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한 번도 스스로 부자가 될 생각은 안 했다
나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내가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믿은 적이 없다. 진심으로. 내가 하는 입버릇이 나는 부자니까라는 말이 있는데. 그 말을 하면서도 나는 약간 마음 한 구석이 찜찜했다.
돈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나는 누구보다 돈을 사랑했다. 부자가 되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거라 생각했다. 내가 원하는 집, 방. 전자제품. 가고 싶은 곳에 걱정 없이 가는 자유. 비즈니스를 결제하는 여유. 숙박시설도 내가 원하는 곳에 갈 수 있는 행운까지. 나는 부자가 되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다고 믿었고 그래서 돈을 사랑했다. 가지고 싶었다. 이 비참한 현실을 없애줄 돈이란 녀석을 그 누구보다도 가지고 싶었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이 과하면 집착이 되는 것처럼. 나는 돈에 집착했다. 돈이 내 품에 들어오면 떠나는 것에 슬픔을 느꼈다 그리고 그런 일들이 반복되자 나는 이제 내가 사랑하는 돈이 나가는 일에 죄책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밥 먹는 것, 누군가와 시간을 보내기 위해 돈을 쓰는 것, 옷을 사는 것. 화장품을 사는 것. 그 모든 부분에서 죄책감을 가졌고 지갑을 닫았다
당연한 말이지만 아무리 내가 열심히 해도 돈이 나가는 건 막을 수 없었다.
돈이 나가는 매 순감 나는 줄어드는 통장 잔고만 떠올리며 슬퍼했고 죄책감을 느꼈다. 어느 날부터는 왜 나에게 이렇게 대할 수 있냐고 돈에 분노하기 시작했다. '내가 널 얼마나 소중하게 대해줬는데!'라고 말하면서 나 홀로 돈과 나눈 사랑이 변질되자 그것은 증오로 바뀌기 시작했다.
이렇게 열심히 아껴줬는데도 나가는 돈을 보면서 나는 어느새 체념하고 말았다. '그래, 난 돈이 많을 수 없나 봐.', '돈을 버는 사람들을 정해져있나 봐', '날 때부터 집에 돈이 많아야 해' 하면서 부자가 될 수 있는 사람들을 특별취급을 하기 시작했다
부모가 돈이 많으니까 당연히 부자가 될 수 있었겠지!
특출 난 재능이 있으니까 당연히 부자가 될 수 있지!
운이 좋으니까, 사회를 잘 읽으니까, 경제에 눈이 밝아서. 예뻐서, 특별해서, 인기가 있어서 내 주위에 점점 돈에 많은 사람들이 늘어갈수록 나는 그 사람이 부자가 된 이유를 스스로에게 말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말은 ‘나는 부자가 될 수 없다고 ‘ 알려주는 거었다.
문득 어느 말을 듣고 화가 나다 못해 절망을 했다. 부자가 되고 싶으면 일을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잘하는 가치를 제공하라는 말이었다. 세상에 가치를 제공할 때 부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화가 났다. 아무것도 제대로 못하는 나는 결국 노동자가 되어 일이나 하라는 건가. 이젠 이런 동기부여 영상에서도 그냥 일하라고만 하는 건가 하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그 사람은 내게 내가 잘하는 것을 하라고 말해준 거였을 뿐이다. 하지만 나는 아무것도 잘하는 게 없다고 생각했기에 그 말이 못 마땅한거였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특출난 재능이 있다. 어떤 사람은 음식을 맛있게 잘 먹는 재능이 있고 어떤 사람은 잘 그린다. 어떤 사람은 잘 그리지 못해도 이야기를 재밌게 풀어가는 재주를 가졌다. 그리고 나도 남들이 가지지 못한 어떠한 재주를 가졌다. 그리고 그것으로 나만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적어도 이제는 그 말을 믿기로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