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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쿤투어 May 08. 2017

여름 vs 겨울, 홋카이도는 언제 가야 할까?

일본의 브랜드 종합 연구소(ブランド総合研究所, BRI)에서 발표한 '지역 브랜드 조사 2016'에서 홋카이도가 전국 47개 도도부현(都道府県, 한국의 '도'에 해당) 중 1위를 차지했다.

 

1위 홋카이도 54.2점 (전년 1위)

2위 교토부 46.3점 (2위)

3위 도쿄도 35.1점 (3위)

4위 오키나와현 32.7점 (4위)

5위 가나가와현 30.2점 (6위)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

45위 군마현 8.5점

46위 도치기현 7.8점

47위 이바라키현 7.7점

 

2위와는 상당한 점수 차로 조사가 시작된 2009년 이후 8년 연속 1위를 차지한 홋카이도.

대체 무슨 매력이 있는 걸까?


 ★ 동경의 대상, 일본 속의 외국 홋카이도

 

일본 전체 국토의 22.1%을 차지하는 광대한 홋카이도를 선주민인 아이누 족들은 '인간이 사는 땅'이라는 의미인 '아이누모시리(アイヌモシリ)'로 불렀다.

(대한민국 면적의 80%가 넘을 만큼 크고 일본의 도도부현 중 가장 작은 카가와현의 44배가 넘는다.)

 

한 때 에조치(蝦夷地)로 불리다가 메이지 시대(1868-1912)에 들어와서야 현재와 같이 홋카이도로 불리기 시작했는데 지명의 역사도 길지 않지만 일본의 지배하에 들어간 역사 역시 마찬가지로 길지 않다. 

 

가장 남쪽이라고 해도 북위 41도.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아한대 습윤  기후에 해당되며 여름 평균 기온은 20도 전후, 겨울 평균 기온은 영하 5도~영하 12도로 여름에는 서늘하고 겨울에는 추운 기후를 보인다.

 

대부분의 일본인들이 거주하는 혼슈(本州)나 규슈(九州), 시코쿠(四国)와는 기후 및 풍경에서 큰 차이를 보이기에 일본인들에게 있어서 홋카이도는 오키나와와 더불어 한 번쯤 가보고 싶은, 약간 과장해서 말하자면 동경의 대상이다.

 

★ 홋카이도, 여름에 간다면?


여름의 홋카이도는 뭐니 뭐니 해도 피서지로 제격이다. 


일본 열도가 연일 30도 이상의 불볕더위에 시달리는 여름에도 홋카이도는 기온이 10도 가까이 낮으니 이 시기에 홋카이도에 간다면 더위도 피할 수 있고 푸른 자연도 접할 수 있다.


아울러 하이킹, 카누 등 레포츠를 즐기기 위해서는 역시 여름에 홋카이도를 찾아야 한다.

서늘하면서 전혀 습하지 않은 날씨에 감사하며 대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기회는 그리 흔한 게 아니다.

팜 토미타 @후라노

후라노의 라벤더는 7월 중순~8월 중순에 만날 수 있다.

시키사이노오카 @비에이
신에이노오카 전망공원 @비에이

목가적 풍경의 비에이.

꽃은 만발하고 들판은 푸르고 산은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리시리섬

리시리섬에서는 점박이물범을 만났다.

홋카이도에서는 운만 좋으면 야생의 곰, 여우, 사슴 등도 볼 수 있다.

레분섬

여름의 홋카이도 중 최고의 순간은 레분섬에서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언덕 위를 걸었던 때였다.

말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상쾌함을 느꼈다.

왓카나이 소야 구릉

왓카나이의 소야 구릉에서는 방목 중인 검은 소(黑牛)들이 풀을 뜯고 있다.


★ 홋카이도, 겨울에 간다면?


홋카이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역시 '춥다'가 아닐까.

 

범사에 때가 있듯 여행 역시 철이 있고 그런 탓에 홋카이도 역시 겨울에 가야 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때'라는 측면에서 보면 오키나와는 태풍의 위험이 있긴 하지만 여름에 가야 하지 않을까.

싸고 덜 붐비는 비수기도 나쁘지 않지만...)


물론 겨울이면 눈 천지가 되기 때문에 접근성이 떨어지기도 하고 출입(입산)이 통제되는 지역도 있어서 야외 활동에 상당한 제약을 받는다는 단점은 있다.

 

이런 이유에서 겨울에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삿포로 눈축제를 비롯한 다양한 이벤트가 개최되기 때문에 여름보다도 '인위적인' 볼거리가 상대적으로 많아진다.

 

극한(極寒)을 경험할 수 있는 홋카이도는 겨울철에 한층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아바시리 유빙
아바시리 쇄빙선

유빙이 '둥둥' 떠다니는 아바시리의 바다를 쇄빙선을 타고 돌아본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유빙을 볼 수 있는 날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해마다 다르긴 하지만 쇄빙선은 1월 하순~3월말까지 운행한다.)

