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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잉 Nov 01. 2020

내 주변 친구, 아는 동생, 그리고 엄마의 이야기

딸이 좀 더 나은 세상에 살길 바라며 

여대를 나왔지만 '여성의 연대'라는 말을 실감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최소한 겉으로 보기에는 양성 평등이 제도화된 현실에서, 과연 여성만이 공감할 수 있는 주제가 있을까. 아니 그런 주제를 내 삶에 체화할 수 있을까. 의문이었다.


관심사가 얕고 다양한 내가, 브런치를 개설하며 일관되게 이어온 주제는 의외로 '여성'에 대한 내용이었다. 결혼 전에는 남성과 달리 회사에서 예쁘게 치장하는 일까지가 '사회생활'의 하나로 여겨지는 현실이 불편했고, 결혼하지 않은 여성에게 던지는 도 넘은 관심과 조언에 왠지 모를 반감이 들었다. 


결혼과 임신, 출산 과정을 거치고 나서야 여성의 시선으로만 느끼는 '그 무언가'가 실제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취업하면서부터 느꼈던 여성에 대한 보이지 않는 천장이, 취업 이후 승진과 육아휴직을 거치며 더욱 견고해지는 과정도 새롭게 알게 됐다. 


한국사회에서 여성의 인권을 말하면, 이들은 왠지 모르게 드세 보이고 이기적이며 역차별을 조장한다는 내용의 비판을 받는 현실을 자주 목격했다. 실제로 여성의 외모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을 쓴 글이 브런치 개설 이후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했고, 댓글에서는 브런츠에서 보기 힘든 '설전'이 일어나기도 했다. 비난받는 건 부담스러웠지만 묘한 쾌감도 없지 않았다. 


비판받기 두려워하는 내가 '페미니스트'라는 비난을 감수하고 이런 글을 쓰게 된 건 딸의 영향이다. 이 아이가 커서 취업하고, 누군가를 만나 사랑을 할 때에는 내가 겪었던 부당한 일이 다 '올드'한 얘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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