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용 선생 생가지가 신원불상 인물들의 증언으로 문화재 자료로 지정된 이후 인근에 건립된 천안홍대용과학관이 ‘혈세 먹는 하마’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도일보 2023년 12월 13일·27일 12면 게재>
1일 시에 따르면 조선시대 최초로 지전설과 지구구형설을 주장한 대표적인 실학자 홍대용 선생의 위대한 업적을 기리고자 생가지 연접지역에 과학관을 건립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천안 외곽인 동남구 수신면에 BTL사업(임대형 민간투자사업)으로 진행되면서 시작됐다.
앞서 2007년 5월 열린 착수보고회에서 충남대 천문과학과 겸임교수이자 대전천문대를 위탁 운영한 A씨는 방문객들의 접근성 측면에서 '태조산공원'이 가장 바람직한 장소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가 많고 관람객이 많은 천문대는 시내에 위치해있다며 요즘은 연구기능보다 관광 기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같은 해 6월에 열린 중간 1차 보고회에서 당시 부시장 B씨는 가능하면 시유지(태조산)에 설치해야 하고, 수요자가 중고등학생이니 수신면은 접근성이 떨어지며 비용이 태조산보다 많이 든다는 점을 꼬집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열린 보고회에서 수신면 장산리에 '홍대용 선생 생가지'가 위치해 있다는 이유로 설립부지가 확정됐다.
이 결정으로 인해 천안시는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홍대용전문과학관 BTL사업 적격성조사 용역결과' 과학관의 수입액은 연간 6억 6000만원으로 추정돼 과학관을 운영하는 비용이 수입액으로 충당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입장료로 거둬들이는 세액은 매년 1억원 남짓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5억 4000만원으로 예상됐던 운영비는 2배 증가해 2023년 기준 12억 7300만원이 민간위탁금으로 지급되고 있으며 임대료 또한 12억원이 책정돼 10년간 지급됐다.
결국 홍대용 선생 생가지라고 확신치 못하는 부지로 인해 연간 거액의 혈세를 투입한 셈이다.
시 관계자는 "당시 문화관광과에서 관리하는 홍대용 선생 생가지와 연계할 수 있다는 점이 과학관 부지 선정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과학관 운영이 미숙하거나 문제가 있는 부분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편, 홍대용 선생 생가지 추정부지에 현재 50억 이상이 투입되는 '담헌천문&달빛마당'사업이 진행 중이다.
천안=하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