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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은 Mar 30. 2024

공부를 지속하는 힘, 동기 이론

어쩌면 나는 실패 회피형 인간일지도.

동기여, 학습 동기여! 제발 활활 불타올라줘!


눈물이 난다. 마음이 무겁고 답답하다. 이번 주 내내 정확히는 지난 일요일부터 금요일 어제까지 나는 한 글자도 제대로 공부하지 못했다. 토요일 연재 글쓰기는 나에게 발등에 불을 붙여주는 일종의 주간 테스트 같은 느낌인데, 글쓰기 소재인 교육학 공부를 하나도 하지 못했으니 가슴이 답답할 수밖에. 화요일에는 남편이 야근을 했고, 목요일에는 남편이 회식을 했으며, 금요일에는 남편이 미용실에 들렀다 왔다. 그럼 다른 날에는 뭐 했냐고? 솔직히 말하면 일요일과 월요일에는 아직 주간 테스트가 멀리 있어 육아의 힘듦을 핑계로 아기가 밤잠을 시작할 때 나도 뻗어 잠들었고, 수요일엔.... 나는 솔로를 보았다.

그렇다. 사실은 다 핑계다. 그래서 나는 토요일 연재 당일에 벼락치기를 하기로 했다.

착한 남편의 도움으로 토요일에는 벼락치기가 가능하게 됐다. 그냥 마음을 편히 먹고 평일에 책을 펼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은 것이고, 그렇지 못했다면 그냥 토요일에 벼락치기를 하자고 마음먹었다.


오늘은 산책도 할 겸 조금 멀리 떨어진 커피숍에 가서 공부를 했다. 오랜만에 혼자 커피숍에 앉아 커피와 빵을 먹으며 책을 펼치니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오늘은 벼락치기로 학습 동기 이론을 훑었다. 학습 동기 이론의 대표적인 이론들은 성취동기 이론, 자기 결정성 이론, 목표 지향성 이론, 기대 가치 이론, 귀인 이론, 자기 효능감 이론, 자기 가치 이론, 학습된 무기력감, 메슬로우의 욕구 위계 이론 등이 있다. 그럼 지금부터 오늘의 벼락치기 공부를 빠르게 셀프 과외해보고자 한다.


<3 문장 요약>


성취동기이론 / 엣킨슨과 와이너 (성공추구동기 vs.  실패회피동기)

1. 엣킨슨은 인간은 성공하고자 하는 욕구 때문에 동기화되기도 하지만, 실패의 두려움 때문에 동기화되기도 한다고 보고, 학습 동기를 '성공추구동기'와 '실패회피동기'로 구분했고, 성공추구동기가 높은 사람은 중간정도 난이도의 과제를 선택하는 반면, 실패회피동기가 높은 사람은 아주 쉬운 과제를 선택해서 실패를 회피하거나, 실패할 경우 그 원인을 과제의 난이도에 돌리기 위해 아주 어려운 과제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2.  와이너성취동기가가 높은 사람성공과 실패의 원인내적으로 돌리고, 성취동기가 낮은 사람은 그 원인을 외적으로 돌린다고 보고, 성공추구동기가 높은 사람실패했을 때 동기가 증가하고, 실패회피동기가 높은 사람성공했을 때 동기가 증가한다고 보았다.


 3. 교사는 성공과 실패의 원인을 능력이나 운 또는 과제 난이도로 돌리는 학생에게 노력이 부족했거나, 비효율적인 전략을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여기도록 귀인 재훈련을 하고, 달성 가능한 목표와 적절한 도전적 과제를 제시하고, 만족감과 성취감을 주는 보상을 줌으로써 동기 유발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자기 결정성이론 / 데시와 라이언 (유능감, 자율성, 관계성)

1. '자기 결정성'이란 자기 스스로, 즉 자율적으로 자신의 행동과 운명을 선택하여 결정할 수 있다는 믿음인데, 유능감, 자율성, 관계성의 욕구를 충족하면 자기 결정성이 높아지고 이로 인해 내재적 동기가 높아져 학습 동기도 높아진다.


