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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무제 Jul 12. 2018

평범한 직장인 일상에 적응하기

그 동안의 근황, 오랜만에 남기는 글, 재취직 성공

 그 동안 브런치에 뜸했다. 내가 브런치를 시작했을 때는 매우 우울한 취준생이었다. 나의 이 우울함을 온통 쏟아내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나의 정신을 유지할 수 없었다. 그래서 5번의 글로 우울함을 분출했다. 마지막 글을 끝으로 길지 않은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취업에 성공했다. 완벽하게 내가 원하던 곳은 아니었지만 내가 정해둔 기준을 어느 정도 충족한 곳이었다. 그래서 나는 다니기로 결정했다. 꿈에 그리던 재취직이다.


 하지만 인생은 하나의 시련이 끝나면 새로운 시련을 주듯이 새로운 직장에 적응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내가 해보지 않은 일을 시작했고 꼭두새벽부터 일어나서 나가야했고 새로운 일은 익숙해지기까지 상사에게 혼나야 했다. 하지만 다행히 그 시간이 우울하지 않고 당연스럽게 받아들였다. 나의 온 정신을 그 곳에 집중시켰다. 지금은 시간이 조금 지나 일에 어느 정도 적응을 한 상태이다. 물론 가끔 혼나기도 하지만 꽤 적응했다고 자부한다.백수라는 일상을 지나 지금은 직장인이라는 새로운 일상에 적응하고 있다. 취준생 때 남긴 글에 많은 분들이 라이킷을 눌러주셔서 당황스러웠다. 그와 동시에 너무 감사했다. 그래서 오랜만에 근황 글을 남기고 싶었다. 동시에 앞으로 나의 에세이를 자주 연재할 계획이다. 오히려 직장이 되고 더 많은 고민이 시작되어 글의 소재는 더 다양해졌다. 혹시나 나의 취준생 이야기를 연재하던 매거진 '취준생 일기'는 '백수 일기'로 바꿨다. 다음에 내가 다시 백수가 되면 그 곳에 이야기를 다시 남기겠다. 그리고 내 글을 취준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는 분은 댓글 남겨주시면 다른 글을 써보도록 노력하겠다.


 내가 취준을 하면서 취업에 적용했던 기준은 명확했다. '누구나 들으면 알 수 있는 방송국', 일명 이름빨이 있는 회사를 원했다. 전 직업은 명확히 회사의 이름빨이 필요했던 기자였다. 하지만 내가 속했던 회사는 이름이 없어서 취재를 할 때 많은 고생을 했었다. 미디어 쪽에 일하려면 그 미디어의 힘이 있어야 한다. 나는 전에 일했을 때 그것을 뼈져리게 느꼈다. 그리고 언론사를 떠나 방송국 영상 쪽으로 이직을 준비하면서 그냥 영상을 하는 곳이 아니라 제대로 방송국을 가고 싶었다. 전 직장인 인터넷 언론사를 다니면서 방송국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그래서 지금 취업한 곳은 누구나 들으면 아는 곳이고, 제대로 된 방송국이고, 내가 원하던 영상 편집 일을 하고 있다. 물론 그 외에 많은 단점이 존재한다. 하지만 나는 나만의 명확한 기준을 만들었고 지금 회사는 그 기준을 충족하는 곳이다. 그래서 불만을 가지지 않고 잘 다닐 수 있도록 마음을 비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재취직을 하고 나서 가장 먼저 일어난 일상의 변화는 나의 생활 패턴을 직장을 기준으로 바꾸려고 한다는 것이다. 지금 직장은 일반적인 회사들과 다른 시간대를 보유하고 있다. 아침 꼭두새벽부터 일어나서 가야 한다. 전형적인 올빼미족인 나에게 이 시간대를 맞추는 것이 너무 힘들다. 딱 3개월을 다닌 지금도 사실 적응하지 못했다. 그래도 다행히 일은 적응을 해서 어느 정도 일을 진행하고 있다. 여러 번 물어보고 컨펌받고 수정한 끝에 이 곳에 체계에 적응했다. 그리고 처음에는 정말 힘들었는데 후에 나와 같은 포지션인 선배가 들어와서 같이 일을 하고 있어서 훨씬 수월하게 일을 했다.  


 그리고 이직에 성공하고 열심히 돈 쓰고 놀러다니고 있다. 그 동안 취준생 시절에 누리지 못한 것을 누린다는 명목으로 없던 돈까지 끌어와서 놀고 있다. 그런 결과 돈은 벌고 있지만 거지꼴을 면치 못했다. 생각보다 쓰지 않은 것 같은데 많이 쓰고 있는 현실이다. 그 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도 만나고, 그 동안 사지 못한 물건들도 많이 샀다. 먹고 싶은 것도 실컷 먹고 있다. 그리고 친목모임에 들어가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나는 만났던 사람들을 또 만나는 매우 제한적인 인간관계를 가진 사람이다. 사람에게 폐쇄적이고 익숙한 것이 좋아 소중한 내 사람들 몇 명만 만나는 경향이 있다. 이걸 20년 가까이 하고 있다보니 나의 인간관계는 매우 좁다. 최근에 이런 내 인간관계에 아쉬운 마음이 들어 친목모임에 들어갔다. 나는 특히 첫 만남에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어서 매우 걱정을 많이 했지만 실제로 만나보고 대화해보니 다들 너무 좋은 사람들이었다. 다행히 다들 잘 맞아 친하게 지내고 있다. 정말 이렇게 친해진 것이 신기할 정도로 친해졌다.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의 한정적인 환경을 벗어나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다. 물론 단순 모임일 뿐이라 회의감이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너무 좋기 때문에 걱정은 나중으로 미뤄두고 열심히 같이 놀고 있다.


 재취직이라는 1차적인 목표를 이루고 나니 그 다음은 다음 목표가 보이기 시작했다. 회사 이외에 내 개인 작업을 진행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 지금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나의 개인 작업을 어떤 식으로 이어나갈 지에 대한 고민을 끝없이 하고 있다. 그리고 이 고민의 연장선으로 이번 달 30일에 카메라를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할부이다. 지금 나의 직장은 나의 미래까지 책임져주지 않는다. 그리고 단순히 지금 위치로 만족하고 싶지 않다. 취직에 성공하고나니 다른 것들까지 욕심이 난다. 내가 책임질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 욕심을 내서 많은 것들을 성취하고 싶다. 더 크리에이티브하게 더 공감할 수 있게 더 아름답게 모든 것을 표현하고 구성하고 싶다. 


 짧게 남기려 했는데 생각보다 길어졌다. 고인 물이 되고 싶지 않고 흐르는 물이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 내 멋대로 21세기 서울에서 살아남고 싶다. 앞으로 내 멋대로 살아가는 나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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