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L May 12. 2023

프라하에 연인이 아닌 친구와..

오스트리아와 정말 이별여행.. 체코 프라하 반가워.




이젠 아침 5시에는 저절로 눈이 떠진다. 알람이 울리기 전에 눈이 떠져서 먼저 짐을 챙기고 씻고 준비를 마쳤다. 친구도 바로 뒤에 일어나서 준비를 했다. 이제 4일 차라고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말없이 착착 준비를 하는 우리의 모습이 너무 웃겼다. 프로 짐챙김러가 된 듯했다.


딸기 요거트 색감이 당황스럽다..


오늘도 여전히 똑같은 조식이 우리를 반겼다. 특별한 게 있다면 이번에는 딸기요거트가 추가 됐다. 4일 차가 돼서 익숙해져서 그런지 여유가 생긴 친구와 나는 조식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참 신기한 게.. 조식 메뉴구성이 느끼한 메뉴였는데 물리지는 않았다. 오히려 잘 들어가서 놀라웠다. 한국 가서 생각날 것 같기도 했다. 아침이라서 그런가..? 빵에 버터 바르고 베이컨 올려서 먹는 것뿐인데 너무 맛있었다. (실제로 한국에 와서 동유럽에서 먹었던 조식을 만들어 먹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오늘은 잘츠부르크 뚜벅이 여행하는 날이다. 잘츠부르크 근처에서 숙박해서 20분 정도 버스를 타고 내렸다.  걸으면서 잘츠부르크 시내를 느껴 볼 수 있다니.. 버스를 타고 풍경을 보는 것과 걸으면서 보는 것은 느낌이 다르다. 걸으면서 여행하면 그곳의 정취가 더 잘 느껴진달까?  많이 걸어 다녀야 하니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라고 하신 가이드님의 말씀을 듣고 핫팩을 여러 개 챙겼다. 다행히도 날씨가 너무 환상이었다. 쌀쌀하긴 했지만 멋진 하늘이 우리를 반겨주고 있었다. 가이드님도 날씨가 이렇게 좋기 힘든데 우리가 여행할 때 모든 날이 좋아서 다행이라고 얘기해 주셨다. 안내문에 우산 챙겨 오라는 글을 보고 우산을 챙겼는데 비가 한 번도 오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이던지..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오는 분수대와 계단. 실감이 왜 안 나는 것인가!


처음으로 들른 곳은 미라벨 정원!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오는 분수대와 계단이 있는 곳이다.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봤던 모습과 뭔가 비슷한 것 같으면서 다른 느낌이 들었다. 영화에서는 더 예쁘게 보였는데 뭔가.. 실제로 보니.. 똑같긴 한데 감동이 덜하달까? (그래도 예쁜 건 사실이었다.) 어김없이 친구와 서로 찍어주는데 햇빛이 너무 세서 당황했다. 선글라스를 가져오라고 안내글에 적혀있었는데 귀찮아서 안 가져갔더니만.. 한국에서 봤던 햇빛과는 차원이 다름이었다. 후회했다. 가져올걸..


여긴 모차르테움 음악 대학은 아니지만 건물이 예뻐서..


슬슬 걸어가다 보면 모차르테움 음악대학이 나온다. 음악 쪽으로는 제일 유명한 대학이라고 한다. 이런 대학을 들어가면 어떤 기분일지 걸으면서 상상해 봤다. 역시 상상이 잘 안 갔지만.. 이런 경치와 풍경을 매일 본다는 거.. 정말 부러웠다. 매일 땡땡이치고 싶을 것 같다.



동유럽 여행하면서 신기했던 건 자전거 도로에서 알짱대다가 치이면 치인 사람이 자전거 수리비를 다 물어내줘야 한다는 게 신기했다. 한국에서는 무조건 ‘사람이 우선이지.’라는 분위기였는데 이곳은 ’왜 사람이 자전거 도로에 들어와?‘라는 분위기였다. 가이드님이 자전거 오는지 꼭 잘 확인하고 와 달라고 부탁하셨다. 친구와 나는 좌우를 꼼꼼히 살피며 안전한 여행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잘자흐 강.
어? 여기 남산 아니야?


