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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어 Dec 27. 2021

밀리의 서재, 네 번째 이야기

[코드스테이츠 PMB 9기] WEEKLY PROJECT 04


마음의 양식이 넘쳐 흐르는 마을
[蜜里]



성장, 그게 뭐라고. 성장하지 않으면 도태되고 결국 없어져버린다. 끊임없이 성장을 해야 하는 성장 중독과도 같은 시대. 스타트업 또한 그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하지만, '성장'이라는 단어 자체는 너무나도 추상적이어서 그것을 눈에 보이게 만들어 줄 무엇인가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무엇인가는 보통 숫자의 크기로 나타난다. 이 숫자의 크기를 계속해서 크게 만들어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 


최근에는 데이터를 통해서 상황을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성장 전략을 계획할 수 있다.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어떠한 행동을 하는지가 모두 데이터로 기록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전략을 수행함으로써 얻게 된 데이터를 분석해서 전략을 수정하거나 보완할 수 있다.


4주차, 

밀리의 서재는, 그렇다면, 어떤 전략을 사용하고 있을까?




1. 밀리의 서재를 성장시키는 전략 포인트?

1) Free Trial (무료 이용)

: 구독 서비스를 돈을 주고 이용하기 전, 무료로 체험할 수 있게 함으로써 이용의 장벽을 낮춘다. 그리고 밀리의 서재에서 타겟으로 잡고 있는 고객은 독서에 관심은 있지만, 습관이 들지 않은 light user다. heavy user라면 책에 쓰는 돈이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이상이기 때문에 금액을 지불하고 책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심리적인 장벽이 낮겠지만, 자신이 책을 잘 읽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단계의 고객이 처음부터 돈을 내고 서비스를 이용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에 먼저 무료로 경험해보고 경험의 결과로 만족스러웠을 때 결제를 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여기에 팬데믹으로 인해 자가격리된 사람들을 위해 2달 간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격리 기간 동안 할 일이 없지만 책을 빌리러 가거나 살 수 없는 격리자들에게 무료 서비스 기간을 제공해 서비스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과 함께 무료 이용 기간이 끝나도 구독을 할 여지를 만들어 줄 수 있다.





2. 밀리의 서재와 AARRR(해적 지표)

깔때기를 본 적 있을 것이다. 윗 부분은 넓고 아래로 갈수록 좁아지는 모양을 하고 있다. 깔때기를 영어로는 '퍼널(Funnel)'이라고 하는데, 사용자들이 제품을 인지하고 구매하는 과정에서 점점 숫자가 줄어드는 모습이 깔때기와 비슷하다고 해 Funnel 모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윗부분이 넓지만 아래로 갈수록 급격하게 좁아진다면 이는 유입은 많지만 구매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별로 없다는 뜻이 된다. 따라서 완만한 깔때기 모양을 만드는, 즉, 다음 단계로의 전환율을 높이고 구매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목표가 된다.


퍼널 이론 중 AARRR 프레임워크가 있다. 미국의 500 STARTUPS의 설립자인 데이브 맥클루어(Dave McClure)가 개발한 분석 프레임워크다. 현재 나의 제품/서비스가 어떤 단계에 위치해 있고, 어떤 부분에서 부족한지 파악해 전략을 세우기 용이하기 때문에 인력과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스타트업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그렇다고 스타트업에서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AARRR은 Acquisition(획득), Activation(활동), Retention(유지), Revenue(매출), Referral(추천) 의 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의 단계를 밀리의 서재에 대입해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자.




1) Acquisition : 획득

사용자 획득은 신규 고객을 어떻게 유치하는지, 고객들이 어떤 방법으로 우리의 제품과 서비스를 접하고 있는지와 관련되는 부분이다.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광고나 SNS, 혹은 바이럴과 같은 여러 채널을 통해서 유입될 수 있다. 이 때, 어떤 채널에서 가장 유입이 잘 되고 효과가 좋은지 확인해 해당 채널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밀리의 서재는 '독서'를 광고했다. 처음에는 '이병헌'과 '변요한'을 앞세워 주목을 끌더니, 그 후에는 '조정석'이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독서'나 '책' 자체를 광고하는 모습을 본 적이 많이 없었다. 서점을 가면 매대 위에 이 책이 얼마나 멋진 책인지 나타내는 문구와 광고 판이 있었지만, 서점을 나서면 마치 책과 단절된 세상인 것처럼 광고를 볼 수는 없었다. 그런데, 밀리의 서재에서 시작한 것이다. 이 광고들을 계기로 밀리의 서재는 사람들의 머릿속에 아주 강렬하게 들어섰다.

