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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iel Sohn Jul 24. 2016

[시승기] ‘BMW i3’ 전기차 타보니

소리없이 잘 달렸다… 뒷좌석 타기 불편, 충격 안전성은 글쎄 

최근에 미세먼지와 폭스바겐, 아우디의 디젤(경유)차 배출가스 조작 이슈로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은 커졌습니다. 그런데 전기차가 빨리빨리 늘어나질 않았죠. 하지만 이젠 전기차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전기차를 늘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도 많아졌습니다. 


전기차를 늘리려면 중요한 요소들이 있는데요 그 중에서 충전 인프라 구축 문제입니다. 아직은 전기차가 1회 충전으로 주행거리가 최대 120~130km 수준 밖에 안돼서 불편하죠. 그래서 충전 인프라가 잘 구축되는지 알아보면서 BMW코리아에 전기차좀 빌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


 BMW 측은 그러더라고요 비판적인 기사 쓰는 데 자신들 차를 활용하지 말아달라고요. 그래서 시승기를 쓰겠다고 하고 약속을 지켰습니다. BMW i3를 타면서 느낀 점을 담아봤습니다. 

(충전 인프라 구축과 관련한 르포는 조만간 올리겠습니다)


‘친환경차’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때에 ‘전기차 BMW i3’를 직접 타봤다.


서울 하늘은 비가 온 뒤에도 뿌옇다. 이에 정부는 최근 미세먼지 대책안으로 전기차 확대방안을 냈다. 전 세계에서는 독일 자동차 폭스바겐·아우디의 디젤(경유)차 배출가스 조작 문제를 계기로 친환경차인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BMW i3는 유류 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국내 시판 ‘친환경 전기차’ 중 하나다. 휴대폰처럼 배터리를 충전해 차량을 작동한다. 하지만 주행거리는 보통 내연기관(유류연료 사용) 차량이 한 번 연료를 가득 채워300~400㎞를 주행하는 것보다 3분의 1 수준인 132㎞(1회 완전충전, 2015년형 차량 기준)이다. 이 때문에 운전 내내 ‘충전을 해야 하는데’ 하며 탔다.


주행거리 걱정을 잠시 떨쳐버리고 ‘갈 때까지 가보자’는 마음으로, 서울역과 서울시청, 남산 등 시내를 여러 차례 왕복하고, 근방 전기차 공용충전 시설이 있는 성수동 이마트까지 달려봤다. 주행 거리는 대략 40㎞다. 더운 날씨 탓에 에어컨도 세차게 틀었다. 

의외로 하루 완충하고 서울 시내 업무 환경에서 돌아다니는 데 전기량이 충분했다.


BMW i3는 주행 중에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거나 브레이크를 밟으면 자가 충전이 된다. 달리면서 줄었던 전기가 다시 차오른 것을 볼 수 있었다. 공용 급속충전기가 있는 곳에 도착해서는, 20분간 업무를 본다고 가정하고 충전을 했다. 보통 30분간 전체 충전의 80% 수준까지 충전이 가능하고, 시간을 더 활용하면 완충까지도 가능하다.


BMW i3는 삼성 SDI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는데, 삼성 SDI 관계자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안전을 위해 80% 수준부터 100%까지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리도록 돼 있다”며 “100% 완전충전은 회사나 업무를 마치고 집에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하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 장점은 에어컨을 꺼보면 고요하다. 내연기관 엔진이 없기 때문이다. 배터리와 모터로 움직이기에 ‘위잉’하는 작은 소리만 들릴까 말까다. 골목에서는 사람들이 뒤에서 차가 오는지도 모르고 비켜주지 않을 정도였다.


전기차는 못 달릴까? 아니다. 차고 달리는 힘이 있었다.


함께 탑승한 이들이 “잘 차고 나간다” “소리 없이 달리는 게 무섭기까지 하다”라고 할 정도로 금새 시속 100㎞를 넘겼다. 이 차의 최고출력은 170마력, 최대토크는 25.5㎏·m이다. 정지 상태에서 평상 주행 속도인 60㎞/h까지 도달하는 데는 3.7초면 된다. 응답성과 가속력이 우수했다.


BMW i3는 혁신적인 경량화를 꾀했다. 차체에는 신소재인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을 적용해 무게는 줄이면서 안전성은 높였다. 드라이브 모듈도 항공기에 주로 사용하는 알루미늄을 적용했다.


실내에도 친환경은 이어진다. 패트병 등 재활용 소재와 유칼립투스 나무 등 천연소재로 제작해 폐차 후에도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였다.


사실 아쉬운 점은 없지 않다. 즉, 단점!


먼저, 뒷좌석에 누굴 태우려면 앞쪽(운전석 또는 보조석) 문을 열어야 했다. 앞좌석 문을 열고 그 다음 뒷좌석 문을 열 수 있도록 불편하게 돼있었다. B필러(차량 앞 문과 뒷 문 사이 기둥)가 없기 때문일까 그래서 측면 충돌 안전성을 위해서 문과 문이 중첩되도록 만든걸까. 어쨌든 불편했다.


또 하나는 안전성 문제다. 국내 신차안전도평가(KNCAP)에서 BMW i3에 대한 평가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래서 유럽 신차안전도평가(Euro NCAP)를 봤다. 별 다섯 개를 얻지 못했다. 유로엔캡은 국내 K엔캡보다 기준이 낮아서 적어도 유로엔캡에서 최고 수준인 별 다섯 개를 받아야 안전성에 있어서 안심을 할 수 있다.


유럽 언론들도 비판을 쏟아냈다. 별 4개 수준밖에 안된다, 오펠의 경차보다 못하다 등 비난 여론이 거셌다. 특히 탑승자에게 충격 정도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체에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을 쓴 것은 획기적이었지만, 탑승자의 충격을 흡수하는 데는 부족한가보다. 


BMW i3의 차량 가격은 종류에 따라 5650만원과 6350만원(부가세 포함)이다. 정부와 서울시 등 지자체의 보조금(1800만원대 예상, 지자체별 상이)을 받으면 3000만원대다. 


사실 테슬라 보급형 전기차 모델3도 30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이 차량은 2017년 말쯤에 나올 예정이어서 1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 이에 2017년까진 BMW i3를 타보다가 그 이후엔 테슬라 모델3를 구매하면 어떨까. 만약 전기차를 구매하고픈 마음이 있다면 말이다. 


또 하나 참고로, BMW i3 최신 차량은 삼성SDI의 노력으로 배터리 충전 용량이 늘어 1회 충전 주행거리가 190~200km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이는 서울에서 용인까지 2번을 왕복할 수 있는 용량이다.


글, 사진: 손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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