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변호사 G씨 Oct 11. 2024

보장은 없습니다

100프로 기소, 100프로 송치, 100프로 승소는 없어요

민사 소송도, 형사 고소도 

100프로 어떠한 결과를 낼 수 있다는 보장은 

할 수가 없는 게 정상이다.


내가 우리 의뢰인 편에 서서 

최대한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다툰다고 하더라도,

당연히 경찰, 검찰, 법원의 판단은 다를 수 있는 거고

증거가 생각보다 부족해서든, 

상대방이 우리가 모르던 증거를 내서든,

우리 생각처럼 진행되지 않을 때가 다반사다.


생각보다 소송이나 고소 사건은 

의뢰인과 대리인이 생각하는 방향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가 정말 많다.


그래서 나는 내가 직접 수임한 사건이든,

어쏘로서 대표님이 시킨 사건이든,

의뢰인을 대할 때에는

항상 "100프로는 없습니다"

"저희가 이긴다고 장담은 제가 못해요"

"제가 무조건이라는 말씀은 못 드립니다"


다만,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원하시는 내용을 최대한 반영해드리겠습니다"

"서면과 증거를 꼼꼼히 내겠습니다" 

라는 말씀만 드리곤 한다.


그런데 내가 그렇게 수십번을 

"장담 못해요"

라고 설명 드려도,

희한하게 의뢰인 귀에는 

"무조건 이겨요"라고 들리나보다.


나는 분명 최선을 다 해드리는 것까지 약속 드렸고,

실제로 최선을 다 해드렸고,

서면과 서증을 모두 제출하였으며,

사건 팔로업 하면서 업데이트 해드렸는데


그런 절차 진행을 넘어서는

"결과"에 대해서는 

어떠한 보장도 내가 한 적이 없고

할 수 없다고 몇 번 설명 드렸는데도

왜 나에게 맡겨 놓은 것을 찾는 것처럼 

요구하시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사건의 진행 결과를 의뢰인께

안내해야 할 때가 가장 고통스럽다.


좋은 결과라면 기쁘게 전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분명 있는데.


특히 고소 대리 사건의 경우,

압박을 위해 진행하는 경우가 많고

실제 기소까지 가는 경우는

10% 안팎이라고 하는데


내가 언제 장담을 했다고

마치 나를 믿고 있다가 배신 당한 사람

인 것마냥 말씀하시는 걸까.


내가 매 단계에서 할 수 있는 건

그 단계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 뿐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다시 한 번 열을 내서 의뢰인의 요구 사항을

다 들어주려고 키보드에 불이 났다.


이렇게 열심을 다 하고 있는 걸

알아주시기를 바라면서!


(최선을 다하지 않은 변호사도 얼마나 많은데

저는 그래도 정말 진심으로 열심을

다하고 있다구요ㅠㅠ 그것만 알아주세요ㅠㅠ)

매거진의 이전글 성장의 벽에 계속 부딪힐 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