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기획 전시
20세기 중반 개념미술 및 미디어 아트의 등장과 함께 현대 미술의 본격적으로 발전하면서 고전적인 미술의 틀에서 벗어난 다양한 재료들이 미술에 사용되면서 물질(物質) 혹은 물성(物性)은 미술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게 되었다. 평면적인 캔버스와 딱딱한 조각의 재료에서 벗어나 일상적인 오브제, 부드러운 천 등 기존 미술에서 상상할 수 없는 재료들이 미술에 사용되면서 다양한 물질의 재료는 미술의 영역 확장에 큰 기여를 하였다. 특히 미디어 아트의 등장은 미술의 개념을 확장시켰으며 지금도 많은 작가들이 새로운 시도를 통하여 영역을 확장시키고 있다. <物質매직> 전시는 7명의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들 통해서 물질에 대한 현대미술의 다양한 시도를 보여주고자 한다. 전통적인 유화 작품부터 유리, 흙, 인조털, 자개, 레진, LED 등 독특한 재료로 표현되는 작가들의 작품들을 통하여, 다양한 물질이 작가들만의 새로운 시도와 표현을 의해 어떻게 바뀌어 미술에 재현되는지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김지원 작가는 캔버스와 오일이라는 전통적인 회화에 틀 속에서 맨드라미라는 주제를 표현주의적인 강렬한 붓 터치로 생동감 있게 표현하는 작업을 한다.
김남표 작가는 인조털과 목탄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사용하면서 동양화의 요소인 빈 공간을 서양화의 캔버스 속에 끌어들여 질감이 있으면서도 동양화적인 독특한 작업을 한다.
도예를 전공한 신동원 작가는 흙과 나무를 이용하여 전통적인 도자기 작업이 아닌 3차원 적인 설치 작업을 만들어낸다. 빈 벽을 캔버스 삼아 도자기로 된 작품들이 버블처럼 튀어 오르고 생명력 있게 설치되는 신동원 작가의 작업은 벽이라는 공간의 확장과 도예라는 장르의 확장된 작업이다.
독일에서 조각을 전공한 황선태 작가는 유리와 LED조명을 통하여 평면적이지만 입체감 있고 깊이 감 있는 작업을 만들어 낸다. 특히 차가운 유리와 따뜻한 LED조명이 조화되어 만들어내는 특유의 빛과 아름다움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작품 속으로 빠져들어 가게 한다.
류호열, 진시영 작가는 영상이라는 매체를 중심으로 각기 다른 작업을 보여준다. 사진, 설치, 미디어 등 다양한 작업을 하는 류호열 작가는 컴퓨터라는 새로운 매체를 통해서 현실적이지만 실제가 아닌 공간 속에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낸다.
회화, 미디어를 넘나들며 작업하는 진시영 작가는 빛이라는 비물질적인 요소를 영상을 통해 재현하는 작업을 한다. 언제나 존재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아 표현하기 힘들었던 빛의 흐름이라는 소재는 영상 작업을 통해서 아름답게 재현되며 자개라는 한국적인 소재와 만나 더 빛이 난다.
최수앙 작가는 레진이라는 차가운 플라스틱 소재에 회화적인 페이팅을 더하여 마술처럼 살아 있는 듯한 인간 조각을 만들어낸다. 그는 현대인들의 소통의 부재와 심리적 불안을 뒤틀리고 변형되고 어딘가 부족하거나 혹은 과장된 듯한 인간 조각들로 재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다양한 장르의 7명의 작가들의 작품들을 통해서 현대미술에서 물질(物質)이 작가들의 개성과 만나서 각기 다른 특징과 매력을 발산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