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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수호 Sep 19. 2019

B와 B의 꿍꿍이

브런치 북, 그리고 매거진 B의 새로운 단행본 잡스: 에디터 북 토크 후


북 토크 후기로 글을 열게 될 줄은 전혀 몰랐습니다.



균형잡힌 브랜드를 한 호에 하나씩 소개하는 브랜드 다큐멘터리 매거진 《매거진 B(MAGAZINE B)》의 새로운 단행본 시리즈 『잡스(JOBS)』 를 구입한 후 굉장히 빠르게 첫 번째 완독을 하였습니다.

 단행본보다 잡지를 많이 읽는 제가 매거진 B의 단행본을 집어 든 이유는 단 하나였습니다. '에디터'에 관한 책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그때, 서점에서 이 책을 살 때까지만 하더라도 이렇게 홀려서 북 토크에 다녀오고 후기까지 쓰게 될 줄은 "네, 전혀 몰랐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이 브런치 토크가 이런 식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건 전혀 예상치 못했습니다. 프로젝트를 시작한 사람들이 잔뜩 나와서 인터뷰 형식으로 주고받을 줄이야. 주의력이 부족했던 걸까요. 아니면 너무 책에 심취했던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제러미 랭미드의 이야기를 마주쳤을 때의 동경심과 알 수 없는 동질감에 취했던걸 지도 몰라요.


 사실 브런치가 "어떻게 흘러왔고, 브런치가 베타 딱지를 뗐고, 브런치가 이제 브런치 북 서비스를 시작한다."라는 사실은 저에게 크게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에디터' 하나 단어만 보고 29cm의 이벤트 페이지에 들어가 이벤트 해시태그를 걸고 아이디를 입력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그랬던 건지 이 프로젝트에 대해서 전혀 감이 없었던 저는, 사실 좀 부끄러운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꽤나 신선하게 이벤트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B와 B의 꿍꿍이>


 브랜드적인 사고를 하는 매거진 B와, 인문학적인 접근을 하는 브런치. 이 둘의 만남은 꽤나 신선했습니다. 사실 어딘가에서 접점을 만들 법했다고 생각했는데. '단행본'과 '디지털 북 플랫폼'의 형식으로의 코워크를 보여주리라곤 전혀 기대하지 않았거든요. 프로젝트의 시작 단계의 이야기를 김혜민 카카오 마케터의 말을 서두로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습니다.


매거진 B의 브랜드적 사고, 브런치의 인문학적인 접점을 이루는 지점을 찾자. 브런치 다움을 생각하고, 오리지널리티를 생각하자. 오리지널리티를 생각해보니 결국 '사람'의 지점으로 수렴되었다고 하셨습니다. 결국에는 '글'의 주체가 되는 바가 '사람'이니까요.


그래서 '에디터'를 키워드로 잡았다고 생각했어요.

시대가 요구하는 것, 시대가 원하는 주제가 '에디터'였으니까요.

그렇게 서로의 프로젝트를 연장해보려고 한 것이 바로

두 브랜드의 꿍꿍이 었습니다.


단행본 편집의 손현 님 그리고 브런치 북 출판 프로젝트 담당자이신 김진호 님이 나와서 본격적인 인터뷰 형식의 토크쇼가 진행되었습니다.


 단행본을 엮으신 손현 님의 이야기를 엿들을 수 있었습니다. 단행본을 제작할 수 없었지만, 내부적인 여력이 없었다는 등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매거진 B에서 왜 '에디터'를 첫 직업으로 소개했는지를요. 아 물론 책에서도 골백번을 언급하고 이야기하는 듯 하지만, 직접 말로 듣는 건 또 달랐습니다.


매달 선정하는 브랜드에 주목하듯이, 잡스에서 고르는 직업은 어떻게든 '상징성'을 띨 것이라고 얘기하셨습니다. 에디터 중심의 문화에서 내부적으로, 그리고 스스로를 짚어보면서 가장 수월하고 가장 '친한'직업을 꼽았다고 했습니다.


