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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혜임 Aug 06. 2021

Re-imagination: 이미지의 재구성

2014년 1월 일우 스페이스 기획전시

<Re-imagination> 전시는 “이미지의 재구성”을 주제로 자연, 고전, 건축 등 익숙한 이미지들을 5명의 작가들에 새로운 시선에 의해 재구성되어 재현된 이미지를 보여주는 전시이다. 다양한 장르의 5명의 작가들은 각기 다양한 시도와 방법을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이미지를 재해석하는 작업을 보여준다. 

황인기, 유봉상 작가는 이미지의 재구성의 방식으로 재료의 독특함을 선택한 작가들이다. 한국의 전통적인 수묵 산수화와 같은 고전작품의 픽셀을 컴퓨터로 분석하여 이를 붓이 아닌 플라스틱 블록, 크리스털과 같은 현대적인 재료로 재구성하는 황인기 작가와 숲과 나무라는 자연의 풍경을 못이라는 독특한 재료로 표현하는 유봉상 작가는 우리한테 익숙한 이미지를 분석하고 이를 미술에 사용되지 않는 새로운 재료로 재현함으로써 보이는 이미지와 함께 이를 무엇으로 어떻게 표현하는가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작업을 한다. 

김성수, 김도균 작가 전통적인 회화와 사진의 기법 속에서 건물이라는 우리 주변의 일상적인 이미지를 각기 다른 시선으로 표현함으로써 이미지를 바라보고 이를 재구성하는 작가의 시각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작업을 한다. 김성수 작가는 회화의 기본에 충실한 작업이면서 사물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작업이다. 유리로 된 차가운 건물의 내부에서 외부를 바라보는 시선을 강렬하면서 은은한 색으로 재현한 김성수 작가의 작업은 도시의 외로운 현대인들의 모습을 건물에 빗대어 표현하였다. 김도균 작가는 디지털 시대에 여전히 아날로그 필름을 사용하여 작업하는 몇 안 되는 작가 중 하나이다. 김도균 작가의 사진을 통해 표현되는 절묘한 시각과 공간감은 우리에게 익숙한 주변 건물들을 전혀 다른 낯선 공간 혹은 비현실적인 미래의 공간으로 바꿔버린다. 

마지막으로 김병호 작가는 기하학적 수학적 계산을 통해 자연을 단순하게 모듈화 하여 반복적으로 재현하는 작업과 소리라는 이미지로 표현할 수 없는 비물질적인 소재를 조각 속에 담아내서 재구성하는 작업을 한다. 모듈화 된 자연의 이미지는 추상화되어 본래의 이미지와 다른 차가우면서도 기계적인 현대의 느낌을 주며 기계적인 소리가 나오는 조각은 관람객들로 하여금 새로운 감각을 느낄 수 있게 하며 눈에 보이는 이미지가 전부가 아닌 눈에 보이지 않는 이미지와 감각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5명의 개성이 강한 작가들에 의해 새롭게 구성되어 재현된 이미지들을 통하여 보여지는 것과 표현하는 것 그리고 작가들의 다양성을 느껴보기 바란다. 

김도균(1973-)

    독일에서 사진을 전공한 김도균 작가는 공간을 주제로 사진이라는 매체의 고유한 ‘형식적인 특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표현하는 작가이다. 그의 작품은 존재하는 공간에서 그는 존재하지 않는 공간을 창조해낸다. 작가의 바라보는 시선과 포착하는 위치가 절묘해서 김도균은 새로운 시선과 인식으로 21세 기적인 공간을 존재하게 한다. 그의 작품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신즉물주의’ 사진에서 파생된 차가움과 형식의 객관성에 한국인이 갖는 독특한 감성과 자신의 감수성과 감정이 더해져 작품에 그대로 반영되어 독특한 이미지가 나오는 것이다.

KDK(김도균)_sf.Be-2_160x200cm_C-print Mounted on Plexiglas wooden framed_2010

◎ 김병호 (1974-)

     김병호 작가는 정교하게 만들어진 조각을 통하여 눈에 보이지 않는 소리를 구현하는 작업을 주로 한다. 소리라는 비물질적인 세계를 시각적으로 재현한 김병호 작가의 작업은 단순하면서도 기하학적이며 수학적으로 계산되어 설계단계부터 완성 단계까지 엄격한 규격 체계에 따라 만들어져 조립된다. 작가는 이렇게 생산되는 자신의 작업을 스스로 '제품'이라는 말로도 표현한다. 얼핏 차가운 형태의 김병호 작가의 작품은 정말 제품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그가 보여주고 말하고자 하는 조각 너머의 메세지는 규율화된 우리 사회에 그 사회 속에서 적응하며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의 재현이다. 

김병호, Garden, 2013   aluminum, steel, powder coating   750x250x280(h) cm


◎ 김성수 (1969-)

      김성수는 프랑스 유학 시절 루브르 미술관의 유리 피라미드를 보고 <메탈리카> 구상을 시작해, 이후 서울에 돌아와서 보게 된 거대한 무역센터 구조물에 반해 본격적으로 <메탈리카> 작품 시리즈를 내놓게 된다. 도시를 바라보는 주관적 감정을 배제한 채 차가운 대도시의 거대한 건물 풍경을 함축적으로 묘사하는 김성수의 작품은 화려하지만 공허한 현대사회의 양면성을 보여주고 있다. 네온의 색채로 포장된 도시의 풍광들과 그 속의 불빛이 강하게 빛날수록 건축 구조물의 음영은 더욱 어둡게 드리워지는 것을 표현하면서, 결국 물질 만능주의 사회가 함께 떠안고 가야 할 운명적인 위협에 대한 이야기하고 있다.

김성수, Metallica, 2010   Oil, acrylic on canvas   162x130cm


◎ 유봉상 

    프랑스에서 작업해온 유봉상은 2000년부터 지금까지 못이라는 재료를 이용해 기본적 회화에서 벗어나 부조적 회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못으로 만들어낸 풍경들은 작가가 정착한 프랑스의 가장 비옥한 땅 보스 지방의 평원을 미니멀한 수평구도에서부터, 최근에는 샤르트르의 유명한 고딕  대성당, 숲 등 보다 구체적인 풍경을 보여 주고 있다. 못이라는 소재를 그라인더로 갈아내어 못의 높낮이, 갈아낸 각도에 따라 보는 이의 시선에 율동감 있는 움직임을 보여 준다. 이를 미술평론가 박영택 교수는 “영상적 기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움직임, 흐름, 시간의 이동 등을 매력적으로 포착하고 있는 회화”라고 호평하였다. 

유봉상_HR20121108_100x150cm_nail , acrylic on wood_2012

◎ 황인기 (1951-)

     황인기는 중국 산수화나 자신이 찍은 풍경사진, 세잔느 정물화 등의 원본 이미지를 컴퓨터로 재생산, 즉 픽셀로 환원시킨 후, 이것을 붓이 아니라 비자연적 재료인 크리스털, 플라스틱 블록, 실 리콘 등을 활용하여 산수화, 풍경화, 정물화를 작업해오고 있다. 우리의 전통을 현대적 맥락 속에서 자유롭게 구사하는 작품적 특징과 90년대 초반까지 포스트 모던한 기법으로 한국의 현실적 풍경과 인간상을 다채롭게 표현해오던 작가는 90년대 중반 들어서 동양의 전통적 수묵산수화를 디지털적으로 해석한 작품으로 변화하였다.

황인기, 오래된 바람-금강전도, 2012   아크릴릭 페인트 위에 크리스털   300cm x 217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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