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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로 살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영화 아버지의 마음 Review






카페 창업을 앞둔 요즘,

어느 순간 나의 하루에는 일이 우선으로 배열되어 있었다.


눈을 뜨면 씻고 일어나 7kg는 넘는 가방을 메고 카페로 향했다.

근무 중인 회사 블루플레임 디자인 업무, 카페 관련 준비, 장학 기획에 대한 추가 업무, 굿즈 제작 등을 하다 보면 밥 먹고 화장실에 가는 시간도 아껴가며 일을 할 때가 많았다.


그런 내게 오랜 친구 경주는 '아버지의 마음' 영화를 보러 가자고 했다.

기아대책 간사님께서도 같이 보러 가자고 하셨으니 벌써 두 번째 이 영화에 대한 권유를 받았다.


'내가 이 영화를 봐야 하나보다.'


바로 다음날, 경주와 이석이와 함께 영화를 보러 갔다. 일부러 영화에 대한 정보를 전혀 찾아보지 않았다. 모든 것을 그 현장에서 처음 느끼고 싶은 마음이었다.




에버렛 스완슨(Everett Swanson, 1913-1965) | 도난당한 자신의 외투를 찾아 올리자, 그 안에서 추위를 삭이고 있던 한국 전쟁고아들.



깡통을 하나 들고 거리에서 구걸을 하는 전쟁고아들.

국가가 아이들을 돌볼 여력이 없을 때 에버렛 선교사는 한국에 보육원을 설립했다. 그를 통해 한국의 10만 명의 아이들이 사랑을 느꼈다. 에버릿 선교사는 컴페션을 통해 후원자와 아이를 1대 1로 매칭했는데, 아이들은 자라서 자신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섬겨주고 도와준 손길을 받으며 자신이 특별하게 느껴졌다고 고백했다.



영화 속의 고아들에게서 어떠한 분노도, 원망도 묻어나지 않았다.

그저 감사했다. 또한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겼다.





이 땅에 왜 고아와 가난이 있을까?

에이지유지 대표이자 후원자 황태환은 100일이 채 되지 않은 아이를 잃고서 이렇게 고백했다.

컴페션을 통해 가장 큰 혜택을 받은 것은 에버렛 선교사라고.

그들을 도울 때 비로소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되고 그의 기쁨을 누렸을 거라고.


가난한 자를 도울 때 비로소 자신이 가난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나는 고아에서 보호종료아동으로,

자립준비청년에서 자립활동가로 살아가고 있다.


세상에 혼자 남겨진 후 겪은 학대와 폭력은 여전히 내 어딘가에 남아있다.

그 흉터를 지우고 감추려고 멀쩡한 척 치열하게 살아왔지만

이제는 불완전한 내 모습을 인정하기로 했다.




화상을 입은 사람에게 아무도 흉터에 대해 지적하지 않는 것처럼.

어릴 적 개에게 물린 사람에게 강아지를 극복하라고 하지 않는 것처럼.


내 상처는 깊게 파인 만큼 쓰일 것이다.

무엇이든 담을 수 있는 그릇으로.







그동안 홀로 세상을 배워가며 살아온 날들을 책으로 펴냈다.




그리고 이제 막 세상에 남겨진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을 그렸다.




8월이면 자립준비청년 작가들이 입점하는 카페가 오픈할 것이다.





영화 마지막에는 내게 세 번 물음을 던졌다.

'이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하나님, 저는요.


먼저 기뻐할게요.

하나님께서 저를 특별한 상황으로 불러주심을.

부모가 없는 대신 수많은 영적 부모들을 만나게 하시고

앞으로 많은 아이들의 부모로 불러주심을.



그림 그리고, 글을 쓰고 찬양하면서

하나님이 귀히 여기는 아이들을 만날게요.


주시는 상황에 감사하며 보여주시는 비전을 붙잡고

사람들에게 마음을 전달할게요.

하나님께서 우리를 통해 이루시기 원하는

하나님의 마음을요.






하나님 아버지 앞에서 깨끗하고 순수한 신앙은

어려운 처지에 있는 고아와 과부들을 돌봐 주고 

자신을 지켜 세속에 물들지 않는 이것입니다. 야고보서 1:27 KL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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