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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ng Feb 02. 2018

아카데미 안내서 : '올더머니'부터 '쓰리빌보드'까지

지난 1월 23일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작이 공개됐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신작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은 가장 많은, 총 1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지난 7월 개봉한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 <덩케르크>와 여러 영화제에서 상을 휩쓸고 있는 <쓰리 빌보드>는 각각 8개 부분, 7개 부분 후보에 올라 그 뒤를 이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는 시각효과상 부분에서 후보에 오를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끝내 최종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아직 후보 선정이지만, 아카데미 시상식의 권위를 고려하면 노미네이트만으로도 거론된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오는 3월 4일 아카데미 시상식 전, 2~3월 국내 팬들을 찾을 5개의 영화를 소개한다.



영화 <올 더 머니>(리들리 스콧 감독/1일 개봉/남우주연상)


만 80세의 리들리 스콧 감독은 올해도 아카데미를 찾았다. 특히 이번 아카데미 후보로 거장보다는 신예 감독들이 많이 초청된 것을 고려하면, 리들리 스콧 감독의 작품은 그 존재만으로도 소중하다.

영화 <에어리언: 커버넌트>(2017.5)의 개봉 직후 촬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영화 <올 더 머니>는 석유 사업으로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된 '진 폴 게티'의 손자의 납치 사건을 다룬다. 세상의 모든 돈을 가졌지만 유괴된 손자의 몸값을 건네지 않는 '진 폴 게티'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욕망과 삶의 궁극적 가치에 대해 묻는다.

'진 폴 게티' 역을 맡은 배우 케빈 스페이시가 성 추문에 휘말리게 되면서, 리들리 스콧 감독은 배우 크리스토퍼 플러머를 섭외해 9일 만에 케빈 스페이시 분량을 재촬영했다. 인간의 괴물적 욕망을 보여준 '진 폴 게티' 역을 통해, 크리스토퍼 플러머는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22일 개봉 예정/감독상 등 13개 부문)


지난해 9월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신작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이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도 초청됐다. 감독상, 여우주연상, 남우주연상은 물론 각본, 촬영, 의상 등 총 13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이번 아카데미에서 최다 노미네이트로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항상 독특한 상상력을 시각화하는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이번 영화를 통해 인간과 괴생명체의 사랑을 판타지로 풀어낸다.

1960년대 미 항공우주국 연구센터의 비밀실험을 배경으로, 언어장애를 지닌 청소부와 온몸이 비늘로 덮인 괴생물 간의 초월적 사랑을 그린다. 앞서 골든글로브와 크릭티스 초이스에서 이미 극찬을 받은 <셰이프 오브 워터>는 이번 아카데미 영화제의 최고 기대작이자, 지난해 개봉한 영화 중 가장 수작으로 손꼽힌다.



영화 <더 포스트>(스티븐 스필버그 감독/28일 개봉 예정/작품상, 여우주연상)


작년 아카데미에 <스포트라이트>가 있었다면, 올해 아카데미에는 <더 포스트>가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메릴 스트립과 톰 행크스가 출연한 영화 <더 포스트>는 4명의 대통령이 은폐한 베트남 전쟁 비밀문서를 폭로하는 워싱턴 포스트 기자들의 실화를 다룬다.

작품상과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더 포스트>는 실화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선호하는 아카데미의 경향을 고려할 때, 수상 역시 기대된다. 특히 메릴 스트립은 이번 노미네이트를 통해 총 21회 오스카 후보에 오르며 종전 자신의 20회 기록을 경신했다.

메릴 스트립은 미국 최초로 대형 언론사 여성 사장에 오른 캐서린 그레이엄 역을 맡았으며, '펜타콘 페이퍼스 사건'을 통해 진정한 언론의 역할을 강변한다. 거장 감독과 연기파 배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사건만으로도 한껏 기대감을 끌어 올리는 <더 포스트>는 오는 28일 한국 팬들을 찾을 예정이다.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션 베이커 감독/3월 7일 개봉 예정/남우조연상)


영화 <탠저린>을 통해 국내 영화 팬에게 이름을 알린, 션 베이커 감독의 신작 <플로리다 프로젝트>도 이번 아카데미 후보에 올랐다. 미국의 젊은 거장으로 손꼽히는 션 베이커 감독은 앞서 포르노 여배우와 괴팍한 할머니의 우정을 다룬 영화 <스타렛>, 매춘부 트렌스젠더의 하루를 밀도 있게 다뤘던 영화 <탠저린>으로 주목받았다.

이번 <플로리다 프로젝트>에서는 퇴락한 공동주택에 사는 아들을 통해 주변인들의 삶을 다룬다. 특히 미국 플로리다의 '디즈니 월드'와 공동주택의 대비를 따뜻한 색감으로 보여주며, 가난한 자의 아픔과 동시에 아이들의 활기를 조화롭게 표현했다는 평이다.

'크리틱스 초이스'에서 최연소 아역상을 수상한 6살 꼬마 브루클린 프린스(무니 역)의 연기도 좋지만, 사고뭉치 아이들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어른 웰렘 대포(바비 역) 역시 좋은 연기를 펼쳤다.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올해의 영화' 1위에 뽑힌 <플로리다 프로젝트>. 연기 인생 34년 만에 오스카 후보에 오른 배우 윌렘 대포의 남우조연상 수상 여부가 주목된다.




영화 <쓰리 빌보드>(마틴 맥도나 감독/3월 15일 개봉 예정/작품상, 각본상, 여우주연상 등 주요 6개 부문 7개 노미네이트)


<셰이프 오브 워터>와 <덩케르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노미네이트 된 영화 <쓰리 빌보드>는 무능한 경찰 대신 자신의 딸을 죽인 살인범을 찾으려는 엄마의 사투를 그린다. 마을의 대형 광고판에 도발적인 세 줄의 광고를 적어 경찰의 무능과 자신의 절실함을 드러낸 밀드레드(프란시스 맥도맨드)는 자신을 지지하는 이웃 주민들과 함께 살인범을 찾는다.

이미 <파고>를 통해 1997년 아카데미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프란시스 맥도맨드가 주연을 맡아 절실한 모정을 연기했다는 평이다. 특히 아카데미의 전초전이라 불리는 골든글로브와 크리틱스 초이스에서 여우주연상 거머쥔 그녀이기에, 이번 아카데미에서 <더 포스트>의 메릴 스트립과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뛰어난 연출력을 보여준 마틴 맥도나는 작품상, 각본상 등에서 유력한 수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셰이프 오브 워터>와 더불어 <쓰리 빌보드>는 이번 아카데미를 찾은 여러 영화 중 가장 기대가 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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