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 시대와 나
누구는 내 나이가 싸이월드 세대는 아니라고 하지만, 난 그 누구보다 싸이월드를 열심히 했고 싸이에 진심이었다고 장담할 수 있다. 나는 또래보다 조금 빨랐던 것 같다. 초4에 투니버스를 떼고 엠넷 케이엠을 보며 인터넷 서핑을 했다. 무한도전을 보고 텔존을 했으며 각종 네이버 카페에 가입했고, 바보상자 앞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던 건 나의 유구한 역사다. 그렇게 아주 어릴 때부터 tv를 분별 없이 많이 봐서 내 세대보다 윗 세대의 대중문화가 친숙하고 그 때의 코드를 꿰고 있다. 굳이 따지자면 아마 80년대 후반~90년대 초반년생들과 세대가 맞먹는 듯싶다. 내게 친숙하고, 또 내가 노스텔지어를 느끼는 문화의 시기는 대략 2000년대 초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이다. 그 때가 내 인생에 존재하는 대중문화의 르네상스라고 느낀다. 그래서 몇몇은 대화 중 내 나이를 듣고 놀라기도 한다. 그러나 분명 나 같이 유년기를 바보상자 앞에서 보내고 또래보단 아는 언니 오빠들의 생태를 궁금해 하는 애들이 존재했음을 나는 안다. 내 안의 대중문화가 거기에 멈춰있는 또 다른 이유는, 한참 고등학교~대학교 시절에 머글을 자처하며 예술충의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그 시기의 아이돌과 티비 프로그램들은 내게 낯설다. 내 또래라면 누구나 한 번씩은 좋아했던 엑소에게도 관심이 없었다. 그리고 그것은 나의 빠순이 인생에 오점으로 남았다... 빠순이라면 누구나 이해하는 엑소의 존재에 대한 각종 메타들을 난 이해할 수 없고 난 그 때마다 그들에게 섞일 수가 없다. ㄱ- 그 당시에 내가 누굴 좋아했나 떠올려보면 콜모어와 안테나뮤직, 모델 87라인을 좋아했던 것 같다... (개쪽팔림) 밤에는 유희열의 라디오천국 나얼의 음악도시를 자주 들었던 것 같다. 어쨌거나 난 또래보단 내 윗세대와 문화적 코드가 더 맞는다. 그래서 대화를 하다보면 오히려 동년배들에게서 세대 차이를 느낄 때도 왕왕 있다. 그렇지만 난 이런 ㄴh가 좋ㄷr....xx년생이지만 05학번이즈백을 보며 빡빡 웃을 수 있어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