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배우는 이유
많은 이들이 영어를 잘하고 싶어 하고, 이를 위해 많은 시간과 돈을 들인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늘지 않는 영어 실력에 결국은 동기를 잃어버린다. 그렇게 우리는 외국인 앞에만 서면 속앓이를 하고, 영어 웹사이트라도 나올라치면 재빨리 닫기 버튼을 누르는 사람이 된다.
우리는 어쩌다 영포자가 됐을까?
우리가 영어를 포기한 이유는 영어를 배워야 하는 이유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영어 공부를 하다가 마는 사람들은 은연중 이런 생각을 한다. “그래, 평소에 영어 쓸 일도 없는데 열심히 해서 뭐해…”. 영어 학원에 가기 싫어하는 아이들은 이런 말을 한다. “전 미국에 갈 것도 아닌데 왜 영어를 공부해야 해요?”. 아무리 비싼 영어학원에 가도, 소문난 영어 공부법을 백날 따라해도, 스스로 영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영어는 절대 늘지 않는다.
영어를 배우면 내 인생이 어떻게 달라질까?
영어를 잘하고 싶다면 먼저 이 질문에 답변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영어로 듣고, 읽고, 쓰고, 말한다. 해외에 살면서도 영어 한 마디 못하는 벙어리에서 영어로 유창하게 말하는 사람이 되기까지 6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나는 영어를 잘하게 돼서 너무 행복하다. 그리고 나는 영어를 할 때마다 자신감이 넘친다. 영어가 나에게 수많은 가능성을 가져다주는 열쇠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영어가 내 삶에 어떤 차이를 만들어냈는지,
내가 직접 경험한 '영어를 하면 좋은 점 4가지'를 나눠보려고 한다.
영어와 함께 누릴 새로운 삶을 상상할 수 있다면, 고생스러운 영어 공부가 더 의미있고, 재미있어질 것이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영어를 배워야 하는 자신만의 이유를 찾을 수 있기를,
그래서 결국에는 영어라는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영어를 하면 좋은 점 첫 번째는 수준 높은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어를 하면 사용하는 검색창이 네이버에서 구글로 바뀐다. 네이버에서는 한국어 정보만을 얻을 수 있다면, 구글에서는 영어로 된 전 세계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전 세계에서 영어를 쓰는 인구는 약 15억 명, 전체 인구의 20% 라고 하니, 영어와 한글 정보의 양에 천문학적인 차이가 있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구글에 영어로 검색할 수 있다는 것은 한국에서 구할 수 없는 고급 정보를 갖고 있는 것과 같다. 2018년, 나는 취업을 준비하면서 티스토리 블로그에 IT 서비스에 대한 글을 쓰고 있었다. 당시 Youtube 추천 알고리즘을 분석하다가 구글 엔지니어들이 쓴 영어 논문이 있어서 공부도 할 겸, 블로그에 영어 논문을 한글로 요약한 글을 올렸다. 글을 쓴 며칠 뒤, 2~3을 웃돌던 블로그 일 방문자 수가 1500을 돌파했다. 이유를 파악해본 즉, 페이스북의 여러 개발자 커뮤니티에 내 글이 공유된 것이었다.
이 경험을 통해 내가 느낀 것이 있다. 1. 영어를 못하면 제공된 정보를 활용하지 못한다. - 내가 요약, 번역한 논문은 구글에 “Youtube Recommendation Algorithm”이라고 검색하면 제일 먼저 뜨는 검색 결과다. 사람들은 아마 이 논문을 찾기 위해 써야 하는 영어 검색어를 몰랐거나, 아니면 검색을 했어도 영어로 된 논문을 보고 누군가가 내용을 옮겨주기를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2. 사람들은 고급 정보를 매우 필요로 한다. - 사람들은 항상 더 좋은 정보를 얻고 싶어 한다. 하지만 문제는, 대부분의 최신 고급 정보가 영어로 되어있다는 것이다. 영어를 하지 못할 경우, 사람들은 원하는 정보를 얻지 못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거센 바람이 시작된 요즘 가장 떠오르는 직업은 ‘개발자’다. 개발자는 어떤 일을 할까? 경쟁력 있는 개발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은 무엇일까? 개발자인 남편에게 직접 물어봤다. 남편이 간단히 설명한 ‘개발자가 하는 일’ 은 이렇다 - 검색하고, 공부하고, 코드를 쓴다. 그렇게 천 줄, 만 줄의 코드를 쌓아 새로운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든다.
여기서 중요한 건 검색, 공부, 코딩이 모두 영어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컴퓨터 언어(자바, 언어, 파이썬)는 모두 영어로 쓰였다. 따라서 영어 이해 능력은 개발자의 학습과 업무 속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영어를 모르면 구글에 물어보는 것, 새로운 지식을 배우는 것, 코드를 쓰는 것이 모두 어려워진다. 영어 단어, 스펠링을 하나 더 아는 것이 실력 있는 개발자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는 개발자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창의융합인재가 대두되는 요즘, 스스로 정보를 찾고 다양한 정보를 조합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21세기 필수 역량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오늘날엔 검색, 공부, 생산과 판매가 모두 인터넷 상에서 이뤄진다. 따라서 영어라는 수단을 갖고 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우리가 인터넷 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정보의 질과 양, 그리고 기회에는 천문학적인 차이가 있다. 영어 실력은 습득할 수 있는 정보의 수준을 판가름 짓고, 이는 역량의 격차를 만든다.
