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1] 독서논술 수업일기
학생들과 ‘이상한 과자의 전천당’을 읽고 글쓰기 수업 중 유난히 기억에 남는 한 장면이 있습니다. 학생 유진(가명)이 “개구리 알사탕”이라는 제목으로 쓴 이야기를 발표한 순간이죠.
저는 글쓰기 수업을 할 때마다 “정답을 알려주는 교사”가 아니라, 학생들의 상상력을 북돋우는 조력자가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임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아이들이 이미 익숙한 전천당 이야기에서 출발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보게 했죠.
유진이는 TV를 너무 많이 본 탓에 시력이 나빠진 아이가 전천당에서 신비한 사탕을 얻고, 결국 개구리로 변하는 이야기를 써냈습니다. 이야기를 듣는 순간, ‘아, 아이가 정말 스토리를 만드는 능력이 있구나’ 하고 감탄했어요.
하지만, 글 속에는 매끄럽지 못한 문장과 빠진 디테일도 꽤 보였습니다. 저는 그런 부분을 짚어주며, 유진이가 자신의 글을 더 멋지게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돕고 싶었습니다.
사실 초등학생들에게 ‘고쳐쓰기’는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한 번 글을 쓰고 나면 거기서 끝난다고 생각하기 쉽거든요. 그래서 저는 유진이에게 글을 고치는 일이 단순히 실수를 바로잡는 것이 아니라, 글을 더 생생하게 만드는 작업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눈이 아팠다. 다리가 아팠다.”라는 단순한 표현을 “눈이 따끔거렸다. 다리가 저렸다.”로 바꿔보자고 했을 때, 유진이는 조금 놀란 표정을 지었습니다. 글 한 줄을 고쳤을 뿐인데, 자신의 이야기가 더 흥미롭게 변해가는 걸 느꼈던 거죠.
또한, 이야기에 중요한 디테일이 부족한 점도 함께 고민했습니다. 전천당 과자에 붙은 주의사항이 흐름과 어긋난다는 점을 짚으며 “이 디테일을 보완하면 독자가 더 쉽게 공감할 수 있어!”라고 조언했죠.
이 수업을 통해 제가 다시금 느낀 것은, 글쓰기란 단순히 글을 쓰는 행위가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하는 과정이라는 점입니다.
유진이는 단순히 ‘개구리 알사탕’ 이야기를 써낸 것이 아니라, 문제를 가진 주인공이 변화하는 과정을 그렸고, 이를 통해 독자가 무언가를 느끼길 바랐을 겁니다. 저는 그 과정에서 “글을 다듬고, 발전시켜가는 법”을 조금이나마 알려줄 수 있었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유진이는 발표를 마치고 친구들의 피드백을 받을 때 특히 빛났습니다. “재미있다”는 칭찬이 이어질수록 유진이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죠. 그리고 무엇보다, “고쳐 쓰기를 통해 글이 더 좋아진 것 같다”는 말을 들었을 때, 아이가 스스로 한 단계 성장했음을 느꼈습니다.
저는 늘 글쓰기 수업에서 아이들에게 강조합니다.
“네가 가진 상상력을 믿어라. 그리고, 네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줄 수 있도록 다듬는 과정도 두려워하지 말아라.”
이 메시지가 유진이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에게도 전달되었길 바랍니다.
아이들에게 글쓰기는 자신을 표현하는 가장 첫 번째 도구입니다. 유진이가 앞으로도 자신만의 이야기를 계속 써 내려가길, 그리고 오늘의 경험이 그 과정에 작은 밀알이 되길 바랍니다.
저 역시 이번 수업을 통해 ‘교사로서의 제 역할’을 돌아볼 기회를 얻었습니다. 아이들의 작은 가능성을 발견하고, 그 가능성을 키워주는 일. 그것이야말로 제가 해야 할 일이겠지요.
‘개구리 알사탕’ 수업은 끝났지만, 저는 더 많은 이야기를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갈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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