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ndfilm Jan 20. 2019

내 삶의 가능성을 지켜준 존재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영화 #1.  <내 어깨 위 고양이, 밥> 


브런치 작가가 되고 싶었다. 생각해보면 2019년의 새해 소망 같은 것이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선물같이 나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이 기회를 잘 쓰고 싶다는 생각에 첫 글을 신중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어려워졌다.

어려워지니 한 글자 떼기가 힘들어졌다. 

시간을 내어, 좋아하는 카페에서 이 생각 저 생각하며 노트를 꺼내 들었다. 

생각에 잠기다 보니 이런 질문을 하고 싶어 졌다. 

수원 행궁동 카페 '빈야 커피'. 내가 가끔 찾는 곳. 직접 촬영한 사진입니다 : ) 
브런치 작가가 되면 영화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니?

 나에게 물어보았다.



작가란, 자신의 세계관을 글로 표현하는 사람이 아닐까. 내가 그동안 썼던 글은 어쩌면 작가적인 글이기보다는 글 수집을 하면서 중간중간 나의 의견을 적은 수집 목적의 글이었다. 그건 그런대로 자료의 쓰임으로 남겨두기로 하고, 이 곳 브런치에서는 온전히 내가 이 영화에서 생각하는 메시지, 그 메시지를 통해 '나'를 바라보고 더불어 '너'를 바라보는 연습들을 많이 해나가 보기로 했다. 




단순한 영화평 혹은 별점 메기기가 아닌, 나를 찾는 마음의 도구로 영화를 활용하는 방법, 나의 시선으로 영화가 주는 메시지를 읽어 내려가는 영화 읽기 기법.

영화를 통해서 따뜻하게 위로받는 시간, 마음 근육이 튼튼해지는 시간을 가졌으니까 그런 이야기들을 브런치를 통해 풀어내 보기로 했다.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 여행을 떠나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나만의 마음의 공간을 채우는 행동을 한다.

나는 주로 영화를 봤고, 그 영화 속에서 나만의 위로를 토닥토닥해주었다. 

얼마 전, '오티움(Otium)'이라는 단어의 정의 속에서 내가 영화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고 나에게 영화는 어떤 의미인지 더 정리가 잘 되었다.

온전히 내가 행복해지는 시간이 뭔지 알고 있고 내가 행복해지는 시간을 스스로 찾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 요즘 내가 내 삶에 만족하는 이유는 나만의 오티움을 찾아서이지 않을까.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영화라는 매거진 주제를 한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영화의 공통점이 '위로', '회복탄력성', '나를 지켜주는 한 사람', '역경 극복',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찾기'라는 영역을 마음의 근육이라는 단어로 정리하기 좋았다.


마음의 근육을 튼튼히 한다는 것은, 나에게 역경이 닥쳐도 흔들리지 않는 힘, 나를 지켜내는 힘을 갖는 것이다.

사람들이 몸이 튼튼해지고자 운동하는 것처럼, 마음의 근육을 키우기 위해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영화' 첫 번째 영화로는 <내 어깨 위 고양이, 밥>이다.

역경을 이겨내는 과정, 그리고 힘들 때 내 곁에 있어주는 진짜 '내 사람'에 대해 돌아보기 좋은 영화다. 


(모든 이미지는 네이버 스토어를 통해 다운로드한 영화에서 직접 캡처하였습니다.) 


#1. 영화 속에서 '언제나 내 편', 도움의 손길을 기꺼이 내어주는 '내 사람' 찾아보기


주인공은 마약중독자. 마약 중독을 끊고 싶지만 주어진 환경에서는 또다시 유혹에 빠지기 쉽다.

더 이상 마약을 하다간 죽음에 이를 수 있기에, 가장 먼저 손을 내밀어 준 사람은  약물 치료사이다.

상담 선생님은 주인공에게 살아갈 공간을 마련해준다. 기회가 주어지면 분명 살아갈 의지가 있다고 그를 믿어준 것이다.  그곳에서 주인공은 고양이 밥도 만나게 된다.

