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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y Aug 30. 2020

이직 vs 창업

이직과 창업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면...

경력이 어느 정도 쌓인 후배나 지인들이 창업과 이직 사이를 고민하며, 가끔 나에게 조언을 구할 때가 있다. 

조금 살벌하게 들릴 수 있지만 나는 업사이드보다는, 창업을 선택했을 때 다운사이드를 이야기하며, 본인의 성향이나 삶에서의 목표 등을 생각했을 때, 얼마나 창업에 수반되는 고통을 감수할 자신이 있는지를 생각해보길 권한다. 


창업

엄청난 불확실성과 제한된 자원에서 지속적으로 결정을 내려야 하는 고통 

(특히 초기에)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수입 없이 어떻게든 버텨야 하는 재정적인 고통

직원들 월급과 각종 모든 돈 걱정은 모두 나의 몫이 됨. 발 뻗고 편히 자는 건 어느 정도 포기해야 함. 

아무도 인정 안 하는 Under Dog 상태에서 계속 허슬링하는 고통. 

그렇게 돈 없이 고생하고, 허슬링 계속해도 잘될 거라는 보장이 전혀 없다는 것. 오히려 실패할 확률이 더 높음. 

주말과 휴일은 없고. 일과 라이프의 경계는 무너짐. 

회사가 커질수록 이 무게가 덜어지는 게 아니라, 더 무거워짐. 책임이 더 커짐. 


이직 또는 취업  

내 보스와 일하는 팀이 누구냐에 따라 내 직장생활의 퀄리티가 결정됨. 

회사 문화에 따라 다르지만, 일단 규모가 있는 기업이라면 사내정치를 피할 수는 없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결국은 내 것이 아니라는 것. 

의사결정권이 없음. 즉 내가 의견을 낼 수는 있지만 결국엔 보스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함.  

역시 회사 문화에 따라 다르지만, 자율성은 없고 회사가 정한 룰에 따라야 함. 


나는 창업의 고통을 선택했다. 정확히 말하면 잘 모르고 시작하긴 했다. 장밋빛 미래만 그리며 무모하게 시작했고, 다 알았다면 시작 못했을 수도 있다. 그런데 또 후회해본 적은 없다. 창업을 하면서 내가 부딪히는 고통들이 의미 있는 고통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저걸 이겨내면 세상에 무서울 것 없겠다, 모든 해볼 수 있고, 다시 시작해볼 수도 있겠다 생각이 들었다. 이런저런 시련과 겪어보지 못한 어려움들이 이겨내면서, 성숙해져 가는 그런 내 모습이 좋았다. 


사업을 오로지 돈을 목적으로 (물론 매우 중요하긴 하다) 하기에는 그 여정이 매우 힘들고, 생각보다 훨씬 더 길고, 매우 지겨울 수도 있다 (지겨운 일들을 앞이 깜깜한 상태에서 멈추지 않고 계속해나가야 한다). 결국엔 그 긴 여정을 내가 즐길 수 있는지? 그 길을 나아가는 나 자신이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지? 그런 변화되는 내 모습이 나 스스로 좋은지? 이게 중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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