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를 지나서 세번째 토픽 '사업'
사업...
무엇이든지 정확하게 모르면 정의를 찾아보는 습관 같은 게 있다.
사전적 정의로서 사업을 바라본다면 모든 건 '사업'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아는 사업은 기업을 경영하는 걸 보통 말한다.
그런 측면으로 나는 사업을 하고 싶어했다. 사업체를 운영했지만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정의 부분에서 '일정한 목적과 계획, 짜임새 라는 말이 마음에 걸린다. 나는 지금 생각해보면 결코 짜임새 있게 운영하지 못했다. 특히 20대는 더 그랬다. 30대에 접어든 지금 또한 그렇지 못하다. 하지만 20대는 더 그러했다.
나는 20대 때 총 크게 2가지의 사업을 했다고 할 수 있다.
1. 카페
2. 백색가전부품 및 패션 잡화
첫 번째 사업인 '카페' 부터 들어가보자 카페는 '20대를 지나서 #2' 에서 커피를 접하고 내가 해당 학과를 들어가면서 세운 목표였다.
https://brunch.co.kr/@dor0830/50
지금 생각하니 이걸 어찌저찌 이뤘다. 여러모로 운이 좋았다.
이걸 위해서 나는 이 맘 때 딱 3가지만 집중했다.
1. 학교
2. 사업
3. 연애
이거 외에는 거의 하지 않았다. (실은 할 시간도 없었다.) 30대에 접어드니 약간 후회되는 부분이랄까? 좀 더 이것저것 해볼 걸... 너무 학교 생활에 집중하지 못 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외식산업학부 바리스타학과' 에 들어가면서 정한 목표는 2가지다.
1. 학교 재학 중 카페를 창업한다.
2. 내가 창업한 카페에서 학교 학생을 채용한다.
이걸 위해서 나는 정말 이것저것 다 했다. 음... 이 때는 계획을 가지고 짜임새 했다기 보다 기회가 닿으면 다 했다. 학교 근처에 정말 쓰러져가는 사무실 같은 곳을 임대했다. 임대 이유는 아래의 2가지다.
1. 나의 커피 작업실
2. 공간 대여
첫번째 '나의 커피 작업실' : 나는 커피를 내리고 공부하고 로스팅할 작업실이 필요했다. 그리고 카페를 만들기 위해 작은 공간에서 로스팅해서 납품할 생각을 했다. 그 때 당시만해도 지금보다 로스팅하는 사람이 적고 잘 없었다. 그래서 아무것도 없지만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세상을 모르기 때문에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두번째 '공간대여' : 우리 학교는 작았다. 그러다보니 학교에서 커피 연습을 하기 정말 어렵고 까다로웠다. 하지만 수업들은 조 단위 수업으로 커피를 추출하고 PT 하는 수업이 많았다. 그래서 근처에 바리스타 학생을 대상으로 '공간 대여' 를 하면 적어도 월세는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사무실을 임대해서 로스팅하고 공간을 대여 해줬다. 이케아에서 산 가구들로 대충 테이블 놓고 주위 사무실에서 버리는 책장가져다 놓고 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나는 세상 볼 줄 몰라서 일단 막 했다. 그리고 그 때 당시 자만심 같은 게 있었다. '내가 하면 어떻게든 다 될 거야 그렇게 되게 되어있어' 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막 했던 거 같다.
막상 이렇게 적고 보니 굉장히 스타트업 '언더독' 느낌이 나고 괜히 있어보이는 느낌인 거 같은데 정말 뭣도 없었다. (사진을 찾으면 찾을 수 있는데 다 다른 폰에 있어서 솔직히 귀찮다.)
학생이 돈이 어디있겠는가.. 지금 생각하면 어이가 없지만 돈이 없어서 일단 50만원 정도를 모아서 이런 로스터기를 샀다. 진짜 로스터기 라고 하기에는 허접하고 이건 심지어 휴대용 버너에 올려놓고 사용하는 거다. 가정에서 취미용으로 사용하는 로스터기다.
그 때 당시에는 이걸 구매할 때도 정말 많은 고민과 서치 끝에 구매했다.
그렇게 이걸 가지고 생두를 사서 작업실에서 연습을 했다. 몇 번 연습을 하고 감이 좀 잡히고 나서. 겁도 없이 영업을 다녔다. 명함도 대충 만들어서 카페도 가보고... 그 때 당시 유행했던 '페이스북'도 했다.
문전박대는 뭐 기본이었다. 싸늘한 반응도 많았다.
아직도 생각나는 에피소드 중에 하나가 그 때 당시 '페이스북' 에 '카페 컨설팅' 이라는 말을 써서 채널을 만들어서 운영했는데, 이것저것 컨텐츠를 올리니 반응이 왔었다. 우리한테 '카페 창업' 문의를 했는데, 클라이언트는 당연히 우리가 매장이 있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근데 우리가 매장이 어디있나? 하지만 어떻게든 거래를 성공시키고 싶은 마음에 이것저것 핑계를 대면서 직접 가겠다고 했더니.. 결국 클라이언트는 우리를 못 믿고 떠났다.
뭐 폴짝폴짝 빨빨 거리면서 이곳 저곳 돌아다니다보니 처음으로 미용실에서 우리 원두를 사용하게 되었다. 그리고 아주 작은 카페에서도 우리 원두를 사용하게 되었다. 그렇게 어찌저찌 원두를 판매했다. 그런 업소의 원두는 뭐로 볶았냐고? 저 50만원짜리 로스터기로 볶았다.. ㅋㅋ (일반 로스터기 기본 금액이 800-1000만원이다. 얼마나 터무니 없는 건지 감이 올 것이다.)
저게 너무 작은 용량이여서 300g 넣는 게 최대였다. 그렇게 300g 볶으면 결과물은 250g 이 나온다. 근데 납품을 한다는 건 원두양이 그래도 몇 kg 은 나온다는 거다. 그럼 6-8kg 발주가 들어오면 저걸로 6-8시간은 볶아야 한다. 저걸로 1시간에 1kg 을 만들 수 있다.
그 때 당시에는 주문이 들어오면 감사해서 그냥 하루 종일 저걸로 볶았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비효율의 끝판왕이다.
그렇게 하나하나 해나가고 있을 무렵.
운이 좋게 내가 납품하는 미용실 관계자가 합정동에 미용실을 차리는데, 1층은 카페로 2층은 미용실로 차릴려고 한다는 거다. 근데 자기가 카페를 모르니 내가 맡아줬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 때 당시 나는 나이가 23살이었다. 이런 기회가 어디있겠는가? 그렇게 나는 운영의 전권을 다 맡아서 진행하게 된다.
그렇게 나는 카페를 운영하고 우리 학교 학생들을 파트타임 직원으로 함께 할 수 있었다. 운이 좋게 나는 그렇게 목표를 이루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카페 창업을 하는 것 까지가 목표였지 그 뒤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어디로 가야 할 지 갈피를 못 잡았다. 그리고 나는 커피에 대해서 배웠지 경영과 브랜딩에 대해 배운적이 없었다. 그래서 그 당시 매출 압박 때문에 스트레스를 엄청 많이 받았다. 아이디어는 있지만 어떻게 진행해야하는 지 모르고... 추진력도 많이 약했다. 그래서 할 줄 아는 게 없어서 오로지 '제품의 퀄리티', '고객에게 친절' 이렇게 두가지만 열심히 했다. 그랬더니 매출이 오르긴 오르더라. 하지만 나는 미루던 군대로 인해 해당 카페를 정리하게 되었고 군대를 가게 된다.
(22년도 2월에 작성한 글 그대로를 가지고 발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