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참 버려야 할 감정들이 많았다
위에 켜켜이 쌓인 먼지와 함께
인생에 쉼표 어딘가에서 한번쯤은 털고 다시금
깨끗이 닦아 보내주겠노라고 다짐했던 감정들
그게 마침 오늘이었나 보다
오늘의 하늘은 다른 날과 다를 바 없었고
어딘가를 두고 떠나가는 길은 늘 오늘처럼 이렇게 고요했고 푸르르며 맑았다
석양이 지듯 인생에 한 페이지가 끝난 듯한 기분에 쉼표를 찍으며,
닮지 않은 여러 감정들을 모아 놓으니 제법 나와 닮아 있었다
이제 오래된 감정들을 보내며 더는 먼지가 위에 쌓이지 않도록
다시 앞을 보고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기며
비운 마음에 지나치는 이들 쉴 곳이 생기길
다시 그 닮은 감정들을 만나도 태연하게 인사하며
지금의 나보다 더 성숙한 나로 다시 만날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