그렇게 안전하게 이동해서 도착한 곳은 잘자흐 강. 다리난간에 자물쇠들이 많이 걸려있었다. 커플들이 자물쇠를 건다고 하는데 낯설지 않은  걸..? 남산.. 사랑의 자물쇠..? 친구와 나는 여기 남산 아니냐고 또 현실부정하기 시작했다. 다리를 걸으며 펼쳐진 경치를 보다가 태양이 너무 강렬해서 눈이 멀 뻔했다. (이 다리에서 햇빛이 제일 셌던 것 같다.) 떠지지 않는 눈을 최대한 부릅뜨고 사진을 겨우 남겼다.


남는 건 사진뿐. 어서 찍어. 눈이 멀 것 같으니까!




고즈넉한 게트라이드 가세 풍경.


그렇게 흘러 흘러 도착한 곳은 게트라이드 가세. 쇼핑거리! 중세시대 거리 느낌을 살짝 느낄 수 있었다.


통일성 있고 의미도 있고 역사도 있는 간판들. 다 가졌네..
여기에 있는 맥도날드가 세상에서 제일 비싸다 그래서 안 갔어요..무서워.


특히 간판들이 너무 예뻤다. 중세시대에는 글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서 가게에서 취급하는 물건 모양으로 간판을 만들었다고 한다. 간판들이 통일성이 있어서 더 예뻤다. 명품샵도 많았지만 나는 명품에 관심이 없어서 패스. 핫도그 파는 곳과 길거리에서 빵을 파는 곳이 예뻐서 이런 고즈넉한 느낌에 집중했다.


굉장히 모형처럼 생긴 핫도그들.
깔끔하고 고즈넉한 빵 가게. 이런 거 좋아하거든요.


갑자기 든 생각인데… 이곳에 있는 가게들, 우리가 먹은 조식, 그동안 먹었던 음식들을 생각해 보니 생각보다 야채비율이 별로 크지 않은 것 같았다. 고기의 비율이 컸다. 갑자기 니글니글 해지는 속을 붙잡고 한국 가면 떡볶이 시켜 먹어야지. 다짐했다.


모차르트 생가. 오 생각보다 친근하다. 으리으리할 줄 알았는데..


조금 더 가면 모차르트의 생가를 볼 수 있었다. 오… 이곳에 모차르트가 살았단 말이야? 노란색으로 생긴 4층..? 5층? 주택이었다. 신기해하면서 사진을 찍었는데 옆에 초인종 같은 게 걸려있었다. 가이드님이 설명해 주셨는데 층수에 맞는 줄을 당기면 줄에 이어져 있는 벨이 울린단다. 세상에 그 시대에는 굉장히 센세이션 한 신문물이었을 듯하다.


그 시대 초인종. 센세이션한 신문물이었을 듯.


지금도 기발한데?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때는 얼마나 신기했을까. 우리는 이리오너라! 였었는데.. 모차르트 생가에서 초인종에 마음을 빼앗겨버려 초인종밖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정신 차리고 보니 잘츠부르크 대성당까지 왔다. 이쯤 되니 집중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잘츠부르크 대성당. (오른쪽은 분수대인데 겨울이라서 얼까 봐 막아놓음.)


바닥만 보고 걷고 있었는데 바닥이 돌바닥이었다. 사실 지금까지 걸어온 길 모두 돌바닥이었는데 가이드님이 바닥도 돌 하나하나 망치로 두들겨 만든 거라고 설명해 주셨다. 마차와 말이 다녀야 해서 돌로 이루어진 길들이 많다고 설명해 주셨는데 너무 신기했다.


한 땀 한 땀 장인 정신으로 만들어진 돌바닥.


