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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철근육 Nov 25. 2020

재닛 옐런이 미국 재무부 장관이 된다면?

조 바이든 당선자의 내각 구성 물망에 올랐다.

현지 시각으로 어제 오후, 국 내 모든 뉴스 채널에 속보가 떴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가 전 Fed(연방준비위원회, 미국의 중앙은행 격 기관) 의장이었던 재닛 옐런을 재무 장관으로 (Treasury Secretary) 임명할 예정이라는 내용이었다. 물론 의회의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과거 Fed 의장 시절에도 반대당인 공화당의 지지를 꽤 받았던 이력을 생각하면 실현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인사다.


미국의 재무 장관이란 자리의 중요성과 파급효과를 고려해 볼 때 국내에서 다뤄진 내용이 많진 않아 보여 미국 내 자료를 조금 취합하여 여기 옮겨본다.




1. 경제 재건기 경험을 갖고 있다.


재닛 옐런이 Fed 의장으로 재직한 건 오바마 대통령 재직기 중 '14~'18년으로 특별한 경기 침체기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평탄한 평화기였냐고 묻는다면 또 그렇진 않은 게,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비롯한 '08년 금융위기 이후 타격받은 경기가 회복하는 과정의 연장선상이었던 것이다. 옐런의 전임자가 금융위기 극복의 주역 중 하나인 벤 버냉키였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한결 이해가 쉽다.


경기가 바닥을 쳤다고 해서 마냥 금리 올리고 푼 돈을 회수하면 되는 게 아니다. 경제 주체들의 활동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에 섣부를 정책의 변화는 시장에 예상치 못한 파장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물며 가장 영향력이 큰 중앙은행의 정책은 오죽하겠는가.


따라서 명확한 정책 목표가 필요하다. 이것이 투명하게 공유되고 정책 결정 과정에서 공감을 이뤄야 정책이 본디 뜻했던 바를 이룰 수 있다.


Fed의 목표는 물가 상승률 관리와 완전 고용인데, 이중 옐런은 특히 후자, 즉 실업률에 큰 비중을 두는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금리를 아주 천천히 올렸다. 이때 정책 유관자들 간의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그녀가 주변을 어떻게 설득하고 다른 사람들의 호의를 받는지 알 수 있었다는 얘기가 있다.


이처럼 옐런은 자신만의 가치관을 가지고 주변을 설득하는, 그래서 위기 후 경기 재건을 해 본 경험을 갖고 있다. 이는 코로나 이후의 재건기에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2. 여성 최초로 Fed + 백악관 + 재무장관을 거친 사람이 된다.


여성의 활발한 사회 진출은 금번 미국 선거의 큰 줄기 중 하나였다. 조 바이든은 당장 카말라 해리스를 첫 여성 부통령으로 임명했고, 언론 보도에 따르면 처음으로 민주당, 공화당 모두 여성 의원 비중이 25%를 넘었다고 한다.


만약 옐런이 재무 장관에 앉게 되면 연준과, 백악관과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경제 자문으로도 활동했다.) 재무부 최고직을 모두 거친 첫 여성 경제학자가 된다. 거쳐간 기관들의 영향력을 생각하면 그 상징성은 큰 이정표가 될 것이다.


실제로 미국 언론들은 이 부분을 빼놓지 않고 꼭 한번 강조하고 있다. 그만큼 사회가 변한다는 신호라고 생각한다.




3. 재무 장관은 글로벌 영향력이 크다.


연준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전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야 이루 말할 수 없지만, 재무 장관은 더 공식적, 공개적으로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당장 업무 자체에 국가별 제재 (Sanction) 들어있고 각국 재무장관 회의 등에도 나가기 때문이다.


관련하여, Fed 부의장을 지냈던 블라인더 교수가 WSJ에 한 인터뷰가 인상적이다. 그에 따르면 옐런은 무척 꼼꼼하고 디테일을 중시하는 타입으로 (Detail oriented) 만약 재무장관 회의가 열린다면 거기에 모인 누구보다도 똑똑하고 가장 잘 준비된 사람일 것이라고 한다. (Certainly the best prepared)


이는 어물쩍 넘어가거나 명확히 공개되지 않는 이슈까지도 세세하게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거 미중 갈등 이면의 다양한 이슈들이 명확하게 공유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던 그녀의 발언을 고려하면 미중 갈등도 수월케 해결된다거나 극적인 방향 전환을 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4. 그 밖의 일화들


남편이 조지 애커로프 교수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다. 그의 논문은 'Lemon market (여기서 레몬은 질 나쁜 상품을 뜻하는 은어)'에 대한 짧은 내용인데 왜 중고차 시장엔 질 나쁜 차량만 나오는지, 왜 소비자들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지 다룬다. 즉 정보 비대칭에 의한 역선택을 (Adverse selection, 정보가 완벽했다면 선택하지 않았을 행위를 선택하게 됨) 다룬 것이다.


또한 옐런은 대표적 케인지안인데 (시장은 불완전하며 필요시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단 주의) 그 학문적 영향을 준 사람들이 토빈과 스티글리츠로 역시 모두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이상으로 옐런에 대해 아주 조금 알아봤다. 그녀가 과연 그 자리에 앉게 될지, 그렇다면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게 여러분이 속해있는 회사나 업계엔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고민해 보자.


Happy Thanksgiv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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