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에 투자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이유

Fear of Investing In Experiences

글/번역. 김선혜

Written and translated by Seonhye Kim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 자체가 모두 소중한 경험이다.

그리고, 이 소중한 경험들이 모여 인생의 이야기가 쓰여진다.

그리고, 이 인생의 이야기들이 모여 내가 된다.

어쩌다 경험 디자이너라는 타이틀을 달고 살아오면서 남의 경험에 대해서만 감나라 배라나 했지 정작 내 경험에 대한 탐구는 많이 소홀히 하며 살아오고 있었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중이 제 머리 못 깍는다는 옛말이 맞구만!

경험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체험하고 체득할 수 있다. 시간과 노력만 투자해도 할 수 있는 경험이 있고, 돈과 시간과 노력을 모두 투자해야 얻을 수 있는 경험도 있는데, 이러나 저러나 투자의 개념이 들어가서인지 우리는 경험을 한다는 것에 생각보다 상당히 인색하다. 영어 공부를 예로 들어보면, 우리는 집에서 영어 아티클을 읽거나 팟 캐스트를 듣거나 요즘은 ChatGPT로 영어회화를 할 수도 있다. 시간과 노력만 들이면 충분히 할 수 있는 경험이다. 그런데 우리는 영어공부하면 흔히 영어학원에 투자하는 돈, 학원까지 가는 시간, 앉아서 공부를 해야 하는 노력을 떠올린다. 그래서인지 매년 신년 계획에 영어 공부를 하겠다고 자신있게 써놓고 절대 실천하지 못하는 패턴을 반복하는 경험만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떤 경험은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내려놓아야 할 수 있는 경험도 있다.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학업의 길로 들어서거나 새로운 일에 도전하거나 돌연 세계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어찌되었건 경험이란 일상에서 반복되는 패턴으로 동일한 결과나 예측 가능한 결과를 얻는 루틴이 아닌 이상,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이고, 해보지 않았으니 결과를 예측할 수 없고, 시간과 돈과 노력을 투자해야 얻을 수 있는 활동이다 보니 경험에 투자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

경험이란 누군가가 똑같은 경험을 해봤다고 해서 그들의 경험이 내 경험과 똑같을 거라 보장할 수도 없다. 그리고, 물건을 사는 것처럼 돈을 쓴다고 해서 다음날 아침 집앞에 바로 배송이 되는 것도 아니고, 빠른 시일 내에 결과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경험도 있지만 그 결과가 10년 후, 20년 후… 아니면 사후에 누군가를 위해 좋게 쓰여질 수 있는 경험이 될 수 있다. 경험에 투자한다는 것은 어찌보면 밑빠진 독에 계속 물을 부어 넣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정말 그럴 때도 있다. 그러다 보니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이고 돈을 벌고 어느 정도 괘도에 오르게 되면 새로운 경험에 도전하고 투자하기보다는 지금까지 해봤던 것중에 내가 현재 누리고 있는 물질적인 풍요를 누리는데 지장이 없는 방향을 선택하고 안주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욕심을 채울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은 아무리 항아리 구멍이 커도 아니, 구멍을 더 내 가면서까지 하는 게 참으로 신기할 따름이다.

새로운 경험에 투자하고 시도하는 것에 연령 제한을 두는 사람도 있는데, 그것은 각자가 만들어 놓은 안전지대에 안주하고 싶어하는 억지 주장일 뿐이고, 정신과 육체의 건강이 허락하는 한 무엇이든 해 볼 수 있고, 경험의 넓이와 깊이를 확대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막상 경험을 해보면 생각만큼 그렇게 어렵지도 죽을만큼 힘들지도 않다. 그냥 나의 끈기 부족이고 어떻게든 안 할 변명을 찾아내려는 나의 간사한 마음인 것이다.

안타깝게도 경험의 결실은 나 외에는 그 무엇을 통해서도 어느 누구를 통해서도 얻을 수는 없다. 경험은 스스로 발견하고 느끼고 깨달으면서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고, 그 과정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인간의 수명이 유한하다보니 모든 것을 다 직접 경험해 볼 수는 없고 간접 경험으로 경험 섭취를 해야 한다. 하지만 간접 경험도 수동적으로 주입할 수는 없다. 능동적으로 움직이고 스스로 깨달음을 얻어서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누군가에게는 경험이 가장 어려운 투자가 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그렇게 어렵지 않은 투자가 될 수도 있다. 날고 기는 투자가님들도 그렇게 되기까지 경험에 많은 투자를 하셨을 것이고, 두렵고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거치면서 본인만의 경험 노하우를 잘 만들어 오셨기 때문이 아닐까? 그러니 어느 정도 계산기 두드려보시면 대략 예측 가능한 경지에 오르신 것이 아닐까? 그리고, 모두가 인정하는 경지에 오르셨음에도 불구하고 경험을 쌓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계속 정진하고 계시는 것 또한 그 이유이지 않을까?

