지 마라>도 읽어보려 한다. 


3) 책에서 배우다                              


1. 실수를 바라보는 관점.

저자는 작은 실수를 사랑하라고 한다. 오히려 실수들이 계속 반복됨으로 굉장한 일을 해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실수를 통해 정형화된 경험을 탈피하여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고 이렇게 범위에서 벗어난 삶을 추구하라고 한다. 실수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난 실수에 관대하기보단 예민한 편이다. 내 실수도 그렇고 겉으로 내색하는 것과는 별개로 타인의 실수에도 관대하지 않은 때가 많다. 실수와 스트레스에 대해 안티프래질한 관점을 갖는 것이 마음의 평화와 함께 실력의 향상, 성장에도 실제적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2. 스토아 철학과 안티프래질.

금전적 손실이나 사회생활의 내리막을 경험할 때 마음의 상처를 입지 않도록 정신을 수양하는 것을 지적 활동의 본질로 보는 게 스토아 철학인데, 금전적 손실로부터 잃는 것보다 작은 이익을 크게 감사함으로써 얻는 기쁨을 더욱 크게 만들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정신 수양을 통해 옵션의 비대칭적 보상구조를 안티프래질하게 만드는 것이다. 농담으로 '정신승리’란 말을 하곤 하는데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긍정적 방향성을 가진 정신승리가 스토어 철학과도 연결이 된다. 


연금술에서 일반 금속을 금으로 만들 때 필요한 것이 ‘철학자의 돌’인데 이 철학자의 돌이 인생의 행복에도 필요하다는 것이 저자의 관점이다. 같은 양을 잃거나 얻는다고 할 때, 잃는 것을 크게 보고 얻는 것을 적게 보는 것이 ‘프래질’한 인생관이라면 잃는 것을 적게 보고 얻는 것을 크게 감사하는 것이 ‘안티프래질’한 인생관이다. 스토아 철학이 강조하는 정신적 수양은 프래질한 삶을 안티프래질한 삶으로 바꿔주는 ‘철학자의 돌’ 역할을 하는 셈.


3. 위기 속에 기회포착, 안티프래질의 적용.

블랙스완 상황에서도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세계는 우리의 기대와 달리 정규분포를 따르기보다는 극단적인 분포를 따르는 것이 일반적이며 선형적으로 진행되보다는 비선형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 그 자체도 무척 중요하다고 본다. 모든 것을 다 알때까지, 모든 것이 준비될까지 기다리는 소극적인 삶을 살기 보다, 작은 비용 (적은 리스크)으로 도전할 수 있는 일들을 당장! 시작하고 시도해 보면서 가능성에 제한을 두지 않는 것이다. 'Fail fast and fail often'이라는 실리콘밸리의 격언이 40대인 내게도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나도 '젊었을 적’엔 제법 도전적이었는데, 나이를 먹어가면서 지나칠 정도로 안정성을 중요시한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라는 직업을 17년 정도 가지고 있다 보니 직무의 영향으로 안정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더 강해진 면도 있다. 서버도 프로그램도 오류 없이 안정적으로 돌아가는 것이 생명처럼 중요하기 때문에 예상 가능한 다양한 장애요소를 확인하고 체크하고 개선하는 게 내 일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 어찌 보면 나는 이 책에서 말하는 근대성의 특징(표준화, 무작위성/불확실성의 제거를 통한 안정, 최적화)을 내 업무와 생활에서 주요한 목표이자 방향으로 삼는 사람이고 그런 의미에서 지금의 나는 꽤 ‘프래질’하다. 개별 사안을 예측하지 않고 특정한 사건이 미래에 발생했을 때 그것에 대한 선택권을 갖는 ‘옵션’과 옵션의 비대칭적 보상 구조의 프레임으로 내 일과 생활을 구성하는 요소를 점검하고 기록해보려 한다.


