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6남성과 20대 여성
우리 밀레니얼 세대는 그들에게 주어진 성적 자유를 감당하지 못해 스스로에게 많은 상처를 입히고 있다. 스스로 사랑받아 마땅한 인간이라고 생각하지 못해, 타인에게 사랑을 주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 그래서 상대방이 자신에게 관심을 주지 않으면, 금새 또 새로운 상대를 찾아 몸과 마음을 내주려고 한다. 가끔 너무 큰 상처를 받을 때면, 머리를 깎고 페미니스트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성욕은 쉽사리 이성으로 제어될 수 있는 게 아니니, 자기 연민의 굴레는 계속 돌아간다.
반면 586세대의 어른들은 성적 자유라는 개념을 이해조차 하지 못한다. 그들에게 성적 자유란 '민주화 운동'을 하며 여성 동지를 겁탈하거나 룸싸롱에서 젖가슴을 주무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녀가 유별하다고 생각했다. 남녀가 구별되지 않으면, 자신들이 무슨 짓을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얼마나 많은 죄를 지어야 대체 여대생들이 담배 피는 것만 봐도 혀를 차던 양반들이 한순간에 페미니스트로 전향하게 되는 것인가? 박원순도 그랬고, 수많은 아무개들이 그것을 멋지다고 생각하며, 자신들은 그래도 정의의 투사라고 생각하며, 지금의 기성세대가 되었다. 참 희한한 일이다. 가장 여성을 박해하던 기성 남성 세대와 가장 여성으로서 적은 차별을 받고 자란 젊은 여성 세대가 한 배를 타고 동상이몽을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