경험 디자인이라는 업을 가진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경험이란 관찰하고 발견하고 깨달음을 통해 정의를 내리고 그렇게 내려진 정의를 바탕으로 또 다른 경험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모든 경험은 발견을 통해 연걸하고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반이 된다. 기술과 툴은 변할 수 있지만, 초석은 변하지

않는다. 그러니 새로운 경험에 투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시고, 인생에서 진정한 낭비가 무엇인지 잘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경험이 인생이고, 인생이 경험이고, 누군가의 인생을 내가 대신 살아줄 수도 없고, 누군가 내 인생을 대신 살아 줄수 없듯이 내가 누군가를 위해 대신 경험해 줄 수 없고, 남이 내 경험을 대신해 줄 수도 없다. 그러니 관뚜껑 닫고 세상과 작별을 고하는 그 순간까지 많이 경험하고 많은 깨달음을 얻으시라!

Everyday of my life is important experiences.

The stories of my life are written through my precious experiences.

Consequently, my identity is defined by these stories. 

I’ve been living my life under the unexpected title of an ‘Experience Designer’. While I’ve been greatly concerned with others' experiences, I hardly have thought much about my experiences. The old saying, ‘You cannot scratch your own back.’ is true!

Experiences can be gained in various kinds of ways. Some experiences can be obtained by investing only time and effort, while others require time, effort and even money. Due to the concept of investment, we are very stingy with investing in experiences. For example, when studying English, we can learn English by reading English articles, listening to English Podcasts, or even having conversation with ChatGPT at home. These are easily achievable with just an investment of time and effort. However, when we think about studying English, we focus on the money we invest, the time we go to school, and the effort we make sitting and studying English at the desk. That’s why we get into the same repetitive cycle where we confidently make a plan to study English and frustratingly give it up every year.

Sometimes we have to quit what we have been doing to have a new experience. Some people quit their long-term jobs to go to school, start a new business, or travel abroad. Regardless of the type of experiences, we fear investing time, money and effort in experiences and easily give up trying because experiences are not always daily, repetitive, and predictable routine but because they are challenges to something new and something unpredictable, and require the investment of time, money and effort.

The experiences that others have cannot be the same as those I have had. It is not the thing that is delivered to our doorstep in the morning right before being bought. Some experiences yield visible outcomes quickly, while others may take 10 or 20 years to provide valuable lessons. Perhaps our experiences can benefit other people even after we die. Investing in experiences seems like pouring water into a cracked pot, and sometimes it really does. As we age, gain experiences, accumulate wealth, and then are on a certain trajectory, we choose a life path that maintains our material comfort becoming complacent rather than investing in new challenges and experiences. Nevertheless, it is ridiculous to invest in new experiences to satisfy insatiable greed for money, even if the cracks on the pot are large or even if the holes on the pot get bigger.

Some people set an age-limitation for investing in experiences and trying something new. I think it’s their plausible excuse to remain in their comfort zone. We can do anything and expand the breadth and depth of our experiences as long as our mental and physical health allows. But when we experience it, it’s not as difficult as we imagine and too hard to die. It’s our lack of persistence and our stupidity to find lame excuses that prevent us from trying.

Unfortunately, we can achieve our outcome only through our own efforts, not through others or external factors. Experience is the process of discovering, feeling, and realizing for ourselves and creating our own story because this is the only way to achieve true outcomes. Of course, our lifespan is limited, so we can’t experience everything directly and have to rely on indirect experiences. However, vicarious experiences can’t be injected passively. We have to actively seek and gain awareness for ourselves, and then turn these experiences into our own assets.

For someone, experiences are the most challenging investment, while for others, it is not as daunting. Wouldn’t the great well-known investors invest heavily in experiences to become who they are and develop their own expertise by navigating tough, difficult, and dreaded processes? Wouldn’t they reach a certain level where they can predict the possibility just by pressing buttons on the calculator? Wouldn’t that be why they continue to make countless efforts to gain experiences and maintain their level even though they have already reached the stage that most people acknowledge?

People working as ‘Experience Designers’ understand that experiences can be defined by observation, discovery, and realization, and they create new experiences based on these principles. Every experience we have is the foundation of finding connection between what we discover and creating something new. All the technologies and tools can change, but the foundation we built will stay. Therefore, don’t be afraid to invest in new experiences, and deeply think about what the true waste is in your life. Experience is life, and life is experience. No one else can live our life for us, and we can't live theirs. I can’t experience something on behalf of others, and other people can’t do so for me. So, experience many things and learn as much as you can from your experiences until you close your coffin and say goodbye to the 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