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좌, 가능한 직접 만든 건강식으로
내 뱃속 장기들은 열일을 못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소식좌. 소식하고 싶어서 소식하는 것이 아니다. 전반적으로 생존과 아프지 않기 위한 ’끼니‘를 목적으로, 주로 장기들의 컨디션에 맞춰 식사를 했었다. 그래서 탐나는 후식이 있으면 그걸 본식으로 대체했고, 소화제를 먹을 결심을 하고서야 맘껏 먹었고 ‘야식’이란 나에게 큰 결단이 필요한, 일탈과 같은 것이다.
다행히 채소와 과일을 좋아하기 때문에 채식 위주로 식성을 바꿔야 하는 노력은 하지 않아도 됐지만, 단백질 섭취는 신경을 써야 했다. '최소 한 끼는 단백질 섭취'라는 목표를 세우고 동물성/식물성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도록 했다. 몇 년 전 지연성 알레르기 검사로 알게 된, 급성과는 다르게 내 몸에 과민 반응하는 식품에 더욱 신경 쓰며...
마실 것과 몇몇 채소나 과일만 있고 허~했던 냉장고에 음식 재료를 좀 더 채워 넣고, 잘 사용하지 않아 커버로 덮어뒀던 인덕션 키는 날도 늘었다. 직접 야채 수프를 만들고 미역국도 끓였다. 채소도 이것저것 볶고 계란을 활용한 이런저런 요리도 시도해서 먹는 것에 노력을 기울였다. 거의 먹지 않았던 브로콜리와 토마토도 샀다. 뭔가를 해 먹는다는 행위에는 유튜브의 덕이 컸다. 쉽게 구할 수 있는 특별하지 않은 재료로도 간편하게 후다닥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영상들.
마시는 것도 바꿨다. 하루 한 잔 이상은 옅은 레몬수를 마시고 '디카페인'이라는 자기 합리화로 늘어버린 커피를 줄여 종종 마시던 작설차나 보이차를 늘였다. 커피를 아주 끊진 못했다. 강제해서 건강에 해로운 스트레스를 받기보다는 좋아하는 하나 정도는 할 수 있는 낙으로 숨통이 트이게...
정말 혹~~~시나 도움이 될까 해서 핫한 건강보조제 글루타티온을 방사선 치료 때부터 1일 1개 챙겨 먹어봤다. 이런 류의 건강보조식품의 효과는 사실 별로 믿지 않는데, 인지도 있는 의사가 이름을 걸고 판매하는 거라 조금이라도 효과가 있겠지 하고 속는 셈 치고 먹어봤는데 아까운 돈만 날렸다. 효과 제로!!! 이 금액으로 영양제 링거 맞는 게 나을 뻔. 이실직고하자면, 얘가(글루타티온) 있으니 조금 덜 챙겨 먹더라도 괜찮겠지란 안이한 생각을 가졌었다. ㅎㅎㅎㅎ
[ 방사선 치료 중 먹었던 끼니 ]
야채수프와 미역국을 자주 먹었고 구하기 쉬운 재료와 간편하게 해 먹을 수 있는, 속이 편한 것들로 직접 만들어 먹었다. 치료 몇 주 동안은 가공 간식류와 밀가루는 거의 끊었고, 수분이 많은 과일로 대신했다.
• 야채수프(마녀수프 응용), 포케 샐러드, 찐 양배추, 찐 단호박, 당근라페
• 청국장, 매생이 듬뿍 미역국 : 단백질이 될 만한 1가지는 꼭 추가 - 황태가 꽤 괜찮더라.
• 콩국수 : 직접 갈아서 파는 콩국물에 일반 국수 대신 두유면 퐁당.
• 별미 들기름 야채 비빔국수 : 국수 대신 두유면, 본가에서 받아 온 직접 짠 들기름과 조미 없는 김가루 듬뿍.
• 쉽고 간편했던 단백질 식품 : 계란, 두부, 병아리콩, 냉동 아보카도, 손질된 냉동 생선, 닭가슴, 통조림 참치, 유부
• 오트밀, 퀴노아, 해외 브랜드 그래놀라 : 그래놀라는 국내 제품은 첨가물이 많은 것들이 다수였고 해외 브랜드의 가성비가 더 좋았다.(작년부터 오트밀과 그래놀라가 뜨기 시작하면서 괜찮은 성분의 국내 브랜드가 많이 출시되긴 했지만, 가격 대비 여전히 해외 브랜드가 좋더라~)
[ 계속 신경 써서 먹고 있는 중 ]
방사선 치료 중 만들어 먹었던 것들은 지금도 잘 해 먹는 음식들이고 유지 중이다. 차 마시는 횟수가 늘었고 정말 옅었던 레몬수의 농도도 좀 더 짙게 마실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신경 써야 할 식품이 추가 됐다. 편의점 간편 조리 식품이나 디저트류. 방사선 치료 후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먹으면 입 안이 아리거나 물집이 생기는 경우가 있길래, 당시 먹었던 것들을 기록해 두고 그 음식들은 피하고 있다. 이런 류에 많이 들어가는 식품 첨가물이 그 요인인 듯 싶고 예전엔 괜찮았으나, 이제는 내 몸이 이것들에 예민해져 버렸다.
