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 디지털 플렉스 시대의 시작
사람들은 왜 NFT를 비싸게 구매할까?
얼마 전 NBA 슈퍼스타 스테판 커리(Stephen Curry)가 Opensea라는 NFT(Non-fungible Token:대체 불가능 토큰) 거래 사이트에서 Bored Ape Yacht club(BAYC)란 가지고 있었던 유인원(Ape) 디지털 이미지를 한화 약 이억($180,000)이 넘는 돈을 주고 구입한 뒤 바로 본인의 트위터에 프로필 이미지로 올린 일이 있었다.
커리가 본인의 트위터에 이미지를 올린 뒤 BAYC는 토요일 저녁 한 시간 만에 Opensea에서 만개의 다른 Ape 이미지를 96억에 판매하는 기록을 세웠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약 500만 원 정도에 거래되었던 BAYC의 Ape는 커리가 구매하기 전에 갑자기 누군가에 의해 1억 3천이 넘는 가격으로 거래되었고 커리가 구입한 뒤에 약 5억이 넘는 가격($480,000)까지 거래되었다.
이 시리즈는 가상세계에서 사람들이 자신의 이미지를 대신하는 아바타를 만드는 것처럼 하나의 유인원 이미지에 컴퓨터가 랜덤으로 피부, 표정, 옷과 액세서리를 조합해서 만개가 넘는 다른 이미지를 만든 것이다. 쉽게 설명해서 만 명의 사람들이 유인원 얼굴 하나로 만들어 낸 만개의 다른 아바타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전 세계 80억 인구 중에 오직 만 명 정도만 온라인 세상에서 소유하고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파일이다.
스테판 커리를 비롯한 온라인 세계에 익숙한 젊은 부자들은 커리처럼 자신과 닮은 하나 이미지를 자신을 대신하는 아바타처럼 구입해서 온라인 세상에서 자신을 대신해서 세상과 소통하는 수단과 앤디 워홀의 마릴린 먼로 그림처럼 부를 과시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다. 즉 블록체인 기술로 원본과 거래 소유 이력을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하나밖에 없는 고가의 디지털 이미지 파일은 자신의 개성과 부를 사람들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온라인 세계에서 과시하는 디지털 플렉스(Digital flex) 수단이 된 것이다.
커리가 구매한 이억에 가까운 돈이라면 웬만큼 유명한 작가의 원화 작품을 구입할 수 있는 꽤 큰돈이다. 도대체 아무리 돈이 많아도 실물도 없고 가상공간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이미지 파일이 실제 그림보다 왜 비싸게 거래되는 것일까?
갤러리에서 일하면서 가장 팔기 힘들었던 작품은 디지털 파일로 존재하는 미디어 영상 작업이었다. 디지털 파일은 언제나 복사가 무한으로 가능한 기본 상식 때문에 사람들은 디지털 파일로 존재하는 영상 작업은 구입하기를 꺼려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미디어 영상 작업은 주로 액자처럼 만들어진 LED TV에 복사할 수 없게 영상파일을 넣고 작가의 서명이 된 보증서와 함께 판매하지만 LED TV를 집에 계속 켜 놓고 있다 보면 LED 화면이 고장 나서 수리해야 하는 기술적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으로 하나밖에 없는 원본을 증명하고 소유자와 거래된 내역까지 확인할 수 있는 NFT는 미술 시장의 지각변동과 같은 큰 변화를 가져오는 혁명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사람들은 LED TV가 고장 나거나 자신이 가진 영상 파일이 유출되고 복사되어 자신이 가진 디지털 작품의 가치가 없어질 거라는 걱정을 하지 않고 투자로서 가치가 있고 가상공간에서 화폐처럼 거래되고 자신만 사용하며 자랑할 수 있는 하나밖에 없는 디지털 이미지 파일을 마음 편히 사고팔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은 반강제 적으로 온라인 가상 세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돈을 소비하고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이런 코로나 시대를 겪으며 자라나는 아이들은 세상과 만나고 친구들과 소통하는 공간이 현실과 가상세계가 혼합된 메타버스(Metaverse) 공간이 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온라인 가상 세계에서 이미지로 자신을 나타내고 소통하는 것이 기본인 아이들은 기꺼이 자신의 개성을 나타내고 자랑할 수 있는 NFT 이미지를 더 많이 찾고 거래하게 될 것이다.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로 NFT와 미술 시장의 혁명은 이제 그 첫발을 내딛기 시작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