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머리가 자주 달아오른다면 안면부 열대사 장애 ‘상열감’
우리나라 전통의학인 한의학은 이미 생활 속에 깊이 들어와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 한의학이 필요하고, 어떻게 도움을 받아야 건강관리에 좋은지 잘 모르는 경우가 아직도 많습니다. 영동한의원과 함께 한의학 효과를 제대로 누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한의학 궁금증 풀이’를 연재합니다.
“밤마다 얼굴로 열이 올라와서 잠을 제대로 못 자겠어요....”
“별것 아닌 일에도 스트레스를 받아서 얼굴이 확 달아올라요”
시도때도 없이 가슴에서 시작해, 목과 얼굴로 올라가는 강렬한 열감이 발생한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한의학에선 이 같은 증상을 ‘상열감(上熱感)’이라고 합니다. 상체에 열이 올라오는 상열감은 갑자기 발생하는 짧은 시간의 △발열 △열감 △안면홍조 증상이 특징입니다.
얼굴과 머리쪽으로 열이 몰리면서, 화끈거림과 홍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두근거림 △발한 △오한 등의 증상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얼굴에 찾아오는 불청객인 상열감은 다양한 요인으로 나타납니다.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상열감 증상 특징과 발생 원인, 개선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목과 얼굴 주변이 확 달아오르는 ‘상열감(上熱感)’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면, 안면 부위의 ‘열대사 장애’입니다. 이 같은 상열감에 영향을 주는 원인은 다양한데 대표적으로 △자율신경계 이상 △호르몬 변화 △복용하는 약물의 영향 등입니다.
우선 자율신경계 이상과 상열감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우리 몸은 덥거나 추운 다양한 환경에 놓여도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합니다.
이 같은 체온 조절의 항상성을 위해선 자율신경이 균형을 맞춰서 잘 작동해야 합니다. 자율신경 기능은 체온뿐만 아니라 혈압‧호흡 등 생명 유지를 위한 다양한 신체 활동을 환경 변화에 따라 자동으로 최적화 시킵니다.
하지만 자율신경에 이상이 생겨서 불균형해지면 열대사의 균형추가 무너져서 목 위쪽으로 열이 몰리는 상열감이 나타납니다.
특히 열대사는 단순히 체온이 높거나 낮은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한의학에선 기(氣)와 혈(血)의 순환에 문제가 생겨서 체내 열이 바깥으로 배출되지 못한, 체온의 불균형한 상태로 봅니다.
이 같은 자율신경계 문제에 따른 안면 부위 ‘열대사 장애’는 스트레스의 영향이 큽니다. 아울러 일부 장기 기능의 항진, 너무 기름진 음식의 과도한 섭취, 수면 문제, 호르몬 변화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발생합니다.
상열감을 일으키는 또 다른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여성의 ‘갱년기 증상’을 이해하려면 우선 상열감의 종류를 살펴보는 게 필요합니다.
상열감은 크게 △외부의 사기(邪氣)가 몸 안에 침입해서 정기(正氣)와 서로 싸워서 생기는 ‘실열(實熱)’ △몸이 허약하고 기력이 받쳐주지 않아서 열이 나는 ‘허열(虛熱)’로 구분합니다.
우선 ‘실열’은 쉽게 염증 반응을 생각할 수 있는데, 체내에서 열이 만들어지지만 효율적으로 배출되지 않는 장애가 원인입니다. 이처럼 열 대사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나타나는 주요 증상은 △스트레스 △탈모 △지루성 피부염 등입니다. 실열 문제는 어린 나이에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면 몸이 허약해져서 열이 나는 ‘허열(虛熱)’의 대표적인 사례는 여성의 ‘갱년기 장애’입니다. 여성 갱년기 장애는 폐경 전후인 45~60세 여성의 약 50%가 겪는 육체적‧정신적 불편감을 말합니다.
대표적인 증상은 △상열감 △안면홍조 △불면증 △우울감 △질 건조증 △탈모 △발한 이상 등입니다. 이 중 가장 대표적인 증상이 ‘상열감’입니다.
상열감이 지속하면 갑자기 얼굴이 붉어지는 안면홍조도 쉽게 동반해서 사회활동이나 대인관계 시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건강 뿐만 아니라 미용적인 문제로도 이어지는 것입니다.
상열감 주요 원인은 자율신경 이상과 갱년기 증상 이외에 복용하는 약물의 영향도 받습니다. 고혈압 치료제, 타이레놀 등 특정 약물 복용의 영향으로도 혈관이 확장돼서 나타나기도 합니다.
아울러 대표적인 여성암인 유방암을 치료할 때 처방하는 타목시펜 사용 후 부작용으로도 찾아오기도 합니다.
상열감은 주로 여성이 많이 호소합니다. 주요 원인은 우선 갱년기 증상과 관련이 깊습니다. 폐경이 가까워지면서 난소 기능이 저하돼,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분비가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호르몬 변화는 자율신경계 이상에도 영향을 줍니다.
이처럼 체내 호르몬 변화에 따른 갱년기 증상이 심하면 일차적으로 호르몬 보충요법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호르몬 보충요법을 장기간 받으면 △유방암 △자궁내막암 △뇌졸중 등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보고들이 있어서 내몸에 맞는 안전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처럼 상열감은 대부분 호르몬 영향이 큰 여성의 갱년기 장애와 자율신경계 문제로 발생합니다. 특히 자율신경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주요 원인은 ‘스트레스’입니다. 스트레스나 피로가 쌓이면 자율신경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체온 조절 등 신체 기능 문제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때문에 한방에선 상열감 개선을 위해 체내 열 배설을 도우면서 면역체계에 도움되는 약을 함께 병행해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합니다.
이를 위해 열을 효율적으로 분배하는 것이 중요한데, 여기에 가장 효과적인 약재인 사향이 들어간 ‘공진단(拱辰丹)’ 계열을 처방합니다. 이 같은 처방음 많은 에너지를 쓰지 않고도 몸 속 열의 흐름을 개선해서 신체가 편안해집니다.
이와 관련 유방암 환자에겐 ‘서간양혈탕(舒肝養血湯)’, 폐경 후에는 당귀작약산(當歸芍藥散) 등이 △안면홍조 △상열감 △불면증으로 개선한다는 연구 논문이 있습니다.
아울러 상체에 열을 올리는 자울신경계를 안정화시키고, 열 발생을 줄이기 위해 생활관리도 중요합니다. 우선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인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과로와 피로를 줄여야 합니다. 또 휴식, 충분한 수면 등으로 심리적 안정을 취하는 것도 피요합니다.
이와 함께 상열감 증상을 악화시키는 △음주 △튀김류 △매운 음식 등 자극적인 음식을 자제합니다. 과도한 카페인 섭취를 줄이고, 평소 수분을 충분히 마시는 것도 좋습니다.
상열감으로 지루성 피부염 등 피부 질환 및 자극에 의해 피부가 화끈거리면 저자극성 화장품 및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고, 히터 등 열을 유발하는 과도한 난방기 사용을 피해야 합니다.
보충제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고되는데 비타민 E가 열감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식물성 에스트로겐인 소포리코사이드 성분이 많이 함유된 회화나무열매추출물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취재 도움 : 영동한의원 홍은빈 진료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