• 가격이 덜 부담되는 선에서 가능한 친환경 or 무농약 식품으로, 가능한 직접 만들어서~
• 야채도 골고루 : 야채를 좋아하긴 하나 편식했던 브로콜리, 토마토도 쭉~, 버섯도 골고루 더 많이~
• 빵이 땡길 땐 통밀 함량이 높은 걸로
• 하루에 먹는 것들 중에 최소 한 번은 단백질을 챙길 것
• 면 요리는 대체 식품을 활용 : 밀면 대신 콩면 또는 해초면, 병아리콩&렌틸콩 파스타
• 지연성 알레르기 유발 음식은 피해서 : 과민 반응 결과 수치를 토대로, 알레르기와는 무관하나 마늘도 피해서(내가 만드는 음식의 양념 재료에는 마늘 대신 생강을 이용 - 마늘은 황 독성을 가져 섭취에 주의가 필요한 식품으로 피하라고 알레르기 검사 병원 의사 선생님이 말씀해 주셨다.) 계란 흰자는 알레르기 유발 음식이었지만 과섭취하지 않는 것으로 하고, 그냥 먹었다.
• 땅콩 섭취는 피해서 : 땅콩과 암 전이 개연성에 대한 검색 자료들이 있어서 땅콩도 거의 먹지 않고 있다. 볶은 땅콩, 땅콩을 넣은 밑반찬, 땅콩버터는 물론이고 견과류가 함유되어 있다고 하는 식품은 꼭 성분을 확인한다. 첨가물로 소량 들어간 식품은 종종 먹기도 하는데, 분리가 되면 땅콩은 빼고 먹는다.
[ 식재료 구매 시, 나름의 원칙 ]
• 건강하게 재배한 제품들과 꼭 가격 비교!!! 개인적으로 허용되는 가격선에서 되도록이면 건강한 제품으로~
• 거의 매일 먹는 것, 세척하기 까다로운 것, 착즙해서 먹는 것은 유기농, 무농약, 친환경 제품으로
• 콩 제품은 국내산 또는 Non-GMO
• 성분, 원산지 꼭 확인
지연성 알레르기
간단히 쉽게 말하자면 만성 알레르기라 할 수 있다. 급성과 다르게 음식을 먹은 후 몇 시간 또는 며칠이 지나서 과민 증상이 나타나 어떤 음식이 문제였는지 알기 쉽지 않고 호전도 늦단다. 당장에는 증상이 없어도 내 몸에 맞지 않는 음식을 지속적으로 섭취하게 되면 나와 맞지 않는 성분이 쌓이고 쌓여 문제를 일으킨다.
내 경우엔 어느 날 생긴 피부 발진(알레르기)이 거의 1달을 갔고 내내 약을 먹었다. 급성 알레르기 검사엔 이상이 없었고 일반 병원에선 약과 주사 외 도움 되는 것이 없었다. 그때 스스로 찾아서 지연성 알레르기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되어 검사를 했었고 경계&위험으로 나왔던 것들이 먹고 난 후 버거웠던 음식이었다. 이후 지연성 알레르기 음식에 신경을 썼고 코로나 백신 2차 접종 때 부작용으로 발진이 있었던 것 외엔 없었다.
[ 총 222종 만성 음식물 과민 반응 검사(지연성 알레르기) 결과 ]
• Positive > 29 : 글루아딘(탄수화물류-글루텐), 계란 흰자, 우유, 옥수수, 밀, 호밀가루, 양우유, 쌀밥
• Borderline 24~29 : 카제인(우유 단백질-치즈, 버터), 염소우유, 보리
• Negative < 24 이지만 15 이상 : 크렌베리, 길쭉한 호박, 셀러리, 잠두(누에콩), 땅콩, 아마씨, 고둥, 대합조개 - 셀러리는 negative이긴 하나 수치가 좀 있는 식품으로 착즙으로 며칠 여러 차례 마시니까 알레르기 반응이 있어 조심해야 할 경계 수치를 좀 더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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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 뭐가 좋다더라며 주변에서 건강 생식이나 건강즙, 민간요법을 권할 경우가 있겠지만, 거절할 것!!!
수술하고 치료하며 약해진 몸 속 장기엔 생식이 독이 된다. 우리나라의 문화적 특성상 의사 선생님께서 먼저 주의 주실 수도 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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