2. 교사는 학생이 발전된 모습을 보이면 칭찬이나 보상과 같은 긍정적 피드백을 줌으로써 유능감을 높일 수 있고, 학습 과제 수행 방식이나 학습 목표, 평가 방식 등에 대해 학생에게 선택권을 부여함으로써 자율성을 높일 수 있으며, 학생을 존중하고 학생의 생각이나 흥미에 관심을 보이고, 협동학습을 통해 이질적인 구성원들과 긍정적으로 상호작용하며 배려와 인정을 경험하게 함으로써 관계성을 향상할 수 있다.


3. 교사는 학습 목표를 분명히 하고, 학습 내용과 평가를 일치시켜 평가를 예측 가능한 것으로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한데, 이러한 평가를 자주 실시하여 잦은 성공 경험을 하게 함으로써 유능감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며, 평가에 대한 자세한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학습 능력을 증진시킬 수 있다.



목표지향성이론(성취목표이론) / 드웩

1. 학습 목표에는 과제 그 자체를 숙달하는 것, 즉 새로운 지식을 학습하는 것에 의미를 두는 '숙달목표'와 자신의 능력을 타인의 능력과 비교하는 것에 의미를 두는 '수행목표'가 있다.


2. 숙달목표를 지닌 사람이 노력하는 이유지식의 숙달과 기능 개선, 숙련 등과 같은 개인적인 이유이지만, 수행목표를 지닌 사람이 노력하는 이유는 타인보다 앞서거나 더 높은 점수를 받아 과시하기 위함이고, 이에 따라 평가의 기준도 숙달목표를 지닌 사람은 개인의 성장여부인 반면, 수행목표를 지닌 사람은 그 기준이 타인과의 비교이며, 숙달목표를 지닌 사람은 학습 실패 원인노력 부족으로 보고 능력은 노력을 통해 변화 가능하다고 보며 학습 시에 메타인지를 활용하는 반면, 수행목표를 지닌 사람은 실패에 대한 귀인을 능력 부족으로 보고 능력은 타고난 것이며 고정된 것이라고 여기며 주로 기계적 학습을 한다.


3. 교사는 학생들에게 숙달목표를 지향하도록 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도전적 과제를 제시하고, 타인과의 경쟁을 피하게 하기 위해 협동학습을 통해 구성원 모두 과제를 숙달할 수 있도록 하며, 개인 평가를 하고, 귀인을 '노력'에 두도록 유도하는 피드백을 줄 수 있다.   


기대X가치 이론  

1. 인간은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와 그러한 성공에 부여하는 가치를 곱한 값만큼 동기화된다.


2. 교사는 '기대'를 높이기 위해서 구체적이고 단기적인 목표와 학생 수준에 적합한 적절한 난이도의 과제를 제공하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통해 자신감과 자기 능력에 대한 믿음을 향상시켜 긍정적 자기도식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하며, 잦은 성공 경험을 통해 긍정적인 정서적 기억을 갖게 한다.


3. 교사는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과제 자체에 흥미를 갖게 하고, 과제를 달성하는 것 자체가 자신의 삶에 중요한 의미가 있기 때문에 가치가 있으며, 또한 이로 인해 미래의 목표를 충족시켜 효용가치가 있다고 여기게 하고, 과제 수행을 통해 얻은 가치가 과제를 하며 소비된 시간과 노력보다 더 높다고 인식하도록 한다.   



귀인이론 / 와이너 (능력, 노력, 운, 과제 난이도)

1. 학업 성취의 성공과 실패의 원인을 '능력, 노력, 운, 과제 난이도'로 나누고, 각 원인을 소재(원인이 내적인지 외적인지), 안정성(원인이 시간과 상황에 따라 변하는지), 통제 가능성(원인을 자신의 의지로 변화시킬 수 있는지)의 세 차원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능력'은 소재가 내적이고 안정적이며 통제 불가능하고, '노력'은 소재가 내적이고, 불안정적이며, 통제 가능하며, '운'은 소재가 외적이고, 불안정적이며 통제 불가능하고, '과제 난이도'는 소재가 외적이고 안정적이며 통제 불가능하다.