이어서 김진호 님의 브런치 북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베타'딱지를 떼고 이전 위클리 매거진의 폼에서 '브런치 북'으로 새로운 포맷을 시작한 것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브런치 북에서 진행한 '잡스: 에디터의 브런치 북 에디션'의 발행에 대해 이야기했었네요.


https://brunch.co.kr/brunchbook/jobseditor

 지면이 아닌 '브런치 북'의 에디션으로 시대가 주목하는 '에디터'라는 직업을 가진 혹은 가졌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잡스와 브런치 북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에디터쉽'에 대한 심도 깊은 이야기가 오갔고, 각 에디션에 등장한 분들의 섭외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잡스의 브런치 북 에디션 같은 경우는 '에디터' 현업에 있는 분들, 그리고 브런치 작가를 기준으로 섭외했고, 각 분야에서의 '에디터쉽'을 발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려 노력했습니다. 브런치답게 오프라인이 아닌, 그들의 형태로 담아냈다고 했습니다.


브런치의 콘텐츠 대부분이 에세이고, 브런치팀이 가장 잘할 수 있는 특성을 따라 편하게 읽힐 수 있는 에세이 형태를 추구한 듯 보였습니다. 잡스 단행본이 일단 매거진 포맷을 기초로 인터뷰를 담아내고 있으니, 아무래도 밸런스를 맞추기 위한 선택이라고 보이네요.


  이어서 손현 님의 단행본에 관련된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사실 토크쇼가 꽤나 흐름이 있었는데, 퇴근 후 비몽사몽이 절 흐리게 만들었는지 자세하게 모든 걸 적을 수는 없을 것 같네요. 퍼블리의 편집자로 수십 명의 저자의 에디터를 담당하셨던 손현 님의 과거와 수십 명의 에디터와 일했던 장강명 작가의 이야기 등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들려주셨어요.


 그리고 단행본의 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인터뷰 중심으로 단행본을 꾸린 이유는 바로, 그들이 잘하는 것이 잡지 에디팅이었기 때문이었다고. 단행본은 그렇게 5개의 인터뷰와, 2개의 에세이로 만들어졌습니다. 어떤 '소스 = 원천 ' 에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사람, 에디 터십을 발휘한 사람들, 스스로를 리브랜딩 하는 사람, 결국 시대의 파워인 '에디터쉽'을 발휘한 사람들을 다룬 이야기는 제 입맛을 당기기에는 아주 충분했습니다.


6회 브런치 북 출판 프로젝트에서의 '에디터'의 역할은 빛났고 그들을 위해 매거진 B가 만든 에디션이 바로 아래의 '[브런치 북] 10인의 에디터에게 묻다'입니다.

 https://brunch.co.kr/brunchbook/10editors

잡스에서 말한 시대적 '에디터쉽'에 맞닿아 있는 사람들을 다루고, 어쩌면 작가의 뒤에 있던 이들의 이야기를 심도 있게 다뤘습니다. 디지털 퍼블리싱 플랫폼인 '브런치'의 역할과 기존 에디터와 이 시대의 에디터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도 입체감있게 다루었습니다.


 단행본을 중점으로만 봤던 제게는 위의 이야기들은 다소 생소한 이야기였습니다. 언제 내 뒤에서 이런 일들을 꾸미고 있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그만큼 좋은 플랫폼이 성장하고 있는데 모르고 있었던 제가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해당 이벤트에 등장한 세분 모두가 '에디터'였다고 느껴지기도 하네요. 원천으로부터 좋은 기획을 만들어, 좋은 인상을 심어줬습니다. 그리고 그 끝에는 '가치'를 포커싱 한다는 이야기도 담겨있었습니다.


 결국 브런치 - 브런치 북 - 잡스 단행본의 삼박자가 이루어진 약 1년의 크로스오버였다는 걸 깨닫고 난 뒤에, 몽롱한 기분으로 29cm 스토어를 나왔습니다. 사고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난 후에는 항상 생각이 많아집니다. 그래서 더욱 글이 두서없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렇게 브런치와 매거진 비의 멋진 꿍꿍이를 경험하고 난 뒤에, 어쩔 수 없이 노트북 앞에 앉았습니다. '에디터'를 선망하던 그 감각을 잊고 싶지 않았기 때문인 걸까요. 무튼, 직업정신에 대해 혹은 소명에 대해서 끊임없이 이 고민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하나는 명확해졌습니다.


"모든 행위에는 '에디터 정신'이라고 불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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