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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코드 스웨덴 Jul 26. 2018

매일 밤 우리는 소리를 지른다

스웨덴의 대학도시 웁살라의 Flogsta에서 매일 밤 일어나는 일


언제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내가 사는 이 곳 Flogsta에서 매일 밤 10시가 되면 모두가 소리를 지른다. 그 아무도 이 비명소리의 시작과 이유를 알지 못한다. 누군가는 옥상에서 한 학생이 자살한 이후로 그를 기리기 위함이라고 말하고, 또 누군가는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생겨났다고 한다.


아래 영상은 작년에 찍어둔 Flogsta Scream 영상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만약 스웨덴 웁살라에 오게 될 유학생 혹은 교환학생이라면 아마도 당신은 Flogsta에 살게 될 것이다. 이 곳은 1970년대에 지어진 아파트인데 웁살라에서 짧은 기간 동안 살 만한 거처를 구하는 대학생 혹은 외국인 학생들이 살고 있는 스튜던트 게토이다. 나도 여지없이 Flogsta에 일 년째 살고 있다.


이 동네는 학생들이 살고있는 특이한 공간인 만큼 재미있는 일도 많이 일어난다. 예를 들면 냉장고에 넣어둔 식재료가 사라진다던가, 잘 묶어둔 자전거와 이별하게 된다던가, 밤새 내 방문 앞 복도에서 파티가 열리게 되다던가.. 아니면 변기 뚫어뻥으로 공용부엌 싱크대를 뚫고 있는 하우스 메이트의 모습을 보게 될 수도 있다..


아래 영상은 우리 빌딩 아래층에 살고 있는 복도 사람들이 찍어서 올린 뮤직비디오이다. 노래도 직접 만들고 영상도 Flogsta의 분위기를 실감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 영상을 보면 Flogsta가 왜 Student ghetto로 불리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출처:https://www.youtube.com/watch?v=pVtrZYcaoRg)


그리고 아래 영상은 우리 Flogsta scream에 대한 다큐멘터리이다. 가끔씩 여러 나라의 방송국에서 Flogsta Scream을 촬영하기 위해서 이곳에 오곤 한다. 얼마 전에도 독일의 한 방송사가 이를 취재를 하러 왔었는데, 그 날은 정말 온 동네 사람들이 다 합심해서 소리를 질러서 축구장에 온 듯한 느낌이었다.


(출처:https://www.youtube.com/watch?v=pc0pxB2Q5JU)


겨울의 스웨덴은 해가 뜨지 않아서 우울할 때도 많은데 Flogsta scream에 맞춰서 소리를 지르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기분도 좋아지는 것 같다. 10시 정각에 딱 맞춰서 소리 질러야지 하고 기다렸다가 소리를 지르면 다른 사람들도 함께 동시에 소리를 질러서 더욱 더 신이 난다. 다른 일을 하고 있더라도 10시가 되면 매일 알람처럼 Flogsta scream이 들려서 '아~ 이제 조금 있다가 자야 하는구나'라고 생각도 할 수 있고 나름 생활에 도움이 되는 문화인 것 같다.


마지막은 언제나 평화로운 Flogsta의 풍경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Flogsta지만 나름 계절별로 변하는 아름다운 자연도 지켜볼 수 있다. 특히나 내 방에서 바라보는 석양은 정말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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