잘츠부르크 대성당은 안엔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만 구경했다. 안에는 유럽에서 가장 큰 6천 개의 파이프로 이루어진 오르간이 있다고 했지만 우리는 볼 것들도 많고 가야 할 곳도 많아서 패스했다.




후니쿨라 입구.


후니쿨라를 탑승하고 호엔잘츠부르크 성을 간다. 후니쿨라는 선택여행이었는데 이때 안 타면 언제 타보나 싶어서 선택했다. 직접 타보니 잘 선택한 것 같다. 빠르게 올라가는 후니쿨라 안에서 보이는 밖 풍경은 제법 예뻤다. 서서 타야 했지만 아주 빨리 도착해서 힘들지도 않고 눈도 즐겁고 만족했다.


올라갈 때 경치. 와..나이스. 골져스.


호엔잘츠부르크 성.


호엔잘츠부르크 성에 도착했다. 이 성을 짓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생하고 희생당했을까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릴 정도로 높은 곳에 위치해 있었고 컸다.


각지고 딱딱하고 투박한 느낌의 호엔잘츠부르크 성.


요새라는 이름에 걸맞게 폐쇄적이고 안정감 있었다. 요새의 역할도 있었고 대주교의 거주공간이기도 했으며 군대 막사와 감옥 시설로 사용됐다. 느껴지는 분위기가 굉장히 투박하고 거칠었다. 아쉽게도 사진이 없지만.. 성안에는 옛날 기사들이 즐겨 다니는 식당이 존재했는데 그림에 그려져 있는 큰 고기가 1인분이라는 사실을 가이드님이 알려주셨다. 우리는 4-5인분인 줄 알았는데.. 그래서 신장이 큰 건가..? 충격적인 사실을 뒤로하고 우리는 사운드 오브 뮤직에 등장한 트랩 대령의 집으로 나왔던 저택을 보기 위해 성의 전망대로 향했다.  


정상에서 볼 수 있는 너무 아름다운 뷰.


성의 전망대에서는 돔 광장과 잘자흐 강, 잘츠부르크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시원하게 펼쳐진 전망에 마음이 뚫려버리는 듯 시원해졌다. 건축양식이 다르니 확실히 우리가 다른 나라로 여행을 온 게 맞구나.. 실감이 났다. 너무 행복했다. 추억할 수 있는 사진을 부지런히 남긴 뒤 내려가는 길에 가이드님이 트랩 대령의 집으로 나왔던 저택을 가리키며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오는 것과 같냐고 물어보셨다. 너무 작아서 잘 모르겠지만 같다고 말씀드렸다. 고즈넉하고 평화로운 경치를 우리는 말없이 내려다보았다.



가이드님 센스에 감동받았잖아요. 수학여행 온 느낌..


이리하여 오스트리아와 진짜 정말 최종 작별을 하게 됐다. 오스트리아를 떠나 체코로 향했다. 2-3시간 달려가야 하기 때문에 가이드님께서 사운드오브 뮤직을 틀어주셨다. 덕분에 낭만 있게 또 지루하지 않게 이동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또 버스 안에서 잠들었다…


체코로 떠나는 길. 안녕. 진짜 안녕. 오스트리아.




식당 외관 모습.


도착하자마자 우리는 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에 안으로 들어섰다. 오늘의 메뉴는 소고기 등심과 크림소스라는 뜻을 가진 스비치코바.


이곳의 인테리어 마치 한국의 비어로 시작하는 옛날 호프집 느낌.


식당 안으로 들어서자 낯설지 않은 인테리어가 펼쳐졌다.   어렸을 적 부모님과 갔었던 호프집 인테리어가 생각났다. 그 호프집 인테리어가 체코에서 온 인테리어인 줄 지금에서야 알았다.


작고 소중한 크기의 고기. 스비치코바.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스비치코바. 고기와 함께 나온 식빵은 물에 삶아서 촉촉 폭신한 식감이었다. 고기는 장조림 같은 식감이고 소스가 맛있어서 식빵, 고기 둘 다 소스를 듬뿍 묻혀 먹었다. 돈가스 소스에 크림 섞은 맛이었다. 그래도 그동안 먹었던 고기 중에서는 제일 맛있었다. 식감도 괜찮고 고기냄새가 제일 덜 났다.