밀리의 서재는 구독 서비스를 제공한다. 매월 일정 금액의 비용을 지불하면 해당하는 기간 동안 서비스 내의 전자책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무제한 전자책 정기 구독 서비스다. 서비스로 유입된 후 고객은 회원가입과 구독 서비스 신청을 통해 밀리의 서재를 이용할 수 있다. 밀리의 서재는 이 때 한 달 무료 이용권을 제공해 고객들이 서비스를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한다. 서비스를 사용해보지 못해 구독을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가입과 구독 신청을 유도하는 것이다.

밀리의 서재 You Tube


광고 영상 : https://youtu.be/xxd0XuvMb_0





2) Activation : 활동

서비스가 고객을 유치한 뒤, 고객들이 제품/서비스를 이탈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사용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밀리의 서재는 다양한 2차 콘텐츠와 완독지수를 통해 책을 읽는 일을 부담으로 느끼는 고객들에게 긍정적인 독서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다. 오디오북과 챗북은 전자책의 내용을 가공해 만들어진다. 내용이 많은 책도 30분 안으로 요약해 제공하는 요약 오디오북과 완독본이 제공된다. 책 내용을 들으면서도 다른 일을 같이 할 수 있다는 점과 내용이 많아 부담이 되었던 책들을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이 고객들에게 독서에 대한 부담스러운 기억을 내려놓을 수 있게 한다. 

챗북은 짧은 글을 소비하는 요즘 세대를 겨냥한 콘텐츠다. 내용을 요약해 채팅을 하듯 짧은 대화로 이어지게 만들어 긴 글이 부담스러운 사용자들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게 만들었다.

완독지수는 다른 사람들이 이 책을 완독한 확률이 얼마나 되는지, 완독 했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렸는지 보여준다. 많은 사람들이 완독을 한 책이라면 나도 완독할 확률이 높고, 완독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지, 많이 걸리지 않는지도 파악해 책을 고르는 기준을 삼을 수 있다. 

독서는 습관이기 때문에 이러한 습관을 형성해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기도 했다. 독서 루틴을 만들 수 있도록 지정한 시간에 알림을 설정할 수 있고, 100일 100밀리와 같이 꾸준히 앱을 방문해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유인책 또한 제공한다. 100밀리를 쌓기 위해서 사람들은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앱을 방문해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다.

밀리의 서재는 최근 '책-잇'이라는 뉴스레터를 발행하기 시작했다. 책을 통해 최신 트렌드와 문해력을 모두 잡을 수 있도록 했다. KBS한국어진흥원의 자문이 참여해 자문과 검수를 거친 글로, 맥락을 파악하고 맥락 속에서 의미를 이해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한다. 책을 읽지 않는 것은 습관의 문제도 있지만, 책을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 밀리의 서재는 지금까지 '즐겁게', '부담 없이' 책을 읽게끔 하여 독서를 습관화 하는 데 중점을 뒀다면, 이제 '문해력'까지 접근해 근본적인 독서 실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3) Retention : 유지

서비스에 유입된 후 첫 이용 시 고객이 만족했다면 고객은 서비스를 다시 사용하기 위해 방문할 것이다. 재방문 자체가 고객의 만족도를 나타내므로 초기 비즈니스에서는 이 부분을 중요하게 눈여겨 봐야 한다.

밀리의 서재와 같은 정기 구독 서비스는 한 번 금액을 지불하면 일정 기간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고객이 이탈하지 않고 서비스를 유지, 즉 재사용한다는 말은 구독을 해지하지 않고 다음 구독 기간을 연장하기 위해 다시 결제를 했다는 뜻이 된다.

구독을 해지하지 않고 유지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요즘은 구독 서비스가 넘쳐나고 전자책 무제한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밀리의 서재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고객들은 다른 곳에 더 좋은 서비스가 있거나, 밀리의 서재에는 없지만 다른 곳에 있는 콘텐츠가 있다면 구독을 유지하지 않고 다른 곳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밀리의 서재는 일단 많은 전자책을 확보하는 데 집중한다. 만약 밀리의 서재에서 책을 찾지 못하고 다른 서비스에서 찾는 일이 반복된다면 밀리의 서재를 계속 구독할 이유가 없다. 그리고 넷플릭스 오리지널처럼 밀리의 서재도 밀리 오리지널이라는 콘텐츠가 있다. 이 서비스 내에서만 향유할 수 있는 콘텐츠가 있다면, 그리고 그 콘텐츠가 이 서비스를 계속 사용하게 할 만큼 매력적인 것이라면 사용자는 구독을 계속 유지할 명분이 생기게 된다.

