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와인과 다이어트의 상관관계
20대에 나름 빠른 결혼을 하고 남편과 난 연애시절에는 주로 뚜벅이 연애를 하고, 와인보다야 맥주, 소주, 막걸리 파였다.
신혼여행은 사이판으로 갔었는데, 어디서 들은 건 있던 우리는 돈페리뇽 샴페인을 면세점에서 사서 가지고 갔었는데 제대로 칠링 안 하고 따다가 상당량을 쏟고, 모야~ 왜 이리 약해. 돈낭비했다. 샴페인은 비싸고 가성비안나와~ 를 둘이 동감했었다. 제대로 차갑게 해서 마시면 드라이하고 훌륭했던 것을…
그러다 신의 물방울 만화책의 붐과 다니던 회사 사장님이 보졸레누보 나오면 짝으로 사다가 직원들 불러서 파티도 하시고, 남편과 나는 같이 좋은 술친구이기도 하니까 동네 단골 와인샵도 생기고 소믈리에도 몇 분 알게 되면서 당연히 와인의 매력에 푸~~~ㄱ 빠졌더랬다.
드라이하고 오크향 나면서 까베르네 쇼비뇽, 쉬라즈, 멜롯 등등 포도품종의 매력에 푹 빠졌더랬고 당연 선호는 레드와인.
국가도 유럽와인에서 시작해서 남아프리카공화국, 남미,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 가성비 좋은 힘 있는 와인을 좋아했었다.
특히 미국에서 짧은 MBA 유학시절 와이너리 투어도 많이 다니고 근처 리쿼샵에서 10-20불로도 훌륭한 와인들을 마시며 흠뻑 미국와인과 남미와인들에 빠졌었고, 이 시기도 내 취향은 드라이하고 쨍하고 묵직한 레드와인.
가끔 출장길 트랜짓할때나 이동시간 낮술로 샴페인이나 화이트와인을 역시 드라이한 놈으로 한두 잔 마실 때도 있었지만 역시 선호는 레드와인.
약 2년 전부터 몸무게 최고치와 각 종 건강검진 레드싸인을 보고 나서야 다이어트를 결심한 나. 그렇지만 내가 와인을 끊을 수야 없지.
간헐적 단식으로 일단 몸무게를 좀 줄이고 PT와 골프레슨을 시작한 나. 식이는 역시 하루 1-2식을 탄수화물과 국물요리를 제어하면서 시작했다. 그리고 술을 고민하기 시작.
화이트 와인이 아무래도 산미가 있고 해산물이나 가벼운 음식과 어울리고 그리고 평균 알콜 도수가 낮은 편이 많았다. 시원하게 한두 잔 마시기에도 좋고 해서 다이어트와 함께 화이트와인을 본격 즐기게 되었다.
품종으로 와인을 try 하고 선택하는 편인 나는 리슬링, 샤르도네를 돌아 쇼비뇽블랑에 정착한 파. 드라이하고 무엇보다 산미와 과실향, 프레쉬한 게 직관적이고 특히 내겐 뉴질랜드 쇼비뇽 블랑이 잘 맞았다.
대략 뉴질랜드 말보로 지역 쇼비뇽 블랑이면 실패확률이 적어서 좋아하는 편. 클라우드베이, 도그포인트, 마운트릴리는 세일하는 거 발견하면 늘 사는 편.
먼저 시원하게 한잔을 간단한 견과류나 에피타이저와 즐길 수 있는 게 화이트 와인의 장점. 레드를 안주 없이 마시긴 좀 그렇지만 화이트와인은 안주 없이도 훌륭.
특히 여름 꿉꿉하고 더운 날 귀가 했다면 냉장고에 차갑게 들어있는 쇼비뇽블랑을 딴다. 또 뉴질랜드 와인들은 코르크도 아니지. 돌려서 따는 아이들이 많으니 손만 씻고 와서 시원하게 한잔 하면 크~ 하루의 피로가 풀리는 느낌?
보통 레드와인은 한 병을 따면 좋은 스타퍼가 있어도 잘 막아서 셀러에 넣기 넘나 번거롭기 마련. 화이트와인은 돌려 따는 게 많으니 한두 잔 혼술하다 끊기도 넘나 편하고 냉장고에 넣어버리면 돼서 그것도 편하다.
그리고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일주일에 한두 번은 마음껏 먹고 싶은 걸 먹지만 직후 며칠은 닭가슴살이나 귀리곤약밥, 샐러드, 키토김밥 등을 먹는데 그 경우도 제법 어울리는 게 장점.
달달한 디저트 와인만 있다고 생각했다면 오해. 드라이한 화이트와인도 너무 많았다.
그리고 산미. 묵직한 와인러버 중에 산미를 못 참는 사람들도 있지만 내가 좋아하는 쇼비뇽블랑은 충분히
차갑게 해서 마시면 산뜻한 산미를 느낄 수 있다.
한두 잔 혼자 마실 때는 냉장고에서 꺼내서 한두 잔 마시고 다시 냉장고 보관하면 되고 한 병을 다 마시는
자리라면 아이스버킷이 있는 게 좋다.
생선은 구운 거, 회 다 어울리고, 석화도 어울린다. 견과류, 훈제 닭가슴살도 어울린다.
여전히 그랑크뤼 와인이나 보르도 레드는 내 소울 와인이지만 뭐 매일 마실수야 없고 2년간 20kg 넘게 감량 & 유지하면서 취미를 붙이게 된 화이트와인 정착기를 써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