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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향인 Jun 27. 2024

저출생 극복하자면서요

일상기록

언제부터 시행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코레일에서 만 25세 미만의 자녀 2명이 있는 경우는 어른 1명의 운임을 30% 할인해 준다는 걸 알게 됐다. 내가 아이들을 낳았을 무렵에는 그래도 출생률이 그리 낮지 않아서 아이 키우는 부모에 대한 혜택이 거의 없었는데, 그 뒤로 출생률이 바닥을 기게 되면서 이런저런 혜택이 생겨나는 모양새다. 금전적으로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몇천원이라도 할인이 되면 기분은 좋다.


다음달 아이들이 방학한 후에 남편이 있는 광주에 같이 가기로 했다. 일정을 정해놓고 나는 기차표를 예매하기 위해 코레일 앱에 들어갔다. 다자녀 할인을 받으려면 일반 예매가 아닌 '다자녀 행복' 메뉴를 사용해야 한다. 아이들 정보는 미리 코레일 홈페이지에 등록해 놓았다.

'다자녀행복' 메뉴가 보인다

그런데 이 메뉴를 통해 기차표를 예매하려고 보니 이상했다. 광주 가는 기차가 너무 적게 조회되는 것이다. 이것밖에 없을리가 없는데.. 그나마 조회된 기차도 다 좌석부족이었다.

다자녀행복 메뉴로 조회한 광주행 기차들. 몇 편 되지 않는다


나는 다자녀행복 메뉴를 빠져나와 일반으로 검색을 해 보았다. 그랬더니 결과가 사뭇 달랐다.

광주 가는 기차가 매우 많이 조회된 모습

그러니까 코레일에서 제공하는 다자녀 할인은 모든 기차 편성에 다 적용되는 게 아니라 그들이 지정한 일부 기차를 탈 때만 가능한 것이었다. 말하자면 다자녀 할인을 받으려면 그게 가능한 기차 시간에 맞춰 예약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나마 그 할인이라는 것도 어른 1명 포함, 가족 중 최소 3명이 기차를 탈 때이다. 다자녀가 있는 부모 둘이나 부모 중 한 명만 기차를 탈 때, 아이들만 기차를 이용할 때에는 할인을 받을 수 없다.


이런 식으로 생색만 낼 거면 다자녀 할인의 의미가 있기는 한가 싶었다. 이런저런 꼼수(?)를 동원하여 할인받을 사람을 최대한 배제해 놓고서 아마 언론에 홍보자료는 거하게 뿌리지 않았을까. 많은 관공서들이 그러하듯이. 이러니 그 돈을 뿌리고도 출생률이 그모양이지. 출생률을 걱정한다며 여기저기서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코레일의 다자녀 할인 실태를 보니 그 정책들의 실효성이..음..글쎄올시다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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