만약 누군가 자신의 앞에 자신의 취향이 가득 담긴 선물을 계속해서 가져다 준다면 그러한 사람을 쉽게 뿌리칠 수 있을까? 마찬가지로 자신의 취향인 책을 계속해서 추천해준다면 그 책들을 다 읽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쉽게 서비스에서 이탈할 수 없게 된다. 밀리의 서재 또한 독자 성향을 빅데이터로 분석해 취향에 맞는 책들을 추천해줌으로써 고객이 이탈하지 않고 계속해서 서비스 내에 머무르도록 한다.

* 최근 밀리의 서재에서 25세 이하 대상으로 할인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구독료를 50% 할인해 주는데, 기간 한정이 아니라 평생 가격이다. 중간에 해지하지 않는 한. 경제 능력이 아직 없을 나이에 가격 할인을 제시함으로써 고객을 유입시킬 수 있고, 한 번 해지하는 순간 같은 가격으로 이용하지 못한다고 함으로써 계속해서 구독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효과도 있다.




4) Revenue : 매출

매출은 고객이 제품과 서비스에 돈을 지불하는 것을 의미한다. 유입된 고객들이 각각의 단계에서 이탈하지 않고 돈을 지불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최종 목적지인 매출로의 전환은 아주 중요하다. 

밀리의 서재는 구독 서비스다. 일정 금액만 지불하면 고객은 밀리의 서재가 보유하고 있는 전자책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정해진 구독료만 지불하면 그 안에서 서비스를 얼마나 이용하는지는 무관하다. 구독료는 정해진 금액이기 때문에 한 고객에게 제품이나 서비스를 많이 파는 것과는 관련이 없다. 단지 구독을 해지하지 않아야 계속해서 수입이 발생하기 때문에 고객의 구독 해지를 방지하는 것, 즉 이탈을 방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얼마 전 KT 지니뮤직에서 밀리의 서재를 인수해 구독자를 추가로 확보할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밀리의 서재에서 서비스 중인 오디오북을 지니뮤직에서 들을 수 있게 하고, KT 지니뮤직 사용 중인 사용자들에게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시너지를 낼 수 있다.




5) Referral : 추천

서비스를 사용해 본 사용자가 자발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공유하고 추천을 하고 있는가. 자발적인 추천으로 고객이 유입되면 회사는 그만큼 광고에 쏟아부어야 하는 돈을 아낄 수가 있다. 이 때문에 많은 기업에서는 친구 초대 시 쿠폰을 제공하거나, 적립금을 넣어주는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한다. 또는 SNS에 공유하는 이벤트를 진행함으로써 바이럴 마케팅을 진행하기도 하는데, 게시물을 리트윗 또는 리그램하거나 해시태그를 다는 조건으로 이벤트에 참여하면 추첨을 통해 상품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밀리의 서재는 친구에게 서비스를 소개하면 쿠폰을 제공한다거나, 적립금을 준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고객들은 자발적으로 SNS에 밀리의 서재를 공유하는데, 이는 젊은 세대들이 자신이 읽은 책을 소개하고, 책을 읽은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심리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따라서, 밀리의 서재에서는 따로 이벤트를 하지 않아도 자발적인 SNS 공유가 일어나 입소문을 타게 된다고 볼 수 있다.




3. 밀리의 서재는 앞으로 더 성장할 수 있을까?

앞서 말했듯이 KT 지니뮤직은 밀리의 서재를 인수했다. 세계적으로 오디오북 시장이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8년에 이미 미국에서는 오디오북 매출이 37%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계속해서 종이나 화면을 보고 있어야 하는 부담이 적으면서, 다른 일을 같이 병행하면서도 책의 내용을 들을 수 있다는 장점 등, 오디오북이 각광 받고 있는 것이다.


밀리의 서재는 2차 콘텐츠로 가공한 오디오북을 제공하고 있었다. 오디오북을 유명한 성우나 연예인들이 읽어주어 더욱 흥미와 재미를 배가시켰다. 그런데, 10만 권이나 되는 도서를 어떻게 성우가 모두 다 읽을 수 있겠는가. 가능할지는 몰라도 아마 시간이 엄청나게 오래 걸리는 일일 것이다. 이 때문에 음성을 변환하는 기술을 사용해 일반인이 책을 읽으면 그 위에 AI가 성우의 목소리를 덧입히는 기술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 기술과 콘텐츠에 대한 IP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지니뮤직이라는 거대한 음악 플랫폼의 결합은 엄청난 시너지를 내며 오디오북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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