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Singapore?
우리 팀은 2015년 7월부터 1년 넘게 개인사업자로 사업을 운영했다.
이유는 굳이 법인이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거래처와의 계약과 외국인환자유치업 등록허가 절차 등은 개인사업자로도 가능했고, 오히려 더 간단한 절차를 거쳐 사업이 가능했다.
2016년 9월 우리가 법인설립을, 그것도 한국이 아닌 싱가포르에 하게 된 계기는 본격적인 해외 고객확보 (paying customers) 와 투자유치였다.
왜 싱가포르 인가?
한국에서 법인을 낼 수도 있고, 해외법인이라도 시장이 더 큰 중국에서 시작할 수 있는데, 왜 동남아시아의 그것도 싱가포르인가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먼저, 중국은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의료관광 시장이 가장 큰 나라인 것은 맞지만, 그 만큼 포화상태였다. 경쟁이 치열하고, 게다가 내가 중국어를 잘하거나, 중국에 거주경험이 있거나, 특별한 네트워크를 갖고 있지도 않았다. 따라서 거대한 경쟁자가 많은 시장에 내가 가진 강점이 없는 상태에서, 시장 규모가 크다는 이유만으로 들어갈 수는 없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영어권이면서,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한류 영향을 받고 있는 동남아시아를 보게 되었다. 그리고 동남아시아 고객을 확실히 잡으려면, 한국이 아닌 실제 필드로 나가야한다고 생각했다.
동남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싱가포르는 첫째, 선진국 프리미엄 이미지가 있어서 우리처럼 의료와 뷰티를 다루는 기업에게 적합하다고 생각했고, 또 외국인이 회사설립해서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과 혜택 등이 가장 잘 갖춰져 있었다. 또 동남아시아 다른 국가로 출장을 가거나 진출을 준비하기에 지리적으로 매우 유리하다.
둘째, 가장 결정적인 이유이긴 한데 첫 투자를 싱가포르 현지기관에서 받게 되었고 투자자가 한국이 아닌, 싱가포르 법인으로 투자하기를 원했다.
셋째, 싱가포르는 우수한 해외인재들이 많다. 한국 사람들도 많이 나와 있고, 현지인 중에서는 중국어, 영어, 말레이어 등 3개 국어가 가능한 사람들도 많다. 그리고 창업가들 간의 support system도 잘되어 있다. 또 내가 싱가포르 캠퍼스에서 MBA를 했기 때문에, 동문들, 선배들 그리고 교수님 등 개인적인 네트워크가 잘 갖춰져 있어서 여러가지로 leverage 하기에 좋은 조건이었다.
단점은 전반적인 물가와 인건비가 한국보다 높다는 점. 주변에 보면 많은 스타트업 들이 말레이시아에서 시작을 하는 것도 그 이유인 것 같다.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 태국 등에서 사업을 하면 비용을 많이, 아주 많이 절감할 수 있다.
우리의 경우는 Mass Market에서 스케일을 늘려야하는 사업이 아니라, 동남아시아에서 한국으로 성형, 안티에이징 관광을 오는 소수 부유층을 상대로 하는 서비스라, 싱가포르가 높은 유지비용에도 불구하고 더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반드시 어떤 국가 더 좋고 나쁜 게 아니라 내가 어떤 사업을 하느냐 에 따라 다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