바드와이저의 원조는 체코다! 별표 세 개.


맛있게 식사를 하던 와중 가이드님께서 맥주를 쏘겠다고 하셨다. 다들 신나게 맥주 한잔씩 해야겠다며 주문을 했다. 버드와이저를 시켰는데 가이드님이 원래 버드와이저는 미국이 원조가 아니라 체코가 원조라고 깨알상식을 알려주셨다. 내 친구와 나는 가이드님이 없이 우리 둘이 자유여행 다녔다면 아무것도 모르고 허허허 버드와이저네? 미국산 버드와이저를 체코에서 마시다니 하하 하면서 바보같이 아무것도 모르는, 눈만 즐거운 여행을 했을 것 같다. 이런 깨알 상식을 알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체스키 크룸로프.
체스키 크룸로프 입구. 망토다리.
불타바 강이 흐르는 체스키 크룸로프 마을.
체스키 크룸로프 성.


식당을 나와 버스를 타고 조금 이동해서 내린 곳은 체스키 크룸로프! 아름다운 중세 마을. 마치 동화 속에 들어간 것 같은 환상을 주는 마을이다. 이곳에서 살면 어른이어도 동심 가득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랄까?


고즈넉한 체스키 크룸로프 가게 모습.


강이 흐르고 있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오스트리아 건축양식과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벽화들이 많이 그려져 있었다. 신기한 것은 창문도 그려져 있었는데 창문개수와 크기에 따라서 세금을 내야 했기 때문에 창문을 그렸다고 한다. 뭔가 신기했다. 약간 에버랜드 느낌도 났다.


건물에 벽화들이 많았고 창문이 그려져 있었다.


여담으로 가이드님이 또 깨알문화상식을 알려주셨다. 유럽에는 이사문화가 없다고 한다. 출입문도 작고 엘리베이터도 작아서 이사를 가려면 다 버리고 가야 한다고..(와우 한국인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 그래서 이사를 정말 안 간다고.. 그리고 이케아 같은 조립식 가구들을 많이 사는 이유도 출입문과 엘리베이터가 작아서 들고 가서 집에서 조립을 해야 하기 때문에 조립식 가구를 좋아한다고 했다. 그리고 한번 가구를 사면 부서질 때까지 쓴다고..(이건 너무 좋은 문화인 것 같다.) 생각해 보니 그동안 묵었던 숙박업소들 엘리베이터들도 다 작았었다. 그리고 묵었던 방에 있는 가구들도 오래돼 보였다. (나름 빈티지스러웠다.) 모든 퍼즐이 맞춰지는 기분이었다. 세상에 너무 재미있다. 친구와 나는 이런 설명을 더 좋아했다. 역사.. 도 물론 재밌었지만..


에곤 실레 아트 센터.


체스키 크룸로프는 에곤 실레 어머니의 고향! 내가 좋아하는 에곤 실레의 어머니 고향이라니.. 사실 에곤 실레는 매정한 어머니를 싫어했지만.. 그래도 가족인데 어쩌겠나.. 참 가족이란 뭘까?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에곤실레 아트센터 전시장이 있었지만 오늘 가야 할 곳이 많아서 패스했다. 전시장에 에곤실레 작품이 별로 없다고 하셔서 많이 아쉽지는 않았다.


성으로 들어가는 순간 아니… 이게 뭐람? 너무 충격적인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곰이 있는 게 아닌가…? 성과 바깥 사이 공간에 곰이 있었다. 침입자로부터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옛날부터 곰을 키웠다고 하셨다. 근데 왜 지금까지 곰을 키워야 하지? 불편해진 친구와 나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곰이 너무 불쌍했다. 굳이 지금까지 곰을 괴롭히는 이유가 뭘까… 불쾌해서 사진도 찍지 않았다.



