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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 자 Oct 28. 2019

믿음 따라 살아간다는 것

그 어려움에 대하여 (feat. 젊은 기독교인)

나는 기독교인이다. 대한민국 인구의 20%는 기독교인이라는데, 이 적지 않은 인구를 향한 손가락질과 불신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독교인들이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예수님에 대한 믿음”을 종교를 뛰어넘어 삶으로 받아들이며 살아가기에, 2천 년 넘는 역사 가운데 십자가가 아직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모태신앙이 아니다. 나는 어릴 때부터 똑 부러지는 명확한 것들을 좋아했고, 왜소했지만 싸워서 지는 것을 싫어하고, 공평하지 않은 것에는 질색했다. 그런 맥락에서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외치는 어른들은 너무 시끄러웠고, 무례하다고 느껴졌고, 그 믿음이 맹목적이고 비이성적으로 느껴졌다.


그렇다고 무신론자는 아니었다. 나는 항상 내가 가진 것에 비해 갖고 싶은 것이 훨씬 많았고, 강해 보이는 겉모습에 비해 내면은 겁도 많고 소심했다. 그래서 초조해서 잠 못 드는 날이면 초자연적 존재에게 간절히 기도하곤 했다. 종교가 없어도 소원이 있으면 두 손을 꼭 모으고 달을 보며 “제발, 이번 한 번만!” 하고 외치는 모습이랄까.


미국 유학시절, 교회에 가자고 권유하는 친구에게 난 한국음식 먹으러 교회를 가진 않을 것이라며 단호히 선을 그었다. 그러다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가 찾아왔고, 왠지 그동안의 막무가내 근본 없는 기도가 아닌, 분명한 대상에게 도움을 구하고 싶었다. 그래서 내 멋대로 기도를 하고 성경부터 폈다. 하나님에 대해, 성경에 대해, 궁금증은 커졌지만, 일요일 피크타임을 예배드리는 데 양보(?)하게 되기까지 꽤 힘들었다. 그래서 주일예배는 안 나가고 캠퍼스의 성경모임, 교회 성경 강해 등만 골라나갔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나 이제 교회에 밥 말고, 예배드리러 나가고 싶어' 마음이 들었고, 지금까지 떠나지 않고 예배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기적이다!) 그 이후로 다니던 교회가 분열되고, 거주지를 여러 차례 옮기는 등 내 신앙생활에 걸림돌이 될만한 상황이 계속되었고, 스스로도 크고 작은 시험에 무너졌었다. 하지만 좋은 직장을 때려치우고, 망망대해 같은 세상에서 나의 사명을 찾아나가는 과정을 통해 하나님을 향한 내 믿음과 사랑은 더디어 보이지만 조금씩 성장하고, 단단해지고 있다.


이러한 확신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을 따라 살기로 결정한다는 것은 여전히, 그리고 점점 그 난이도가 상향된다는 걸 매 순간 실감한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죄를 신랄하게 질타하다가도 우리는 모두 형편없는 사람이란 걸, 나조차도 그렇다는 걸 느끼고 다시 작아지게 된다. 나는 여전히 시험에 들고, 많이 부족하다. 낮동안 마음이 평안해 룰루랄라 찬양을 부르다가도, 해가 지면 불안한 마음에 압도되어 쉽사리 잠을 못 이루는 약한 자이곤 하다.


항상 블로그를 하고 싶었다. 무언가에 대해 써 내려가고 싶은데, 꾸준히 글이 되는 소재를 찾기 쉽지 않았다. 그러다가 매일 큐티를 하려고 노력하는 내 모습이 떠올랐다. 내 하루가 완벽할 때나 형편없을 때나 나와 함께하시는 그분, 하나님이 떠올랐다. 그래서 나의 신앙을 주제로 첫 글을 써 내려간다.


나라는 존재는 미약하다. 나의 경험은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내 삶 속에 함께하시는 주님은 나의 약함으로 충분한 힘을 만들어 내실 수 있다. 나처럼 연단의 과정을 견디고 있는 자에게 작은 용기가, 믿음이 흔들리는 자에게 순간의 확신이, 하나님을 알고 싶은 자에게 약간의 힌트가 되는 글을 쓰고 싶다. (글솜씨도 성장할 것이라 믿으며!)


그러나 주님께서는 “내 은혜가 너에게 충분하다. 내 능력은 약한 데서 완전해진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나는 나의 약한 것을 더욱 기쁜 마음으로 자랑하여 그리스도의 능력이 나에게 머물러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리스도를 위해서 약해지고 모욕을 당하고 가난하며 핍박과 괴로움 받는 것을 기뻐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내가 약할 그때에 강해지기 때문입니다.  (고린도후서 12:9-10)

현대인의 성경 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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