2. 바람직한 귀인 유형성공했을 경우, 귀인충분한 노력과 높은 능력이라고 여김으로써 정서적으로 자신이 유능하다고 느끼고 이로 인해 성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져 학습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실패했을 경우에는 귀인부족한 노력이라고 여김으로써 정서적으로 죄책감을 갖고 다시 성공을 위해 학습을 적극적으로 하는 반면, 바람직하지 못한 귀인 유형성공했을 경우 귀인으로 여김으로써 성공에 대한 기대가 감소하여 학습에 대해 무관심해지고 노력을 하지 않게 되며, 실패했을 경우 귀인부족한 능력이라고 여김으로써 무능감이나 학습된 무기력을 느껴 성공에 대한 기대가 감소하여 역시 노력을 하지 않게 된다.


3. 교사는 학습 동기를 향상시키기 위해 귀인 훈련을 할 수 있는데, 1단계는 학업 성취의 성공과 실패의 원인을 노력으로 여기게 하는 것이고, 2단계는 실패의 원인을 잘못된 학습 방법이나 학습 전략으로 여기게 하는 것이며, 3단계는 충분한 노력과 적절한 전략을 사용했음에도 결과가 좋지 않다면 목표와 기대 자체를 수정하고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도록 하는 것이며, 이밖에도 교사의 열정은 학생들의 집중력을 높일 수 있고, 자기 충족적 예언에 의하면 학생에 대한 교사의 기대는 학생들의 학습동기를 향상시켜 줄 수 있다.



일단 벼락치기 공부는 여기까지 하기로 하자. 어쨌든 오늘은 동기이론에 대해 <3 문장 요약>을 완성해 보았다. (우리말의 조사와 연결 어미를 최대치로 활용하여 억지로 겨우겨우 만들어진 3 문장이지만... 어쨌든;;;)


동기이론을 공부하면서 나는 어떤 유형일까 생각해 보았다. 육아 휴직 중에 '힘들다 힘들다, 아고 힘들다~' 하면서 꾸역꾸역 공부를 하려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대략 40년을 살아오면서 나는 학업과 관련한 수많은 도전과 실패를 경험하고, 또다시 도전하는 경험을 해왔다. 그러니까 ’성취동기이론'으로 보자면 나는 ‘성공추구동기'가 높은 사람인 줄 알았다. 아니 ’성공추구동기‘가 높은 사람이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누군가에게 나의 실패 경험담을 이야기할 땐 언제나 아주 아주 어려운 도전이었다고 은연중에 그 실패의 원인을 어려운 과제 탓으로 돌렸던 것 같다. 그리고 지금도 나는 육아 휴직이라는, 절대로 공부에만 집중할 수 없는 척박한 환경에서 그 어렵다는 임용 고사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그러니까 아주 아주 어려운 과제를 선택한 것이라고 내 스스로에게 세뇌시키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니까 솔직하게 나라는 사람은 어쩌면 ‘실패회피동기'쪽에 가까운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뭐, 어찌 됐든 나는 공부를 하고 있지 않은가? 사실 성공과 실패를 떠나 그 귀인을 생각하지 않고 그냥 공부를 하고 싶다. 나이가 들어도 무언가에 몰입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갑자기 동기이론에서 벗어난 이야기지만, 내가 공부를 하는 이유는 물론 교사가 되어 일차적으로 생계의 안정성을 갖고 싶어서이기도 하지만 몰입의 즐거움 때문이기도 하다. 이상적이고 궁극적인 나의 목표는 성취의 성공과 실패 따위를 생각하지 않고, 그냥 그 어떤 목적 없이 여유롭게 몰입의 즐거움을 느끼는 것. 이러한 사치스러운 배움의 열정이 70살 80살 할머니가 되어도 이어지는 것이다. 단정하게 차려입고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책을 보고 글을 쓰는 어여쁜 할머니가 되는 것. 그런 여유 있는 삶이 나의 이상이다.


고맙게도 아기는 남편이 아까 아까 재웠지만, 토요일이 넘어가기 전에 글을 마무리해야 하므로, 오늘은 여기까지!


다음 주에는 마음이 무겁지 않도록 그냥  ‘토요 벼락치기’를 할 것이라 생각하련다.

다음 주에도 부디 생계의 불안에서 벗어나 몰입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기를.



<대문 사진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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