주인공은 길거리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면 시끄럽다고 쫓겨나기 일쑤였지만, 고양이 밥과 함께하면서 사람들은 그의 음악에도 귀 기울이기 시작했다.

밥에게 늘 목도리를 선물해주는 할머니는, 고양이의 특별한 영혼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고양이 밥과 함께하니 돈도 모이기 시작했다. 어깨 위에 고양이를 두었을 뿐인데 그의 삶은 완전히 달라진다. 언제나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누군가의 시기 질투로 버스킹 6개월 금지령도 받고, 노숙자를 위한 잡지 빅이슈 판매원으로도 상업적인 목적으로 행동을 취했다는 이유로 판매원 금지를 받기도 한다. 


고양이 밥 외에도 좋은 이웃, 좋은 친구, 좋은 감정의 교류자도 만난다.

그녀는 그가 마음을 크게 먹고, 마약의 중독에서 빠져나가는데 좋은 길을 내어준다.

그가 이겨낼 수 있는 방법들을 알려주고, 신뢰를 회복하고 다시금 그를 믿어준다. 


주인공의 회복탄력성과 마음의 근육을 튼튼하게 해주는 존재는 곳곳에 나타난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나중에 책 출판 저자와의 만남에서 모두 다시 만난다. 사람의 인연은 이렇게 귀하다. 

밥이 내 삶의 가능성을 보여줬어요.

마약 중독자가 마약을 끊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이 영화를 통해서 보여주는데,

그 옆을 가만히 지켜주는 고양이 밥.

그리고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그 힘든 시간을 견뎌낸 주인공.

그의 버스킹 모습을 우연히 본 출판사 사장님은, 고양이 밥이 sns에서도 유명세를 타자 그를 찾아내어 출판을 제의한다. 이 책은 실제로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많은 홈리스들이 그의 책을 통해 위안을 얻고, 역경 속에 있는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되었다고 한다. 


나는 가끔 밥과 내가 텔레파시 같은 게 통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 적이 몇 번 있다. 
때때로 밥은 확실히 내 마음을 읽었고 그때도 그런 것 같았다.
녀석은 내가 자기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걸 알고서 내 옆을 떠나지 않았다. 내가 기괴한 환각의 세계로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동안 밥은 내가 현실의 끈을 놓지 않도록 현실 세계에 내려진 닻이 되어 주었다.
-책 <내 어깨 위 고양이 밥> 212p 중 


#2. 나에게 '언제나 든든한 내 편'이 되어주는 존재, 내 삶의 가능성을 지켜준 존재에 대하여 


살아보니 그랬다. 내가 좋을 때 잘해주는 사람들은 있다.

하지만 진짜 내 사람이 빛을 발하는 순간은 내가 바닥을 치고 있을 때, 내 감정이 소용돌이칠 때,

한없이 우울의 늪에 빠졌을 때 진짜를 알아볼 수 있다. 

나는 기꺼이 내 사람의 고통을 함께 감수하고 있는지도 돌아보았다.

어떻게 위로해주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묵묵히 곁에 있어주려고 노력했던 기억도 났다.

언제쯤 나는 나를 든든히 지켜내고, 다른 사람을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더 마음이 튼튼해졌으면 좋겠다. 아직도 나는 나를 지키고자 더 애쓰고 있다. 

영화 속 주인공도 '마약중독자 홈리스' 다. 정말 절망스러운 환경에 놓여 있었는데도 그는 이겨냈다.

그래서 나는 누구보다 내 삶을 응원하고, 내 삶을 응원해주는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살아갈 것이다.


이 영화가 더 감동의 깊이를 더해주는 건 앤딩 크레디트가 올라가며 실제 밥과 제임스 보웬의 모습을 보여주면서이다. 특히 마음의 교류를 나누는 듯한 하이파이브 하는 장면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따뜻한 몽글함을 준다. 


이 영화를 통해 '내 삶의 어두운 면'을 더 직면해볼 수 있고,

내 삶의 어두운 면까지 함께해주는 '내 삶을 지켜주는 존재들'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이 되어보길 바란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