4) 꼭 기억할 인용구

14) 세상에는 충격으로부터 혜택을 보는 것들이 있다. 이런 것들은 가변성, 무작위성, 무질서, 스트레스에 노출될 때 번창하고 성장하며, 모험과 리스크, 불확실성을 좋아한다. 그러나 이런 현상이 도처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충격을 가하면 부서진다는 의미인 프래질에 정확하게 반대가 되는 단어는 없다. 이런 단어를 '안티프래질'이라고 부르자. ... 안티프래질은 회복력 혹은 강건함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회복력이 있는 물체는 충격에 저항하면서 원상태로 돌아온다. 반면, 안티프래질한 대상은 충격을 가하면 더 좋아진다. ... 안티프래질은 무작위성과 불확실성을 좋아한다. 이는 일정 정도의 오차를 좋아한다는 의미다. 안티프래질은 우리에게 미지의 것을 다루도록 해주고 무엇인가를 이해하지 않고도 잘 실행할 수 있도록 해주는 매우 독특한 성질을 갖고 있다.  

64) 스트레스의 근원을 제거하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결과를 만들지는 않으며, 명백하게 해로운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169) 무작위성을 인위적으로 억누르면 시스템이 프래질하게 될 뿐만 아니라 숨어 있는 리스크를 확인할 길이 없다. 무작위성은 정보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실제로 리스크가 표면 아래 조용히 쌓이기만 하는 시스템은 너무나 고요하기 때문에 무작위성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 나는 근대라는 말을 인간이 환경을 지배하고 울퉁불퉁한 것을 부드럽게 하여 가변성과 스트레스를 체계적으로 제거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근대는 무작위성이 내재된 생태계로부터 인간을 신체적 사회적, 심지어 인식론적인 측면에서 체계적으로 추출해내는 것을 의미한다.


200) 결론을 말하자면, 정보의 공급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제한하는 것이 개입을 완화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다. 하지만 요즘 같은 인터넷 시대에 이런 방법을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데이터를 많이 확보할수록 상황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고, 의원성 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사람들은 여전히 과학은 더 많은 데이터를 의미한다는 환상에 사로잡혀 있다.


248) 바벨은 떨어져 있는 양극단의 조합을 추구하고 중간을 기피하려는 생각을 말한다. 바벨은 두 개의 극단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중간에는 아무것도 없다. 한쪽 끝에서는 리스크를 극단적으로 혐오하고 다른 쪽 끝에서는 극단적으로 수용한다.


248) 90%를 현금 혹은 뉴메르레르로 보유하고 10%는 가장 위험한 주식에 투자한다면 엄청난 상승국면을 기대할 수 있는 반면, 10% 이상을 손해보지는 않는다. 모든 재산을 중간 정도의 리스크를 갖는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은 계산을 잘못했을 경우 전 재산을 날릴 수도 있다.


565) 진정한 부는 아무런 걱정 없이 잠을 충분히 자고, 깨끗한 양심과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질투힘을 갖지 않고, 왕성한 식욕, 강인한 근육, 신체적 에너지를 갖고, 수시로 웃고, 혼자 식사하지 않고, 헬스 센터에는 가지 말고, 육체 노동을 적당히 하고, 장 운동이 제대로 되고, 회의실에 들어가지 않고, 주기적으로 경이로움을 느끼는데 있다.


644) 시스템이 복잡해지면 규제 조항과 규제 정신의 차이를 인식하기가 어려워진다. 이 점은 기술적인 문제지만, 비선형성을 갖는 복잡한 환경일 때, 변수가 몇 개 되지 않는 선형성을 갖는 환경일 때보다 훨씬 더 쉽게 이익을 챙길 수 있다.


649) 소음의 발생. 소음은 연구자가 은행업자가 가진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옵션을 갖고 있기 때문에 더욱 나쁜 문제가 된다. 연구자는 두각을 나타내지만 진실은 가려진다. 연구자의 공짜 옵션은 자신의 믿음을 뒷받침하거나 자신에게 유리한 결과를 보여줄 만한 통계를 찾아내는 능력을 의미한다. 그리고 나머지 것들은 버린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