영어를 통해 고급 정보를 누구보다 먼저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우리가 동경하는 세계적인 그루들이 대부분 영어를 모국어로 쓰기 때문이다.
한 예로 내가 즐겨보는 Medium (미국판 브런치 /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쓰는 블로그)에서는 우리가 동경하는 실리콘밸리의 사업가들이 활동한다.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 에어비앤비의 브라이언 체스키, 트위터의 비즈 스톤 등은 그들의 시행착오, 성공담과 같은 속 깊은 이야기들을 Medium에서 풀어낸다. 영어를 할 수 있다는 것은 그들의 마음속 이야기를 직접 읽을 수 있게 됨을 뜻한다.
페이스북, 넷플릭스 프로덕트 VP(부사장)로부터 커리어 조언과 인사이트도 얻을 수 있다. 페이스북 프로덕트 VP도 인간관계 때문에, 일 때문에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한 여자 사람이라는 것을 그녀의 글을 보고 느꼈다.
영어를 하면 내가 만나보고 싶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언제든지 들어가 그들과 같이 느끼고, 생각하며, 그들로부터 직접 배울 수 있게 된다. 세계 최정상들에게서 배우고 싶다면, 먼저 영어를 배워야 한다.
영어를 하면 좋은 점 두 번째는 삶이 더욱 재미있어진다는 것이다. 영어를 잘하면 한국 예능 + 전 세계의 영어 예능을 보고 웃을 수 있다. 사실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재미’ 만큼 중요한 게 없다. 재미있어야 계속 보고 싶고 하고 싶어 진다.
한국에 돌아온 후 이전처럼 영어를 쓸 일이 많이 없었는데, 문득 나를 지난 10년 간 괴롭혀온 영어가 너무 즐겁게 느껴진 순간이 있었다. Youtube에서 영어 영화 클립들과 디즈니 성대모사를 보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웃고 있는 나를 발견했을 때였다.
영어로 된 음악, 영화, 드라마는 영어로 보고 들어야 한다. 한국어 자막으로는 와 닿지 않는 대사들이 영어로는 어떻게 그렇게 한 문장 한 문장 심장에 꽂히는지 영어가 들리는 사람만 안다. 겨울왕국의 한국어 OST ‘다 잊어’ 보다는 본래의 영어 OST ‘Let it go’가 더 듣기 좋은 것과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겨울왕국의 한국어 OST가 있는지도 모른다). 영어에는 말의 높낮이가 있어 듣고 따라 말하기에도 더 재미있다. 기억에 남는 영어 노래 가사, 영화 대사들은 몇 번 따라 하다 보면 어느새 내가 하는 말이 된다.
나는 요즘 쉴 때 Youtube에서 James Corden의 카풀 카라오케를 즐겨본다. MC 제임스는 유명한 팝스타들과 차 안에서 노래를 부르며 속 깊은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코믹한 게임과 연기를 선보이기도 한다. The Late Late Show는 한국어로 번역된 영상이 극히 드물다. 영어를 하면 빌리 아일리시, 아델, 아리아나 그란데, 폴 맥카트니, 마룬 5, 애드 쉬런, 제니퍼 로페즈 등 세계적인 팝스타들과 살아있는 교감을 할 수 있다. 빌리 아일리시가 친오빠와 1만 시간 동안 집에서 음악을 만든 이야기를 듣고 감동을 받고, 아델의 귀여운 술주정 이야기를 듣고 웃으며, 제니퍼 로페즈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게 장난 문자를 보내는 장면을 보면서 함께 두근거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미드는 아마존 프라임에서 볼 수 있는 The Marvelous Mrs. Maisel 시리즈다. 더 마블러스 미시즈 메이즐 시리즈는 첫 번째 시즌이 시작된 해 골든 글로브와 에미 어워즈를 휩쓸었을 만큼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 시리즈는 1950년대 뉴욕 맨해튼에서 완벽에 가까운 삶을 누리던 미세스 메이즐이 남편의 외도와 함께 스탠드업 코미디에 뛰어들어 새로운 삶을 개척해나가는 이야기다.
나는 이 드라마를 보면서 처음으로 영화 예술이 무엇인지 경험할 수 있었다. 의상, 조명, 구도, 음악, 시나리오, 연기와 대사까지 모든 면에서 완벽함이 느껴지는 명작이다. 현재 시즌 3까지 나온 아마존 최고의 시리즈지만 아쉽게도 한국어 자막은 제공하지 않는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전 세계인들이 사랑하는 희대의 명작은 주로 미국의 할리우드에서 만들어진다. 우리가 잘 아는 어벤저스, 겨울왕국 말고도 한국어로 번역되지 않아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명작들이 있다. 영어를 할 수 있다면 이런 수준 높은 작품들을 그 누구보다 먼저, 제대로 누릴 수 있다. 영어를 하면 엔터테인먼트의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https://www.youtube.com/watch?v=LfobVknwWW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