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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버트 Mar 06. 2023

반성문

지금의 나를 알아야 바꾸던 말던 하지.

1. '미움받을 용기' 를 한 번 더 추천 받았다. 베스트셀러를 넘어 스테디셀러의 반열에 오른 책이다. 나도 많이 읽어보았다. 하지만 아무 걱정 없던 그 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다르다. 분명 손때 묻고 형광펜이 곳곳에 칠해진 흔적이 있지만, 다시 펼친 그 책의 한 문장 한 문장은 지금의 나에겐 너무나 새롭고 충격적으로 느껴진다.


2. 앞의 두 챕터를 다시 꼼꼼히 정독하고 내 머릿속에 유난히 오래 남아있는 키워드는 '용기' 다. 나 자신을 직시할 용기, 내 단점을 하나씩 고쳐나갈 용기, 새로운 변화에서 나오는 불안과 리스크를 받아들일 용기... 이제껏 인생의 변화를 강조했던 내가 정작 진짜 변화에 맞닥뜨렸을 때 충분한 용기를 가질 수 있을까? 확신은 없다. 지금의 월급과 여유로운 생활은 포기하기엔 너무 달콤했으니까.


3. 하지만, 변화해야 한다. 지금 눈에 밟히는 내 허물들이 분명 내 발목을 붙잡을 것이다. 5년 뒤 내가 지금 변화하지 않은 걸 매우 후회할지도 모른다. '미움받을 용기' 를 읽으며 그 필요성은 더욱 진하게 느껴졌다. 어두움이 좋아 썬글라스에 가려진 어두운 세상을 보며 만족할까, 아니면 두 눈이 부셔도 선글라스를 벗어 던지는 결단력을 발휘해야 할까? 지금의 나는 후자이다. 아니, 후자여야 한다.


4. 그런데 책을 읽으며 문득 깨달은 게 있다. 내가 생각하는 나 스스로의 장점과 단점을 제대로 직시할 시간을 한 번도 갖지 못했다 (않았다.) 사실은 알고 있다. 변화를 하려면 지금 상태를 알아야 한다. 지금 상태를 모르는데 어떻게 나 스스로가 바뀌었는지를 알 수 있을까? 하지만 무서웠다. 다른 사람도 아닌 나 자신에게 발가벗겨진 채 20여 년 간의 인생을 반추하다니. 이제껏 나에게 그런 용기는 없었다. 다만 애써 가려왔을 뿐.


5. 그래서 많이 아프긴 하지만, 과거를 들춰보면서 스스로에게 지금까지 아쉬웠던 점을 나열해보았다. 단순히 소심하다, 자신감이 없다.. 같은 두루뭉술한 표현보다는, 일을 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스스로 알게 모르게 느꼈던 부분을 남김없이 쭈욱 서술해보려고 했다. 여기서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하는 마음으로 쓴 반성문이다.


6. 벤자민 프랭클린이 50년 간 하루마다 스스로가 13가지 덕목을 지켰는지 표를 만들어 꼼꼼히 기록했다고 한다. 그에게 13가지 덕목이 있던 것처럼, 이 리스트는 무심코 저런 단점을 보이게 될 저를 다잡는 하나의 장치다. 한 번에 극적으로 고쳐질 거란 기대는 애초에 하지 않는다. 무심코 저런 단점을 보이는 찰나의 순간, 그 순간에 이전과 다른 결정을 하고 그 결과를 감내할 수 있는 내가 되기 위해 한 걸음씩 걸을 뿐이다.


현재까지의 나는 어떤 사람인가?


[Bad Points]   

실패를 두려워하고 리스크를 지고 싶지 않음

보수적으로 활동하고 생각하는 경향

나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함 (= 이런 걸 고민해본 적이 한 번도 없음)

쓸데없는 질투심이 존재함 (동년배 나이의 사람들은 무엇을 하고 있나? → 나는 그들보다 얼마나 나은가?)

나 스스로가 나 자신에게 ‘평범하게 살아가는 게 제일 낫다’ 라는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주입하고 있었음

내 인생에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모름

높은 보상보다 낮은 위험에 주목 ↔  하지만 주목받는 일을 하고 싶음

남의 평가에 정말로, 정말로 민감함.

시키는 일은 잘 하지만, 그 다음 일을 고민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음 (생각은 있지만, 비판이 무서움)

상대방의 Mood에 너무 깊게 공감하는 경향이 있음

비판이나 말을 한 번 더 꼬아듣는 경향이 있음 (= 그래서 먼저 지고 들어감, 변명할 준비 ON)  


[Good Points]  

그래도 나를 포함하여 사람은 노력으로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함

정말로 중요한 것에 집중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으며 계획적으로 움직이려고 함

스스로 느끼는 계기가 생기거나 강제성이 부여되면 누구보다 열심히, 성실히, 빠르게 일함

어떤 아이디어를 접했을 때,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면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음

인정과 칭찬이 동반된다면 동기는 무한정으로 유지됨 (업무 성격 무관)

아이디어를 추진하는 사람을 돕는 걸 매우 좋아하며, 그에 따른 성과도 나름 준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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