삿포로 눈축제

겨울철 홋카이도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삿포로 눈축제가 아닐까.

나이를 먹으며 무뎌져 가는 건지 10여 년의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찾으니 처음에 비해 감동은 덜했지만 한 번쯤 볼 만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삿포로 눈축제

눈축제에 걸맞게 흡연장도 얼음으로 만들어 놓았다.

분연(分煙) 정책에도 충실하면서 흡연자들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은 배려라 하겠다.

아칸 호수

추운 겨울이면 아칸 호수 전체가 꽁꽁 얼어붙는다.

텐트를 쳐 놓고 얼음낚시를 즐길 수도 있고 빙판이 된 호수 위를 스노 모빌로 질주할 수도 있다.

고료가쿠 @하코다테

별 모양의 독특한 형태를 띤 하코다테의 상징 고료카쿠.

겨울에는 일루미네이션 이벤트를 하여 한층 더 아름다워진다.

소운쿄와 오비히로를 이어주는 국도 273호는 지루할 틈이 없을 정도로 달리는 내내 아름다운 풍경을 선물해주었다.

오야코 나무 @비에이

비에이만큼은 꼭 두 번, 여름과 겨울에 한차례씩 가봐야 한다.

츠루미다이 @쿠시로

한국에서도 천연기념물로 보호를 받고 있는 두루미.

쿠시로 외곽 츠루미다이에 집단 서식지가 있다.

학명(Grus japonensis)에서 알 수 있듯 일본과 연관이 깊다.

아사히야마 동물원 @아사히카와

겨울에 아사히야마 동물원을 찾는다면 하루 2차례 뒤뚱뒤뚱 산보하는 펭귄들을 볼 수도 있다.


★ 언제라도 즐길 수 있는 홋카이도


결론을 말하자면 (다소 싱겁긴 하지만, 그리고 어느 만큼 예상했을 수도 있지만)  홋카이도는 여름, 겨울 모두 즐길 수 있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그때 그때 새로운 느낌을 받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기에 홋카이도를 찾는 관광객들은 매년 증가 추세이다.


일본인들 뿐만 아니라 한국인, 중국인을 위시한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고 있어서

2012년 79만 명,

2013년 115만 명,

2014년 154만 명,

2015년 208만 명으로

연평균 38% 증가하고 있다.

※ 홋카이도 경제부 관광국 <홋카이도 관광 현황 2016> 자료

쿠시로
쿠시로

인도네시아의 발리, 필리핀의 마닐라와 더불어  세계 3대 석양으로 꼽히는 쿠시로의 석양.

석양도 멋있지만 해가 진 직후의 모습도 가슴이 설렐 정도로 아름답다.

오비히로 반에이 경마

오비히로의 반에이 경주는 일반 경주마보다 훨씬 무거운 800-1200kg의 말들이 썰매를 끄는 세계에서 유일한 형태의 경마이다.

언덕이 포함된 200m 직선 코스를 하염없이 달린다(천천히 끌면서 걷는다).

아사히야마 동물원 @아사히카와

아사히야마 동물원(아사히카와)은 단순히 동물의 모습을 보는 '형태 전시'가 아닌 동물의 행동이나 생활을 볼 수 있는 '행동 전시'로 주목을 받았다.

사진에서처럼 동물의 행동을 그들의 눈높이에서, 혹은 피식자의 입장에서 볼 수 있다.

곰 목장 @노보리베츠

명천(名泉)으로 꼽히는 노보리베츠 온천에는 곰들이 집단으로 사육되고 있는 곰 목장이 있다.

총 사육두수 100 마리 이상, 이렇게 많은 곰들을 한 번에 볼 수 있다는 것 자체는 흔치 않은 경험이나 갇혀 지내는 곰들을 보니 안타까운 마음도 지울 수 없었다.

르타오(Le TAO) 본점 @오타루
롯카테이(六花亭) 본점 @오비히로

낙농업이 발달한 홋카이도인 만큼 맛있고 저렴한 디저트도 넘쳐난다.

기타노다이몬지 @카미후라노

여름에는 라벤더를 보러 사람들이 후라노로 몰려들지만 겨울에는 이렇다 할 볼거리가 없다.

대신 카미후라노에서는 12/31~1/1에 걸쳐 새해맞이 이벤트 '기타노다이몬지'가 열린다.

 

대자연 속에서 레포츠를 즐기고 야생 동물도 접할 수 있으며 식도락(해산물, 육류, 유제품)에 온천욕까지 가능한

일본 속의 이국(異國) 홋카이도.

당분간 홋카이도에 대한 동경과 열병은 사그라들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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