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영국으로 결정했어? 미국은?
2021년 7월, 코로나로 고생하던 영국이 드디어 락다운을 해제하고 일상으로 돌아가기 시작할 즈음, 2년 MBA를 시작하기 위해 기대반 걱정반 런던에 도착했다.
영국으로 떠나기 전, 회사 분들과 친구들, 친척분들을 만나면서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은 "왜 하필 영국에 가기로 했어?" 이다. 영국에서의 일상과 MBA 경험은 이후에 차차 풀어가겠지만, 오늘은 내가 왜 영국을 선택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왜 영국 생활에 대해 만족하는 지 이야기해보고 싶다.
아빠 일때문에 나는 싱가포르에서 가족과 함께 중고등학교를 보냈다. 싱가포르는 19세기부터 영국의 지배를 받았고, 지금도 영연방 국가로써 영국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는 나라이다. 특히, 싱가포르에서 영국계 국제학교를 다녔는데, 영국문화와 유럽문화를 어릴 때 가까이서 접할 수 있었고, 친숙하게 느끼게 되었다.
MBA를 결정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졸업 이후 해외취업 및 거주였고, 언어문제를 생각했을 때 영어권 나라만 고려하게 되었다. 미국과 영국학교에 합격한 이후 굉장히 많이 고민했지만, 결국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문화가 친숙한 영국을 고르게 되었다.
영국계 국제학교를 다니면서 대부분 친구들은 영국 또는 영연방 국가로 대학 진학을 하게 되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10년이 넘은 지금도 우리 학년의 약 20명 가까이는 아직도 런던에 살고 있고 Whatsapp 단톡방을 통해 꾸준히 연락을 주고 받고 있다. 친구들이 많은 도시에서 외로움이 훨씬 덜할 거라고 생각했고, 더 빠르게 적응할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MBA에서도 소중한 인연을 많이 만들었지만, 고등학교 친구들은 내 런던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너무나 감사한 존재들이다. 처음에 런던에 적응할 때 자잘한 어드민부터 병원 방문, 비자 신청까지 너무 큰 도움을 주었고, 취업준비로 마음이 힘들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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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Brexit를 선언하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아직도 전 세계 금융의 중심은 뉴욕과 런던이고, 유럽 금융의 중심이 런던임에는 변화가 없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금융회사를 다니며 더 큰 시장인 런던에서 금융업을 경험하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되었고, 우연한 기회로 2018년에 런던에 출장을 오게 되며 1주일남짓되던 출장기간동안 새로운 관점을 배우고 유럽의 금융시장을 볼 수 있었다. 런던 사모펀드에서 인턴을 하며 값진 경험을 많이 얻었고, 꿈에 다가가는 중이다.
이 세가지 이유로 영국 그리고 런던을 선택하게 되었고, 벌써 런던에서 산 지가 2년이 넘었다. 한국에 비해 너무 비싼 물가와 울적한 날씨 (특히 겨울), 밋밋한 음식은 아직도 익숙해지는 중이지만 전반적으로 런던생활을 행복하게 즐기고 있다. 앞으로, 런던에서 생활하면서 겪은 이런저런 에피소드들을 공유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