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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구마깡 Jan 29. 2024

23.10.08 - 23.10.11 시코쿠 여행 후기

다카마쓰, 리츠린 공원, 오보케 협곡, 나카츠 협곡

시코쿠는 여행지로서 한국인에게 인기 있는 곳은 아니다. 일본여행을 간다면 도쿄, 오사카, 교토, 후쿠오카, 삿뽀로 등 먼저 가봐야 할 유명 여행지가 많기 때문이다. 나는 훗카이도와 오키나와는 아직 가보지 않았다. 언젠가는 가봐야 하겠지만 비행기값이나 유명 여행지로서 비용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끌리지 않았다. 마침 에어서울에서 저렴한 값에 시코쿠의 다카마츠행 노선을 만들어 놓았고 저렴한 물가(+엔저), 다카마츠시 밖으로 나가면 외국 여행객의 리뷰가 많이 없다는 점도 마음에 들어서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여행지 개척 느낌 + 자연을 만끽하며 사진 찍기(힐링) 면에서 좋은 경험을 했다.



다카마츠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가볼 만한 곳이 리츠린 공원이다. 400년 된 일본 최대 정원인데 우리나라와 굳이 비교하자면 창경궁의 정원을 걸을 때와 비슷했다. 하지만 규모나 가꾸는 데 들인 노력을 봤을 땐 리츠린 공원이 압도한다. 나뭇가지 하나하나 방향에도 신경을 쓴 흔적들이 보였고, 병들고 죽어가는 나무나 방치된 나무들은 전혀 없었다. 전체적으로 살펴봤을 때 사람 손길로 잘 가꾸어진 자연으로 다가왔다. 정원의 정의(定義)를 철썩 같이 잘 따른 곳이 리츠린 공원이다. 만약 일본식 정원을 좋아한다면 곳곳을 거닐며 나루호도!를 연발할 것이다. 


나를 집요하게 따라다닌 거북쿤. 너가 이곳의 다이묘구나!


이틀차부터 진짜 시코쿠 여행이 시작됐다. JR패스를 이용해 시코쿠 중부쯤에 위치한 오보케 협곡까지 내려왔다. 여기서부터는 영어로 된 간판이 잘 없어 정말 외국에서 온 타지인이 돼버린다. 하지만 일본 청수로 유명한 시코쿠의 계곡만 따라가면 되는 힐링판이 벌어진다.



물은 에메랄드빛이었고 근처에 가면 깊은 곳까지 다 보일 정도로 투명했다. 혼자 여행할 때 좋은 점은 동료한테 물을 필요 없이 사람발이 닿지 않는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서 오래 있어도 되고 사진도 찍을 수 있는 점이다. 오보케 계곡은 원래는 물 근처로 가기 힘든 곳이지만, 홀로 여행의 장점을 적극 이용해 계속 계곡 깊숙이 내려가 사진을 찍고 계곡이 불러주는 노래를 즐기면서 낫또 오니기리로 끼니도 떼웠다. 수영도 하고 싶었지만 참았다ㅎㅎ



둘 째날 숙박한 곳은 이야 계곡 쪽이다. 친절함이 얼굴에 잔뜩 보이는 할머니가 해주는 아침밥이 맛있었다. 이야 계곡에서는 이야노카즈라바시라는 사진 속 다리가 유명하다. 철근이 없고, 덩굴로만 만들어진 다리인데, 다리 발판 간격이 꽤 넓어서 걸을 때 꽤 긴장되는 다리이다. 관광객들 모두 다리 난간을 잡으며 살금살금 걷는 재밌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이야 계곡에서 출발해 고치시를 지나 나카츠 협곡에 가면 시코쿠 청수의 정점을 발견할 수 있다. 심지어 나카츠 협곡공원 입장은 무료이니 부담 없이 들어가자.



이번 여행에서 일본 소도시/시골의 매력을 발견했다. 인프라는 괜찮은데 복작복작하지 않아서 외국인도 홀로 도전할 만하다. 이렇게 생각하고 내가 다녔던 곳을 구글지도로 살펴보니 여태까지 다녔던 일본 여행지들은 대도시 및 일본 국토상 남쪽에 위치했다. 그래서 다다음 여행부터는 국토상 북쪽에 위치한 소도시 및 시골에 집중해 볼까 한다. (참고로 다음번 여행지는 히로시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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