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삼 남매의 존경을 한껏 받으시는 친정아버지는 88세이시다.
아직도 근로하고 계신다.
우체국에서 유료포장센터를 운영하신다.
우체국 근처가 큰 재래시장 근처라 특수 포장하여 등기로 보내야 할 물량이 많은 상인들이 주요 고객이다.
내용물의 상태에 따라 아버지는 날렵한 손으로 포장박스를 즉석으로 제작을 하기도 하신다.
요즘 경기가 안 좋아 특수 포장을 요구하는 손님들이 예전보다 많이 줄었다고 친정엄마가 걱정을 하신다.
우리 가족들은 아버지가 일을 하시면서 얼마의 수익을 내시는지 모른다.
아버지의 일급 영업비밀...
친정아버지는
간혹 7명의 손주들에게 장학금과 용돈을 주시고, 아직도 나에게 간혹 남동생들 모르게 용돈을 주시는 것을 보면 영 장사가 안 되는 것 같지는 않다.
내가 살면서 가장 큰 효도가,
아버지 연세 76세에 온비드를 통해 우체국포장센터를 입찰을 받아 아버지의 근로 기반을 마련해드린 것이 아닐까 싶다.
12년 동안 아버지는 한결같이 우체국 그 자리를 지키셨다.
작년 4월 대장암 수술을 받으시고도 퇴원 후 바로 우체국으로 향하셨다.
일 년에 한두 번 아버지가 일하시는 우체국을 가보면 1평 남짓한 아버지의 공간은 미리 만들어놓으신 박스가 가득하다. 잠시도 가만있지 않으셨다.
오며 가며 청소하시는 아주머니, 단골손님들이 많아 안부를 묻는 분도 많으셨다. 또한 필체가 좋으신 아버지에게 편지봉투에 주소를 써달라고 하시는 분들과 친구가 되었다.
인정 많고 성실한 아버지가 우체국에서 노익장을 과시하고 계셨다.
친정아버지는
삶의 원동력이 일하고 있다는 자부심과 매일 어딘가에 내 일터가 있다는 것이 내 존재를 확인함으로 신체 정신적으로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내가 만나는 어르신의 대부분은 신체적 질병으로 고생하시는 분도 많이 계시지만
나이는 많아도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어르신이 많으시다.
하지만 근로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고 공공기관에서 노인일자리에 참여할 수 있는 것도 제한적이다.
행정복지센터에 이른 아침부터 일자리 상담을 받기 위해 오시는 많은 어르신들이 '어르신이 하실만한 일자리가 없네요'라는 직업상담사의 말을 뒤로 한채 집으로 향하는 어르신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면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정부에서는 행정, 교육, 복지, 일자리 따위에 대한 국가정책을 평균 수명 100세 시대에 맞추어 새롭게 프로젝트를 수립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시니어 인턴십 노인 일자리 사업은 만 60세 이상 아직 일하고자 하는 어르신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기업에게 이를 독려하고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하기 위하지 해 급여 인건비를 지원하려는 노력을 한다.
하지만 노인 일자리 사업에 선정되는 것이 매우 어렵기도 하고 지원 제외 업종이 많아 정부와 기업이 더 많은 관심과 근로의 기회를 부여할 수 있는 고민이 매우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