성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모습.
이런 포토스팟 놓칠 수 없거든요.
영화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멋있었어요.


아름다운 성을 지나 추억할 사진들을 많이 많이 남기고 프라하로 향해 떠났다.




프라하로 가는 중.. 해가 지는 모습.
강렬하게 지고 있네.. 뭔가 한국의 석양과 다른 느낌.
휴게소 맥도날드. 멋있어서 한 컷.




한식이 최고야. 한식 사랑해.


어느덧 어둑어둑한 밤이 되었다. 프라하 야간투어를 하기 위해 한식을 두둑이 먹었다. 잡채와 제육볶음이었는데 정말 꿀맛이었다. 역시 한식이 최고…!


벌써 예쁜 야경에 신이 나기 시작.


프라하가 밤에 그렇게 예쁘다던데.. 기대를 잔득하고 꽁꽁 싸매고 걷기 시작했다. 오늘은 정말 많이 걸어 다니는 것 같다. 피곤하지만 감성충족은 제대로다.


느껴지시나요? 프라하의 야경. 밤거리의 온도, 공기, 습도..? 환상적!


카를교 건너와서 찍은 사진.


따듯한 불빛이 일렁이는 호숫가를 걸을 때 기분이 정말 째졌다. 걷는 걸 좋아해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절기 때는 아주 늦게 해가 지기 때문에 동절기에 확실히 즐길 수 있는 야간투어.


가게가 밤에 열려있다니.. 너무 감동적이야.


그동안 다녔던 부다페스트, 비엔나는 늦게까지 여는 곳이 없어서 심심했는데 프라하는 늦게까지 영업하는 곳이 많아서 활기찼다. 다음날 해가 뜨면 다시 와서 본다고 했지만 낮과 밤 분위기가 많이 다르기 때문에 야간투어를 따로 한다고 했다.


천문 시계탑.
카를교.
건너고 있는 다리 넘어 보이는 카를교 .
틴 성모 교회.
구시가 광장.


카를교와 천문시계탑을 중점적으로 봤고 구시가 광장에서도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 주셨다. 우리나라와 다른 건축양식 속에 있으니 정말 여행 온 게 실감 났다. 카를교 다리는 너무 예뻤고 천문시계탑에서 하는 퍼포먼스도 볼 수 있었다. 생각보다 텐션이 떨어지는 퍼포먼스였지만 그래도 좋았다. 1410년에 설치되었다고 들었는데 지금까지 여전히 잘 작동되는 걸 보면 정말 신기했다. 얼마나 견고하게 만들어졌으면… 세계에서 3번째로 오래된 천문시계라고 한다. 그 당시에 어떻게 알았을까. 정말 천재들인 것 같다.


숙소로 이동하기 위해 버스로 가는 길.


그렇게 신나게 걸어 다닌 뒤 숙소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층수가 높은 숙소였는데 현지 고등학생들이 너어어어무 많았다. 엘리베이터도 작은데 사람들이 많아서 우리의 방으로 가는 여정은 너무나도 험난했다. 그렇게 어찌어찌 방에 도착했는데 와… 정말 최악의 숙소… 바닥 카펫은 청소한 지 오래되어 보였고 오래된 소파(약간 얼룩도 있어 보였다.)와 오래된 침구… 그리고 화장실 문은 옷장문으로 되어 있었다. 잠기지도 않는다. 완전히 닫아보려 했지만 끼익 하며 아련하게 한쪽이 열렸다. 내 친구와 나는 못 볼 꼴 다 본 사이여서 괜찮았지만.. 난해한 숙소의 모습에 당황스러웠다. 친구는 화장실 문을 보며 나니아 연대기냐고 했다. 슬퍼할 시간도 없이 우리는 서둘러 샤워하고 침대로 다이빙했다. 너무나도 고단했기에 바로 딥슬립할 수 있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알프스 맛보기. 아~오스트리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